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연결고리, 이것은 우리들의 문화

즐거운 상상력으로 비튼 기발한 평강공주 이야기
2018년 11월 12일
2018 문화가 있는 날
2018년 11월 12일
62018년 11월 12일
당신들은 나를 몽상가라고 부르겠지만, 난 나 혼자만이 아니에요.
당신도 우리와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계는 하나가 될 거에요.


존 레논, 영국의 록그룹 비틀즈(The Beatles) 출신의 가수

퀸 「Show must go on」

언젠가 서울에서 모 카드사가 개최했던 록 페스티벌에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 내한한 적이 있다. 그 공연을 보기 위해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을 찾았었다. 나와 같이 중고등학생 시절을 록 음악에 심취하여 살았을 또래의 30대 아저씨들만 모여 있을 줄 알았던 그곳에서 의외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단순히 가족 단위의 나들이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들은 록 스피릿에 대한 경의를 담아 그에 걸맞은 복장까지 갖추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 날 출연한 뮤지션들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있었다.

부모들의 나이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자식들의 나이는 20대 초중반으로 보였다. 어린 시절 시끄러운 외국 음악을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듣는다”며 타박을 받았던 나의 경우와 비교해보니, 뮤지션에 대해 부모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녀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문화의 유행은 특정 세대의 호응에 기반하지만, 문화의 지속은 세대를 관통하여 공유되는 경험과 담론의 축적에 기반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록 음악 씬의 오랜 캐치 프레이즈인 “록은 죽지 않아!”(Rock will never die!)라는 말이 실감났다.

지난 주말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 퀸(Queen)의 성공기를 담은 음악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영화를 보기 위해 자리에 앉기 전, 호기심과 기대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상영관을 한번 훑어보았다. 어떤 세대의 어떤 사람들이 나와 같이 영화를 보게 되었나, 하는 궁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관객층이 꽤 다양했다. 나와 같은 30대의 남녀가 대다수였지만, 10대의 소년, 소녀들 무리도 있었고, 50대의 노년 부부 관객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각자 제각기 다른 시기와 공간, 다양한 계기를 통해 퀸(Queen)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음악에 대한 애정 하나로 같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동일한 경험을 함께 하고 있음에, 꽤나 낭만적인 느낌이 들었다.

요즘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류스타인 ‘방탄소년단’에 대한 다큐를 보던 중에 흥미로운 장면을 보았다. 이스라엘의 유대인 아주머니와, 팔레스타인인 여자아이가 베를린의 공연장에서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며 서로 하나 되어 팬심을 자랑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과거의 앙금이 무엇이었든 간에,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관계가 어찌되었든 간에, 결국 그 사람들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즐거운 가치가 있다면 아무리 골이 깊은 갈등도 극복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못 문화와 예술의 힘이란 대단한 것임을 느끼게 했다. 함께 좋아하고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과 아티스트가 있다면, 세상 사람들은 세대도, 국경도, 직업도, 계층도 초월하여 하나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글. 김승훈(TA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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