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내 삶을 변화시킨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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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간다 시민 워크숍 :
소리와 움직임의 이야기

너무도 무더웠던 2018년의 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는 방법이 에어컨과 피서만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이열치열의 하나일까?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무더위의 한가운데를 연습실에서 보낸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양문화재단이 고양아람누리 상주단체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와 함께 개최한 「2018 간다 시민 워크숍 : 소리와 움직임의 이야기」 참가자들이다. 「2018 간다 시민 워크숍 : 소리와 움직임의 이야기」는 경기문화재단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 지원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된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전체를 기획・운영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양경원 배우와 시민 참가자 나현아 씨를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공연이 끝난 어느 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보았다.

양경원 배우(좌)와 시민 참가자 나현아 씨(우). 양경원은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단원으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이고 싶은 배우’이자 ‘사람을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이다. 나현아는 공연예술과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으며, 뮤지컬을 사랑하는 학생이다.

누리 : 공연 끝나고 피곤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날 양경원 배우는 <신인류의 백분토론>에 전진기 역으로 출연했다) 먼저 나현아 씨에게 질문 드릴게요. 이번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워크숍 프로젝트를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현아 : 제가 대학생이라 이번 방학 중에 학교 외부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보다가,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트위터에서 우연히 보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마감 이틀 전에 확인해서 부랴부랴 급하게 신청했어요.

누리 : 지원할 때 어떤 기대를 품으셨나요?

현아 : 모집공고 페이지에 지난해 워크숍의 활동사진과 설명들이 있었어요. 연극 <올모스트 메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냈다고 해서, 이번에도 하나의 극을 만들겠구나, 생각하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누리 : 하지만 올해는 작년처럼 하나의 극으로 완성된 형태의 워크숍은 아니었죠?

현아 : 네, 저희가 2주 동안 각 팀별로 4번의 워크숍을 하고, 8월 12일(일)에 발표회를 했는데요, 기간만 고려한다면 이번처럼 5~6분짜리로 완성하는 게 현실적으로는 더 맞다고 생각해요. 짧은 기간에 하나의 극을 만드는 건 무리가 있었을 것 같아요. 참가자 전원이 매일매일 함께 만날 수 없다면 말이죠.

연기1팀(최은하, 한동화, 김나은)의 코메디아 델라르테 <피크닉 바구니> 中

누리 : 모든 문제는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이번 워크숍 프로그램 전체를 기획하고, 발표회의 연출까지 맡았던 양경원 배우님께 이번 워크숍의 취지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경원 : 처음 ‘소리와 움직임의 이야기’라는 슬로건을 제안했을 때는 이런 그림을 그렸던 건 아니었어요. 사실은 2주 동안의 워크숍 기간이라면 충분히 한 편의 작품도 만들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오리엔테이션 때 이야기를 나눠 보니,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부족한 거예요. 회사도 가야 되고, 알바도 해야 되고, 모임도 있고. 가능한 시간을 맞춰 보니 전체가 참여해 연습할 수 있는 날이 겨우 두 세 번 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차선으로 택한 것이 춤, 노래, 연기 파트 중 원하는 분야를 파악해서 1지망 참가자들끼리 4번씩은 만나도록 하고, 파트별 공연을 전제로 하여 각 팀별로 멘토 배우를 정하게 됐죠.

누리 : 처음 계획과 많이 바뀐 면이 있는데,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한가요?

경원 : 결과적으로는 애초에 제가 생각했던 방식보다 더 나았던 것 같아요. 전체 워크숍을 위해 쏟을 수 있는 에너지가 100이라고 봤을 때, 5팀이라면 각 팀에게 20이라는 에너지밖에 드리기가 어렵죠. 하지만, 팀별로 멘토 배우가 있으면 그 배우가 오롯이 100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 가능하죠. 저는 워크숍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각각의 멘토 배우를 만나는 것이 참가자들에게는 전달될 수 있는 내용 면에서 훨씬 크다고 봅니다.

노래팀(전은주, 지현우)의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中 

누리 : 이번에는 워크숍 발표회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현아 씨는 움직임 팀이었죠?

