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의 멋과 민화(4) – 민화의 종류

우리문화의 멋과 민화(3) – 민화의 개념과 특징
2015년 8월 4일
고양아티스트 365展 – 김은희&김재덕 작가
2015년 8월 31일

(지난호에 알아본 민화의 개념과 특징에 이어,

이번호에는 역시 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장님으로부터

민화의 종류를 알아봅니다)  

사본 -화조-2-084 화조도

 

  생활 속에 살아있던 그림, 

민화의 종류, 어떤 것이 있나~?

  윤 열 수 (가회민화박물관장)

  

  꽃과 새를 중심으로 동물, 바위, 물이 함께 어우러지게 표현 – 화조도(花鳥圖)

전통 민화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그림이 화조도입니다. 꽃과 새를 중심으로 동물, 바위, 물이 함께 어우러지게 표현한 화조도는 우리네 산천을 함축시켜 놓은 꿈의 세계, 인간의 상상세계를 평면에 그려낸 그림입니다. 화조도가 가장 많은 것은 화조도의 화려함과 담고 있는 상징성이 인간이 태어나 자라서 출세하고 결혼하여 행복한 삶을 마친 후까지도 사용되는 쓰임새와 주변 환경이 합일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화조도의 일반적 구성은 겨울, 봄, 여름, 가을의 사계절 순으로 2폭씩 8폭 병풍이 가장 많이 있습니다. 겨울 상징으로는 소나무, 대나무, 동백, 매화 등에 겨울 철새가 등장하고, 봄은 진달래, 철쭉, 목련, 이화, 복숭아, 모란이 등장하며, 여름의 상징은 연꽃, 부들, 해당화, 옥잠화, 장미, 작약, 나리, 능소화, 패랭이, 치자이며, 가을의 상징으로는 단풍, 국화, 바위, 석류열매, 구절초, 갈대, 맨드라미 등이 그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꽃이라는 소재에 중점을 두고 그린 그림 – 화훼도(花卉圖)

화훼도는 꽃이라는 소재에 중점을 두고 그린 그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훼도는 돌과 수풀이 있는 땅 위에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계절의 꽃을 한 화면에 그린 것과 돌과 함께 그린 것, 병에 꽃을 꽂아 놓고 그린 것 등이 있습니다. 꽃을 중심으로 다른 소재와 함께 그린 것은 명칭을 달리하는데, 꽃과 새를 함께 그리면 화조도, 꽃과 나비를 함께 그리면 화접도, 곤충 등과 함께 그리면 초충도, 귀한 옛 그릇과 함께 꽃가지 따위를 그린 기명절지도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화훼도가 그려져 널리 애용되었으며 등장하는 꽃의 종류는 모란, 연꽃, 국화, 작약, 난초 등 40여 종에 이르고 있습니다.

 

  산수를 옮겨놓은 그림 – 산수화(山水畵)

산수화는 실경사진이 없었던 시절 사진처럼 아름다운 산과 흐르는 계곡물을 집안에 두고 감상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방안으로 산수를 옮겨놓은 그림입니다. 그러나 현장을 실제 답사해서 그린 그림이 아니고 유명 인사들의 그림을 모방하여 작가의 상상력을 첨가시킨 그림들이 민화 산수화입니다. 한국의 민화 속 산수화는 중국의 소상팔경에서 기본 형식이 나왔다고 할 만큼 소상팔경 구도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민화 표현들이 각 사물간의 상호비례가 무시되는 자연스런 구도를 쓰는데, 특히 산수화에서는 원근법을 완전 무시하고 그림의 주 대상물을 크게 그려 강조하였습니다. 산보다 사람이나 동물이 더 커지고, 하늘 위의 구름보다 소나무나 산이 더 커져서 구름이 소나무에 걸려있는 신비스런 현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화의 산수화에는 금강산, 관동팔경, 고산구곡, 화양구곡, 제주도 등 우리 산천을 소재로 다룬 것과 무이구곡, 소상팔경과 같이 중국 산수를 다룬 것도 있습니다. 병풍으로 꾸며서 객실이나 사랑방용으로 사용한 산수화 중에는 중국의 무이구곡이나 소상팔경을 그린 작품이 많은데, 전통적인 산수화기법인 수묵화 흉내를 낸 것도 있습니다. 산수화 가운데 민화적인 독특한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으로는 금강산도, 관동팔경도가 있습니다.

