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만나는 고양미술인 – 김원진, 박신혜

생각하는 힘, 표현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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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고양아티스트 365展

고양시에 거주하면서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에게 개인전을 지원하는 ‘고양아티스트 365’展. 2011년에 시작된 이 전시는 고양시 미술인의 창작 활동을 격려하면서 고양시민들이 지역 미술인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기획되었다. 5월부터 12월까지 총 열두 명의 고양시 미술작가들이 순차적으로 전시를 여는 가운데, 5월에 만날 고양아티스트는 김원진, 박신혜 작가다.

2018 고양아티스트365展 5월 작가 – 김원진

  기억과 기록에 대하여 

김원진_「The Chronicles of  Today(오늘의 연대기)」, Negative Casting, 가변크기, 2017

김원진 작가의 작품을 보면 그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보냈을 시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의 작품은 두꺼운 책의 단면들을 기다란 낚싯바늘로 낚아 올리듯 천정까지 쌓아 올리거나, 문고판을 모아 태우고 소실된 자리를 파라핀으로 복원하거나 혹은 색연필로 가로로 길게 선을 그어 채운 종이를 1㎜ 너비로 길게 잘라낸 후 이를 다시 붙이며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작업의 주요 재료는 매일 읽고 작성한 기록물과 이를 태운 재 그리고 책. 기록물을 해체하려는 습관적 행위를 통해 남게 되는 흔적들을 수집하고 집적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확장한다.

제 작업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망각되고 변이하는 기억에 관한 것입니다. 현재라는 순간은 끊임없이 과거가 달라붙어 중첩되고, 지나간 순간은 새로운 현재와의 만남을 통해 각기 다른 장면으로 다가온다는 생각이 작업의 주요한 주제가 돼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속에서 명확하게 기록되는 것 같이 느껴지는 기억들은 어느새 잊히며 변이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흐르는 순간들은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흐름과 무늬를 가진 결정체로써 다시 우리의 내면에서 견고하게 떠오르게 된다는 것을 작업을 통해 표현하고자 합니다.”

김원진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기억이 축적되고 변이되는 과정을 연상하게 해 전시장 안에 사유의 공간을 제시하고 싶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기억의 또 다른 형식으로써의 망각 혹은 부재가 무(nothingness)로의 회귀가 아닐 수 있음을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자신의 생각을 기억하고 남기기 위해 사용되는 기록물은 기억과 밀접한 관계를 맺습니다. 특히 책은 이를 쓴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공간이잖아요. 활자로 고정된 것만 같은 의미는 이를 쓴 저자에게도 늘 새롭게 해석되고, 읽는 사람들에게도 그 상황에 따라 새롭게 의미화 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겹겹이 쌓인 페이지로 이루어진 책이 가지고 있는 조형성 또한 기억을 지층에 비유하여 표현하는데 하나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거주하고 있으면서 그동안 고양시에서 전시할 기회가 없었던 김원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고양시민들에게 자신의 작업세계를 보여줄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이야기하며 작가로서의 바람을 전했다.

기억과 기록에 대한 주제 안에서, 저의 생각을 시각적인 언어로 풀어낸 작업들을 꾸준하고 밀도 있게 발전해나가 보는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더불어 앞으로 진행될 작업을 통해 작품세계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2018 고양아티스트365展 5월 작가 – 박신혜

  캔버스에 담은 동양화

박신혜_「밤 풍경」, Acrylic on canvas, 130.3×162.2cm, 2017

박신혜 작가는 회화 첫 작업부터 지금까지 캔버스에 아크릴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가 캔버스에 담고 있는 것은 서양화보다 동양화에 가깝다.

사군자(四君子)라는 오래된 상징을 새로운 가시(可視)성으로 표현하고자 한지가 아닌 매체를 찾았습니다. 작품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점과 더불어 작가 스스로 쌓아가는 경험과 방식으로 대상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캔버스에 아크릴을 선택했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작가는 남종화와 북종화가 융합한 산수화를 만들어낸 중국 명나라의 화가 당인(唐寅). 2014년 대만 고궁박물관의 특별전에서 실물 작품을 만나고 더욱 매료되었다고.

서양 작가로는 데이비드 호크니를 좋아해요. 언젠가 읽은 그의 인터뷰에서 화가가 할 수 있는 멋진 일 중의 하나가 공간을 발명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든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회화의 공간에 항상 매료된다는 그처럼 저도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고 싶습니다.”

박신혜 작가는 작품의 영감을 주로 문학에서 찾는다. 책은 시각화의 한계가 없어 한없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작가 각각의 세계관을 통해 국적, 나이, 성별, 공간 등을 뛰어넘어 다양한 계층과 역할, 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체험하며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

작품 안에 동시대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대상을 담고자 했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고양시민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고 만들어 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지속적이고 성실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열정적인 작가로 기억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글. 김도란(객원기자)

2018 고양아티스트 365

기 간  5.3(목)~5.13(일) 김원진展 / 5.17(목)~5.27(일) 박신혜展

시 간  화~일 10:00am~6:00pm / 월요일 휴관

장    소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 제3전시실

입장료  무료

대 상  초등학생 이상

문 의  (031)960-0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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