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하반기 고양시가 주목한 작가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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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6일
2018 하반기 고양시가 주목한 작가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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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고양아티스트 365展

고양시에 거주하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에게 개인전을 지원하는 ‘고양아티스트 365’展. 2011년에 시작된 이 전시는 고양시 미술인의 창작 활동을 격려하면서 고양시민들이 지역 미술인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올해도 역시 열 두 명의 작가들이 릴레이로 전시를 이어왔다. 9월부터 12월까지, 올해 하반기 고양이 주목했던 작가들을 차례로 만나본다.

도시에서의 삶, 그것의 이미지와 에너지

작가 혜자

혜자_ 「Museum park」, oil on canvas, 161×131cm, 2015

혜자 작가는 화폭에 도시를 담는다.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이미지를 수집하고 변형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쳐 드로잉이나 페인팅으로 옮기는 그는, 도시를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에너지를 갖고 인간을 둘러싸는 또 다른 생명체로 인지하고 있다.

일상적인 시간에 주변을 산책하며 수집된 이미지를 콜라주하고, 상이한 공간과 시간을 몽타주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정해놓은 규범이나 제약은 없어요. 분할되었다가 재구성되고, 파편화와 집합 사이를 오가는 도시의 변화 양상을 포착해서 각각의 것들을 하나로 다시 맥락화 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사유하는 방식을 시각화한 것이죠.”

당연히 그의 작품에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도시, 그 중에서도 아케이드, 광장, 중앙역과 같이 사람들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번화가다. 그곳들은 자본주의 체제 아래 형성된 도시의 상징적 공간이면서 현대인들에게는 어찌 보면 자연보다 친밀해진 일상의 풍경이다.

번화가는 항상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고 사라지는 스펙터클한 현장이기 때문에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며 현대사회를 관찰하는 통로가 되어줍니다. 그러한 도시 공간을 탐험하다보면 과거의 생명이 탄생하면서 겪게 되는 고통과 환희의 시공간이 현재와 연결되는 새로운 삶의 감각, 에너지가 전해지는 듯해요.”

고양시에서 15년 넘게 살고 있는 혜자 작가는 고양시에 애정이 깊다. 호수공원과 여러 광장을 좋아하지만 특히 웨스트 돔 같은 멀티플렉스 아케이드 공간 돌아다니는 것을 즐긴다. 그런 곳을 다니다 보면 사람들의 욕망이 무엇을 향해 움직이는지 관찰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고양시에서 오랫동안 작가로 살면서 고양시에서 주최하는 전시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제 작업을 보여줄 좋은 기회를 얻게 돼서 기쁘고, 계속 다른 좋은 전시에서도 뵐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당신이 걷는 길, 그곳의 우주

  작가 최윤지

최윤지_ 「BODO-Mandalaopen space-미관광장」, multi media, 193×270cm, 2016

최윤지 작가의 작품은 ‘BODO-Mandala’ 시리즈라는 큰 줄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리즈는 일상 풍경 속에서 자연의 순환, 변화, 경계와 범주화, 단절과 반복 등의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 장면을 만다라와 같이 바라보는 작업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티벳 불교 미술의 대표적인 형태인 만다라는 중심, 본질이라는 뜻의 어근 만다(Manda)’와 소유, 성취라는 뜻의 접미사 (la)’로 이루어진 말로, ‘중심 또는 본질을 얻는다는 합성어입니다. (), 도량(度量), 원륜구족으로 번역되기도 하며, 우주의 본질 또는 생명의 진수가 가득한 원형의 바퀴를 뜻하기도 합니다. 시리즈 전체를 통괄하는 ‘BODO-Mandala’라는 명칭은 저의 시각을 담은 표현으로, 삶의 어디에도 존재하고 함께하며 우리가 포함되어 있는 이 일상의 장면이 본질적 요소들을 담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어요.”

익숙한 일상 속에 묻혀 습관적으로 지나치게 되는 ‘거리들’을 그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작가는 여러 거리에서 1년 주기로 변화하는 가로수의 모습, 어느 날 갑자기 베어져 사라진 나무 자리에 남아있는 가로수분경계석, 닳고 부서져 가는 보도블록, 각종 정보를 담고 있는 기호들, 도로의 편리함과 규칙, 그리고 그 위를 매일같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이야기들을 관찰한다.

언제까지라도 견고할 것 같은 도시의 모습처럼 건축 재료들로 작업하며 실제 장소에 근간하지만, 저 개인의 해석에 따라 생략과 변형을 거쳐 전체 이미지를 구성해요. 또 평소에 그 풍경에 포함되어 있어 보기 어려웠던 도식적 이미지를 들어 보여주고자 벽에 설치할 수 있는 부조형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반복적으로 블록을 만들고 배열하고 고정하는 방식의 작업은 마치 수행의 과정과 비슷해요. 이 반복적인 행위는 스스로에 대한 몰입을 이루어 저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매일 되풀이되는 일들의 주기적인 반복으로 채워지는 우리의 일상성이 이 행위의 반복과 시각적 패턴의 반복에 담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렸을 때부터 일산에서 살아왔기에 최윤지 작가의 많은 작품이 일산의 어떤 공간들을 다루고 있다. 이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사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는 그는 전시에 방문한 관람객들과 작품의 각 공간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뻤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작품의 소재가 바뀔 수도 있겠고 양식이 변화할 수도 있을 테지만, 10년 후에도 꾸준히 왕성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상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글. 김도란(객원기자)

2018 고양아티스트 365

기 간  09.06(목)~09.16(일) – 혜자展 / 10.04(목)~10.14(일) – 최윤지展

시 간  화~일 10:00am~6:00pm / 월요일 휴관

장 소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 제3전시실

관람료  무료

대 상  초등학생 이상

문 의  (031)960-0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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