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콰지모도를 가장 많이 연기한 배우
가늠할 수 없는 깊이 – 윤.형.렬
‘꼽추, 애꾸, 절름발이, 불행을 짊어진 종지기’ 콰지모도는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모두가 이기적인 이유로 에스메랄다를 소유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때, 콰지모도는 오직 에스메랄다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비록 콰지모도의 헌신적인 사랑은 에스메랄다의 죽음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지만, 오래도록 관객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추한 외모와 아름다운 영혼의 콰지모도는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배우들이 맡아 열연을 펼쳤고, 아름답지만 슬픔을 담은 목소리는 콰지모도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 초연을 앞둔 2007년, 관객과 관계자의 초미의 관심사는 ‘과연 한국에서 콰지모도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까’였다. 그만큼 콰지모도의 목소리가 특별했던 탓이다. 모두의 관심 속에 한국의 첫 번째 콰지모도로 낙점된 배우가 바로 윤형렬이다. 당시 윤형렬은 4차에 걸친 까다로운 오디션 끝에 완벽한 콰지모도의 목소리로 인정받았지만, 뮤지컬 무대에는 한 번도 서 본 적 없는 신인이었다. 그러나 윤형렬은 허리 디스크를 앓을 정도로 역할에 몰입하며 신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성실함과 열정으로 무대를 채웠다. 또 기대했던 대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콰지모도의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매력적인 목소리에 더해진 진심과 열심은 그를 콰지모도로, 그리고 뮤지컬 배우로 관객들에게 각인시켰다. 혜성같이 등장했던 신인은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로서 경험치를 쌓았고, 한국에서 가장 많이 콰지모도를 연기한 배우가 되었다. 이제 데뷔 10년 차 뮤지컬 배우 윤형렬은 그 경험치를 바탕으로 이제는 그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는, 독보적인 콰지모도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