소소하지만 오직 나만을 위한 행복,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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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의 여백을 아낀다. 여름날 아침에 습관이 된 목욕을 마치고 해 뜰 녘부터 정오까지 볕이 잘 드는 문간에 앉아서
소나무와 히코리나무, 옻나무에 둘러싸여 평온한 고독과 정적 속에서 사색에 잠기곤 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作 에세이 <월든> 中

미국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45년, 미국 메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 위치한 월든 호숫가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스스로 자급자족을 하는 삶을 시작했다. 물질주의와 권위주의가 팽배했던 시대에 대한 반항이자, 고독 속에서 자신의 뜻과 이상을 실천해 나가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요즘에 널리 쓰는 말로 표현하자면, 극도의 미니멀리스트였다. 지나친 물욕이 자신의 사유를 방해하고 영혼을 타락시킨다는 생각으로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며, 삶의 진리와 행복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독 속에서 고민하고 사유하였다. 마치 안빈낙도를 찾아 초야에 홀로 묻혀 살아갔다는 조선시대의 선비들 이야기처럼 말이다.

매년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이 되면, 저명한 경제학자나 마케터들이 앞으로 1년간의 경제/문화 트렌드에 대해 키워드를 내놓는다. 올 해는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 사람들은 거창한 거대 담론의 야망 찬 바람이나 욕구가 아니라, 소박하지만 자신을 기쁘게 하기엔 충분하면서 자신의 능력으로 실현 가능한 것들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에 유행했던 YOLO의 다운사이즈 버전이라 할까. YOLO 마저도 버겁고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더 이상 허세 가득한 거창함과 화려함을 쫓지 않고, 자기 자신이 품고있는 본연의 가치와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의 유행은 사람들을 한 사람의 철학자로 만들어간다. 겉면의 감각적인 느낌과 감상보다는 내면과 행간에서 비롯되는 성찰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누군가는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에서 간단한 깨달음을 얻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시집의 문장 한 구절에 깊은 감동을 느끼게 된다. 살면서 놓치고 있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진면목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족의 크기가 작다고 하여, 삶의 가치 마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당한 만족, 그리고 그에 대한 감사함이 당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마치 월든 호숫가의 오두막에서 의자에 기대 앉아, 자연과 사유를 탐닉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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