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다. 슬슬 다가올 여름 휴가를 생각하며 여행이나 떠나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시기이다. 항공권을 검색하고, 눈여겨 보았던 여행지들의 후기와 사진을 보며 즐거운 상상에 빠져든다. 눈을 감고 여행지를 누비고 있는 스스로를 떠올리니, 여름 휴가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다. 지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생각 뿐. 하지만 상상도 잠시, 이내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지금 맡겨진 일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여름휴가는 생각도 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는 쓴 좌절감이 담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넘기고 다시금 일에 집중한다.

매일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날의 연속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일과 주변 사람들에게서 잠시나마 멀어져 숨통을 틔우고 싶은 이유가 크다. 하늘을 뒤엎은 미세먼지처럼 꽉 낀 내 안의 짜증에 지쳐버린 탓일까.

올해 여행은 새로운 풍경과 경험을 통해 일상에 침전되어버린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끌어내는 여행이 되기를 꿈꾼다. 일상에서 잠깐의 탈출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나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삶을 더욱 즐겁고 풍요롭게 만드는 계기로서의 여행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평소라면 도전하지 못했을 것들을 주저없이 경험하고, 현지인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문화에 빠져들어 보는 것이다. 이후의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여행을 통해 얻은 동기부여로 일상을 새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올해 여행의 목적을 다시금 새겨본다. 항공권 검색의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