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악기로 빚어내는 환상의 앙상블

색다른 즐거움 선사하는 Fun한 오페라 & 어쿠스틱 음악 낭독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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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싸움은 멈추고, 천천히 대화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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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디바리 콰르텟 & 피아니스트 허승연>

실내악, 그 중에서도 현악사중주는 관계적 본질이 매우 중요한 장르이다. 네 성부, 다시 말해 네 악기가 각자의 개성과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음악을 위해 서로서로 균형과 타협을 이루어야하기 때문이다. 다른 얼굴, 다른 성격을 가진 네 개의 악기가 동등하게 어우러지면서 빚어내는 조화로운 음악! 오는 4월 21일(토) 오후 7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2018 아람클래식 듀오 시리즈의 첫 주자로 나서는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은 현악사중주가 갖는 이러한 사회적 본질의 가치를 십 년이 넘는 시간 속에서 경험하고 실천해온 단체이다.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선보이는 최상의 하모니

스트라디바리 콰르텟

단체의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스트라디바리 콰르텟 멤버들이 연주하는 악기들은 모두 현악기 연주자들에게는 동경과 열망의 대상으로 이름 높은 명기(名器)들이다. 리더인 제1바이올리니스트는 1715년에 제작된 스트라디바리 ‘아우레아(Aurea)’를, 첼리스트는 1717년산 스트라디바리 ‘수지아(Suggia)’를 연주한다. 그리고 제2바이올리니스트는 1767년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가 제작한 ‘하르트(Ex-Wannamaker Hart)’를 사용하며, 비올리스트의 악기는 17세기 벨기에 헨트 지역에서 악기 제작자로 명망이 높았던 헨드릭 빌렘((Hendrik Willem)이 1690년에 만든 악기다.
네 악기 모두 저마다 다른 히스토리와 개성을 가진 스타들이다. 드라마나 영화로 치자면, 상대의 이름에 기대지 않아도 스스로의 존재만으로 이미 돋보이는 주연급 배우들인 셈이다. 그러나 스트라디바리 콰르텟 멤버들은 분명히 알고 있다. 악기들이 이미 보유한 화려한 명성에만 기대어서는 단체명 안에 내포돼 있는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제가 연주하는 스트라디바리 ‘수지아’는 세계 최고의 첼로이고, 다른 석 대의 악기 모두 굉장한 악기들입니다. 각각 동일한 힘과 음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마다 폭넓은 특성들을 아우르고 있죠. 그런데 이 명기들 넉 대가 한 번에 모였을 때의 느낌은 또 전혀 다릅니다.”

단체의 창립 멤버로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있는 첼리스트 마야 베버는 지난 십 수 년의 과정을 통해 단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새로운 멤버가 필요한 경우에는 연주자들을 수소문하고 섭외하는 일에도 직접 나섰었어요. 팀으로 함께 연주할 동료들을 찾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었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선별기준은 바로 ‘조화’였습니다. 빼어난 실력을 갖춘 연주자 개개인의 역량이 어떻게 하나의 유기체처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가가 중요합니다. 최상의 하모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충돌이 생기기도 하죠. 그럴 때에는 한걸음 물러설 줄도 아는 덕목을 갖추어야 합니다. 다행히 현재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은 최고의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의 악기, 조화의 시너지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실내악

1.바이올리니스트 왕 샤오밍   2.바이올리스트 세바스찬 보렌
3.첼리스트 마야 웨버   4.비올리스트 레흐 안토니오 우진스키

단체 스스로가 자부하는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의 멤버 구성은 이 단체의 악기 구성만큼이나 흥미롭고 독특하다. 제1바이올리니스트 왕 샤오밍은 중국 출신으로 탁구와 요리를 좋아하며, 제2바이올리니스트 세바스찬 보렌은 스위스 취리히 음악원 출신으로 패션에 관심이 많다. 비올리스트 레흐 안토니오 우진스키는 폴란드 태생으로 바이올린 실력도 인정받은 연주자이며, 첼리스트 마야 웨버는 창단 멤버이자 유일한 여성 멤버로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이렇듯 이들은 태어난 곳도 배경도 성향도 모두 다르지만, 오히려 그 다른 점들이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으로 하여금 생산적이고도 창조적인 앙상블을 이루도록 이끈다. 악기 간 개성을 서로 북돋우면서 끊임없이 대화하며 공동의 가치를 향해 나아갈 때의 행복을 그들은 확신하고 있다. 마야 웨버는 이렇게 털어놓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은 배경, 문화, 언어를 초월하면서 사람을 이어주는 그 순수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말이나 글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음악은 음악으로 표현해 내죠. 나와 나의 동료들, 각각의 악기들, 그리고 관객들 사이의 모든 소통과 대화에 열정을 다 쏟아 냅니다.”

여러 차례의 내한을 통해 이미 상당수의 고정팬을 갖고 있는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이 이번 방문에서 선보일 음악은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d단조, 슈만의 현악 사중주 F장조, 드보르작의 피아노 오중주 A장조 등 총 세 작품이다. 이 중에서 슈만의 현악 사중주 F장조는 최근 이들이 소니 뮤직을 통해 발표한 음반에도 들어 있는 작품으로, 이들의 슈만 앨범은 스위스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이번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인 드보르작의 피아노 오중주는 현재 스위스 취리히 음대 부총장으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과 연주를 병행 중인 피아니스트 허승연이 합류할 예정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드보르작 특유의 서정성과 민족적인 색채가 피아노와 네 대의 현악기 각각의 개성을 통해 매우 생동감 있게 발휘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여러 명의 음악가들이 함께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만들어가는 시너지에서 탄생하는 실내악이 가장 아름다운 형태의 음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비올리스트 우진스키의 말처럼 저마다의 다른 특성과 배경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생생히 드러내면서도 공통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 스트라디바리 콰르텟. 꿈의 악기들과 함께 그들이 빚어내는 앙상블의 조화로운 대화는 그 사이 얼마나 더 깊어졌을까? 봄의 향기 가득한 4월에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이 선사할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글. 양인용(KBS 1FM 작가)

스트라디바리 콰르텟 & 피아니스트 허승연

일 시  4.21(토) 7:00pm

장 소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 홀)

입장료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대 상  초등학생 이상

문 의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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