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나를 토닥이는 따뜻한 그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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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양희은 전국투어 콘서트 ‘뜻밖의 선물’

우리는 ‘세대를 아우른다’는 말을 종종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표현이 적합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양희은이야말로 이런 수식어를 자신 있게 붙일 수 있는 그런 가수가 아닐까. 온 국민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그 따뜻한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선물 같은 기회가 고양에 찾아온다.

한국 포크 음악의 대모, 양희은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힘 있는 그의 목소리는 누구든지 한 번에 알아듣는다. 라디오 DJ로, TV 다큐멘터리의 성우로,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다 보니 그의 직업이 ‘방송인’인 줄 아는 젊은 세대도 간혹 있다고는 하지만, 양희은은 한국 포크 음악계의 대모와 같은 존재다.

양희은은 1971년 김민기의 곡들로 만들어진 첫 앨범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 앨범의 대표곡인 「아침이슬」은 당시의 대한민국의 억압된 정치 상황을 은유하는 듯한 가사로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양희은에게 한국 포크 음악계 대표가수로서의 입지를 만들어주었다. 1975년 「아침이슬」은 다른 곡들과 함께 방송 금지곡으로 지정되고 제5공화국 시절까지 금지곡으로 남아 있었지만, 민주화를 염원하는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시대의 노래로 널리, 오래 불려 왔다.

1982년에 난소암 진단을 받은 양희은은, 두 번에 걸친 수술을 받고 투병하며 힘들게 보낸 고비가 있었으나, 1985년에 발표한 「한계령」으로 대중과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1987년 금지곡들이 모두 풀리면서부터는 뛰어난 뮤지션으로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첫 앨범과 데뷔 20주년 기념앨범은 모두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데뷔 48년 차 현재진행형 가수, 양희은

양희은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중후한 성량의 아주 특별한 음색이다. 모창가들 사이에서 누가 진짜 가수인지 맞추는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모창가를 찾을 수 없어 매우 힘들었다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그의 목소리는 귀를 통해 마음으로 들어온다. 마치 힘들고 지치고 외로운 우리들에게 ‘괜찮다, 괜찮다’라고 등을 토닥이는 것만 같다. 그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하듯 전하는 노랫말은 모두 시 같고, 일기 같고 편지 같다.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 그게 전부였거든.

– 1집 수록곡 봉우리가운데 –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양희은 1991수록곡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가운데 –

 

딸각딸각 아침 짓는 어머니의 분주함과
엉금엉금 냉수 찾는 그 아들의 게으름이
상큼하고 깨끗한 아침의 향기와
구수하게 밥 뜸 드는 냄새가 어우러진
가을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가을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

양희은 1991수록곡 가을아침가운데  –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뜻밖의 만남, 네 번째수록곡 엄마가 딸에게가운데 –

양희은 「엄마가 딸에게

양희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반려견과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백구」라는 노래를 들으며 그리움에 마음이 찡해지고, 이별을 경험한 후에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에 절절히 공감하게 된다. 또 「엄마가 딸에게」를 들은 세상의 모든 딸과 엄마들은 눈물을 흘리게 된다.

올해로 데뷔 48년 차지만, 양희은은 현재진행형 가수다. 2014년부터 ‘뜻밖의 만남’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후배 뮤지션들과의 ‘콜라보’(collaboration)를 이어가는 중이다.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윤종신을 시작으로, 이적, 정재일로 이어졌다. 이상순과 합작한 「산책」에선 브라질 음악을 했고, 김창기와 손잡은 「엄마가 딸에게」는 랩 버전도 만들었다. 김반장과 호흡을 맞춘 「요즘 어때? 위 러뷰 쏘」는 레게음악이었다. 가요계의 막내급인 악동뮤지션과의 작업도 화제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성시경과 함께한 곡을 발표했다.

가족이 함께하는 따뜻한 공연

양희은은 지난 가을부터 전국 투어 개념의 대형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데뷔곡인 ‘아침이슬’부터 ‘한계령’ ‘네 꿈을 펼쳐라’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내 나이 마흔 살에는’ 그리고 아이유가 리메이크해 다시 주목받은 ‘가을 아침’ 등의 곡들을 가깝게 들을 수 있다. ‘아침이슬’을 듣고 부르며 19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세대에겐 시대의 상징으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들은 세대에겐 공감으로, ‘엄마가 딸에게’를 듣는 젊은 세대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가는 무대다.

공연 관계자는 “양희은 공연에 오는 관객 중에는 유독 부모님 손을 꼭 잡고 오는 자녀들이 많다”며 “이는 양희은의 음악이 세대를 관통한다는 뜻이다. 느끼는 감상은 다르지만 관객들이 노래로 하나가 돼 울고 웃게 되는 그런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희은이 48년 동안 불러온 노래이자, 그녀의 현재를 함께 노래하는 공연 ‘뜻밖의 선물’은 한 해를 마친 우리에게 모두 참 수고했다고, 새로운 한 해도 잘 해보자고 위로하고 응원해주는 따뜻한 공연이 될 것이다.

 

글. 김도란(객원기자)

2019 양희은 전국투어 콘서트
뜻밖의 선물

일 시  2019.1.19.(토) 5:00pm

장 소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대 상  초등학생 이상

관람료  VIP석 12만1천원, R석 11만원, S석 8만8천원, A석 6만6천원

문 의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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