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년의 중간 지점에서 다시 힘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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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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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4일
42018년 5월 24일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The future depends on what we do in the present.


마하트마 간디

U2 <Walk on>

문득, 체력장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던 생각이 났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운동장은 꽤 넓었고, 오래달리기로 체력 검정을 하기 위해서는 좌우 넓이가 대략 700미터쯤 되는 운동장을 왕복으로 돌아 뛰어야 했다. 항상 이 오래달리기를 할 때는 초반엔 기세 좋게 뛰어나가도 이내 중간 반환 지점을 돌기 시작하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지쳐버리기 마련이었다. 무심코 달력을 보니 벌써 6월이 다가오고 있었다. 요새 부쩍 힘이 빠지고 지친 느낌이 들었던 것도, 1년 중 반환점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이제라도 잠시 숨을 고르며 정신을 가다듬고 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제는 현명하게 페이스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다는 것은 분명 오래 달리기랑 비슷한 것이니까.

휴일을 맞아 완벽한 휴식을 취하면서, 올해 초 세운 계획이 무엇이었고 또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껏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체크해보기로 했다. 아직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여름의 날씨를 느끼며 동네 작은 카페로 들어섰다. 조용히 구석에 앉아 다이어리에 이리저리 펜을 굴려가며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았다. 대학시절 배웠던 회계 과목의 대차대조표 정리를 하던 것처럼 지난 6개월을 돌아보니, 연초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제법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이대로라면 충분히 올 한해는 잘 살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주인이 잠시간 말이 없다가 한마디 툭 내뱉았다.

“점검도 필요하고 확인도 필요하지만 꾸준히 가기 위해서는 말이죠. 제일 중요한 건 현재 자기가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지에 대해 확인하는 일 같아요” 라고.

아뿔사, 계획을 돌이켜보는 내 삶의 방향조차 마치 회사 일처럼 정리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계획과 조건들을 달성했는지에 대한 체크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느냐였는데 말이다. 마치 오래달리기 중에 자신의 심박수나 숨을 생각하지는 않고 그저 기록만을 생각하면서 뛰었던 내 모습처럼, 잘못된 생각으로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 제일 중요한 질문은 단 하나였다. ‘무엇을 하면 올해의 남은 날들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6월이 온다. 삶의 트랙 위에 선 우리, 다시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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