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훈, 그가 보내온 두 번째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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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
송영훈의 러브레터 season 2 – 소울 메이트

고양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가 오는 4월 26일(목) 시즌 2를 시작한다. 전년도에 이어 국내 최정상 음악가들의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줄 올해 마티네콘서트 타이틀은 ‘송영훈의 러브레터 Season 2’로 결정되었다. 그렇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첼리스트 송영훈을 콘서트 호스트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래식이라는, 다루기 까다로운 장르를 가장 편안하면서도 확실하게 안내하는 재능이 있는 그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올해에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예정된 ‘송영훈의 러브레터 Season 2’의 첫 공연의 주제는 ‘소울 메이트’로 두 명의 성악가가 초대를 받았다. 이번 콘서트에 초대된 소프라노 김순영과 베이스 손태진은 공교롭게도(?) 성악의 가장 높은 음역과, 가장 낮은 음역을 담당하는 음악가들이다. 두 음악가는 어떻게 자신들이 소울 메이트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아래 연주될 음악이 그 답을 들려줄 것이다.

소프라노 김순영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꿈 속에 살고 싶어요
서정주 시, 김주원 작곡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성악가가 주로 다루게 되는 레퍼토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오페라 아리아, 나머지 하나는 가곡이다. 두 장르 다 노래하는 것이기에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기질적으로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은 전혀 다른 장르이다. 오페라 아리아는 외향형 인간, 가곡은 내향형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무대에서 듣는 두 장르는 다음과 같이 느껴진다. 오페라 아리아는 청중을 향한 방백에 가깝고, 나지막이 울리는 가곡은 성악가가 우리 마음에 속삭이는 독백에 가깝다. 소프라노가 김순영이 이번 공연에서 들려줄 곡은 그 대비를 확실히 보여준다.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에 음악을 붙인 여러 작곡가들 중 한명인 샤를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아리아인 ‘꿈 속에 살고 싶어요(Je Veux Vivre)’에서는 자유분방한 열정이 있고, 가곡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에는 마음 깊은 곳에 사무치는 감정이 있다. 이 대비를 마음에 새기고 음악을 감상해보자. 음악으로 서로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성악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베이스 손태진 

허림 시, 윤학준 작곡 <마중>
김동률 <오래된 노래>
뮤지컬 <레미제라블> ‘stars’

요즈음 성악가들의 활동은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절로 느끼게 한다. 성악가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김동률의 노래와 <레미제라블>같은 뮤지컬 넘버가 나오는 것을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인 걸까? 확실히 이제 클래식 음악가들이 고전만 연주하는 시절은 지나간 듯하다.

파격적인 장르 선택과 함께 느껴지는 또 다른 변화는 요즘 성악가들의 창법이 유연 해졌다는 점이다. 고전적인 창법으로 노래하는 것이 전통의 보존인지, 아니면 고루한 관습의 재현인지를 고민한 것일까. 요즘 성악가들은 전통 이전에 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듯, 고전의 충실한 재현 보다는 나 자신이 노래한다는 사실의 자각이 성악가들의 가능성을 더욱 넓히고 있다.

모든 영광을 테너가 가지고 가는 시대에 베이스 성악가의 목소리로 노래 듣는 다는 점은 개인적인 기쁨이다. 어디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소프라노에게 먼저 구애를 보내는 사람은 테너지만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바리톤이다. 하지만 그녀와 결혼하는 상대는 언제나 베이스다.’ 느리게 시작해 오래도록 마음을 울리는 저음의 목소리를 생각해보면 꽤 믿어 봄직한 이야기다.

첼리스트 송영훈

프랑크, 첼로 소나타 A장조 4악장
마스네, 타이스 명상곡

세자르 프랑크는 첼로 소나타를 작곡하지 않았다.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들어봤는데 첼로 소나타는 금시초문이네’ 라고 생각한 분이 계시다면, 당신의 의구심에는 이유가 있다고 전하고 싶다. 하지만 프랑크의 첼로 소나타는 분명 존재한다. 작곡하지 않았는데 존재하는 것이 가능이나 한 것일까 싶지만 프랑크의 첼로 소나타는 그 유명한 바이올린 소나타를 첼로용으로 편곡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편곡을 맡은 이가 작곡가 본인이 아닌 첼리스트였다는 것.

당대의 명 첼리스트였던 쥘 델사르는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듣고 작곡가에게 첼로로 편곡해도 되는지를 물었고 허가를 받아낸다.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이 이번에 우리가 감상하게 될 프랑크의 <첼로 소나타>인 것이다. 첼로의 음역과 테크닉을 다각도로 고려한 델사르의 편곡은 명곡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변주해낸다.

함께 연주하는 쥘 마스네의 오페라 <타이스>의 명상곡을 첼로 버전으로 편곡한 것 또한 쥘 델사르이니, 두 곡 모두 흥미로운 감상이 되어줄 것이다.

베이스 손태진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 오라 창문으로

소프라노 김순영, 베이스 손태진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저기서 우리 손을 잡아요
데이비드 포스터 <the prayer>

클래식 음악계의 수많은 천재들 중에서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이름은 특별하다. 자연스럽게 이치를 깨닫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천재라 한다면 모차르트는 이 정의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니 말이다. ‘오, 오라 창문으로(Deh, Vieni Alla Finestra)’에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장난 가득한 성격을 음악에서도 숨기지 않은 것이 그를 더욱 천재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은 좋은 멜로디를 마치 국수 가락처럼 뽑아내는 모차르트의 천재적 재능에서 출발했다.

이중창 ‘저기서 우리 손을 잡아요 (La Ci Darem La Mano)’는 베토벤, 쇼팽, 리스트 등 수많은 작곡가들이 이 곡의 멜로디를 바탕으로 변주곡을 만들 정도로 멜로디의 모범이자 이중창의 대표적인 예로 자리 잡은 곡이다.

모차르트가 음악 그 자체로 천재가 되었다면, 데이비드 포스터는 음악과 시장을 절묘한 감각으로 결합시킨 우리 시대의 천재다. 키보드 연주자로 시작해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 명성을 얻은 데이비드 포스터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악가로도 유명하다.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arth, Wind & Fire) 같은 밴드에서 연주, 편곡을 맡는 것과 안드레아 보첼리와 조쉬 그로반의 앨범을 제작하는 것은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의 일인 듯 보이지만 그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안드레아 보첼리와 셀린 디옹의 듀엣으로 유명해진 <The Prayer>를 들어보자. 크로스오버와 팝의 스타가 함께 노래하지만 결국 우리가 듣게 되는 것은 온전히 아름다운 한 곡의 노래이다. 데이비드 포스터에게는 이 모든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음악인 것이다.

2018 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
송영훈의 러브레터 Season2 – 소울 메이트

일 시  4.26(목) 11:00am

장 소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홀)

입장료  전석 2만원

대 상  초등학생 이상

문 의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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