현아 : 저희 팀이 작업하면서 접근한 키워드는 ‘악플’이었어요. 일상생활에서는 보통사람, 정상적인 사람이지만 컴퓨터만 켜면 악플을 쏟아내는 악한 사람이 되는 걸 한번 탐구해보기로 했죠. 뒷머리에 가면을 쓰는 등 가면을 활용하려고 생각하다가, 결국에는 나와 자아, 내면의 나를 보여주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저는 ‘자아’를 연기했고, 함께 참여한 김은하 언니가 ‘나’ 역할을 했어요.

누리 : 6분 정도 구성이었는데, 맨 처음 태아 상태에서 시작됐던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현아 : 네. 마치 태아가 물속에 있는 것처럼 웅크린 채로요. 정체성이 생기기 시작하는 유년시절부터 제가 등장해요. 그때부터 자아가 나오기 시작하는 거죠. ‘나’와 자아가 같이 장난도 치고 놀다가, 학교 들어가는 시기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으로 표현했어요. 고등학교 시절부터는 자아에 쉽게 반응을 하지 않아서, 자아가 격하게 자극을 주어야만 ‘나’가 반응을 하는 거예요. 사회생활 하는 시기로 이어지면서 ‘나’와 자아가 같이 뛰는 장면이 나와요. 자아는 ‘나’를 따라오지 못하고 뒤처지는데, ‘나’는 뒤처지는 자아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나중에 생각이 나는 거예요. 무언가 있었는데, 하는 허전한 감정이 드는 거죠. 그때부터 ‘나’가 다시 자아를 찾아 나서고, 결국 둘이 다시 만나 끌어안는 장면을 움직임으로 만들었습니다.

움직임팀(김은하, 나현아)의 <무제> 

누리 : 마지막 끌어안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올해 특히 무더운 여름인데, 이번 워크숍을 위해 2주간의 시간을 보내셨죠. 그동안 개인 삶에 조금이라도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현아 : 저는 학교에서도 연극을 전공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물론 많지만, 이렇게 실제 배우들과 함께 무언가를 해볼 기회는 많지 않잖아요. 이번 워크숍 덕분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저희는 두 명이 무대를 만들었는데, 제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법도 많이 알려주셔서 그런 점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누리 : 다음에 워크숍을 한다면, 꼭 보완했으면 좋겠다, 하는 점이 있을까요?

경원 :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워크숍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는 없겠지만, 공연예술에 막연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일반 시민들에게도 노출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연습실에서의 발표에만 그치지 않고, 기간을 잘 맞춰서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본격적으로 극장에서 저희만의 무대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특히 고양아람누리의 새라새극장은 무대와 객석의 변형이 쉬운 가변형이니까 다양한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을 투입해야 하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현아 : 저는 시간적인 부분이 아쉬웠어요. 연극이나 뮤지컬은 대본이 있고 이미 레퍼런스가 있는데, 저희는 움직임 팀이다 보니 창작도 해야 했거든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나중에는 워크숍 횟수를 좀 줄더라도 기간을 늘려서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기2팀(정새힘, 오인선, 안미주)의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中 

누리 : 만약 내년에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워크숍이 진행된다면, 그래서 이 워크숍을 참가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현아 : 처음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 보니 무언가 거창한 일들이 벌어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시민 참여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니까 마음 편히 신청하시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올해 워크숍에는 중학생부터 어머니뻘의 선생님까지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고, 다 잘 지냈어요. 특히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배우 분들께서 허물없이 대해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기회가 되면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경원 : 어떤 새로운 것을 결심하고 실천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가게 되는 힘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망설임이 물론 있겠지만, 고민하시기에 앞서 일단 부딪혀 보셨으면 합니다.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누리 : 늦은 밤까지 함께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2018 간다 시민 워크숍 : 소리와 움직임의 이야기」에 참여한 시민들과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배우들 

7월 30일(월) 어색한 첫 모임 후, 약 2주간의 소리와 움직임에 관한 연습.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주라는 시간은 가족과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해 펼친 8월 12일(일) 시민 참가자들의 발표회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2018 간다 시민 워크숍 : 소리와 움직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몸과 우리의 목소리에 대한, 공연예술에 대한 시민 참가자들의 생각이 조금이나마 달라졌기를 바란다. 또한 시민 참가자 개개인의 삶에도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기를 바란다.

 

글. 김창훈(고양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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