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의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스트라디바리 콰르텟 멤버들이 연주하는 악기들은 모두 현악기 연주자들에게는 동경과 열망의 대상으로 이름 높은 명기(名器)들이다. 리더인 제1바이올리니스트는 1715년에 제작된 스트라디바리 ‘아우레아(Aurea)’를, 첼리스트는 1717년산 스트라디바리 ‘수지아(Suggia)’를 연주한다. 그리고 제2바이올리니스트는 1767년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가 제작한 ‘하르트(Ex-Wannamaker Hart)’를 사용하며, 비올리스트의 악기는 17세기 벨기에 헨트 지역에서 악기 제작자로 명망이 높았던 헨드릭 빌렘((Hendrik Willem)이 1690년에 만든 악기다.
네 악기 모두 저마다 다른 히스토리와 개성을 가진 스타들이다. 드라마나 영화로 치자면, 상대의 이름에 기대지 않아도 스스로의 존재만으로 이미 돋보이는 주연급 배우들인 셈이다. 그러나 스트라디바리 콰르텟 멤버들은 분명히 알고 있다. 악기들이 이미 보유한 화려한 명성에만 기대어서는 단체명 안에 내포돼 있는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제가 연주하는 스트라디바리 ‘수지아’는 세계 최고의 첼로이고, 다른 석 대의 악기 모두 굉장한 악기들입니다. 각각 동일한 힘과 음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마다 폭넓은 특성들을 아우르고 있죠. 그런데 이 명기들 넉 대가 한 번에 모였을 때의 느낌은 또 전혀 다릅니다.”
단체의 창립 멤버로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있는 첼리스트 마야 베버는 지난 십 수 년의 과정을 통해 단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새로운 멤버가 필요한 경우에는 연주자들을 수소문하고 섭외하는 일에도 직접 나섰었어요. 팀으로 함께 연주할 동료들을 찾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었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선별기준은 바로 ‘조화’였습니다. 빼어난 실력을 갖춘 연주자 개개인의 역량이 어떻게 하나의 유기체처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가가 중요합니다. 최상의 하모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충돌이 생기기도 하죠. 그럴 때에는 한걸음 물러설 줄도 아는 덕목을 갖추어야 합니다. 다행히 현재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은 최고의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