 

글자의 의미와 관계있는 고사의 내용 – 문자도(文字圖)

문자도는 글자의 의미와 관계있는 고사의 내용을 글자의 획 속에 그려 넣어서 서체를 구성한 그림입니다. 문자도는 충효와 삼강오륜의 교훈적 의미를 백성들에게 널리 알리거나, 길상적인 뜻을 지닌 글자를 통하여 바라는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의도에서 주로 병풍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8세기경부터 주로 사대부가의 생활 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 문자도는 점차 일반 민중들에게도 널리 파급되었습니다. 유교의 중요 덕목인 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義)·염(廉)·치(恥) 글자에 각각의 회화적 요소를 가미한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와 장수와 행복을 기원하는 수(壽)·복(福)자를 모두 다른 서체와 모양으로 구성해 한 화면에 모아 그림처럼 써놓은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가 주종을 이룹니다.

 

책가-1-001-4 책가도

책을 중심으로 한 문방사우(文房四友) – 책거리(책가도 冊架圖)

‘거리’는 구경거리라는 의미입니다. 책거리는 책을 중심으로 문방사우(文房四友)와 이에 관련된 물건들을 구경한다는 뜻입니다. 책이 있는 서재의 가구를 그렸다고 하여 책가도(책가도)라고도 합니다. 책거리는 남성의 생활공간이었던 사랑방의 기물을 주된 소재로 다루었는데, 책과 문방구 등을 그려 글과 서책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려 했던 선비들의 문인 취향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초기에는 수석(水石), 석인재(石印材), 고동기(古銅器) 등을 함께 그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문인과 상류층의 서가 분위기를 그림에 고스란히 반영했습니다. 후기로 내려옴에 따라 책과 관계없는 과일, 채소, 족두리, 어항, 빗자루 등 각종 물품이 등장하게 되는데, 선비의 문인 취향뿐만 아니라 당시의 전반적인 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장수상징물 그림  – 장생도(長生圖)

장생도는 중국 신선사상의 소재를 이용하여 한국 고대의 천신, 일월신, 산악신앙 같은 자연숭배의 신앙적 지반 위에서 자생한 민족회화이자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우리 선조들이 가장 즐겨하던 그림입니다. 장생도에 나타나는 장수상징물로는 해, 구름, 산 물, 학, 사슴, 거북, 소나무, 대나무, 불로초 같은 소재들로 이루어지며, 여기에 복숭아, 또는 영지 한 가지만을 선택하여 그리는 장생도도 있습니다. 그 중에는 복숭아나무와 학, 소나무와 학을 취한 송학도, 소나무와 사슴을 그린 것, 거북이와 사슴을 그린 것 등 그 소재 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그림이 불로장생하면서 이상적인 세계에서 살고자 하는 인간적 소망이 펼쳐지는 그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설화의 내용을 함축시켜 옮긴 그림 – 설화화(說話畵)

전승되어 오는 신화, 전설, 민담 등을 줄거리로 한 이야기들을 설화라고 하며 민화의 설화화는 설화의 내용을 함축시켜 화폭에 옮겨 놓은 그림을 이릅니다. 비교적 장편인 내용을 간단히 생략하여 중요한 부분만을 그린 경우가 많고 여섯 폭이나 여덟 폭의 병풍에 연속적으로 그렸습니다.

설화화는 특히 예술성이나 장식적인 성격보다는 줄거리의 표현에 중점을 두고 그렸으며 내용은 종교적인 성격을 띤 것이 비교적 많고 교훈적인 내용, 교육적인 내용, 충효를 나타내는 내용, 애정을 다룬 것들이며 설화 뿐 아니라 인물에 관한 고사, 소설 등의 내용도 그렸습니다. 유명 인물에 관한 고사를 토대로 하여 그린 고사인물도와 고사설화도, 주로 무속에서 추앙되던 속신들을 주인공으로 한 신선설화도, 구운몽, 춘향전, 삼국지 등과 같은 고사와 소설을 내용으로 간추려 표현한 소설 설화도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벽사-2-006 벽사도

잡귀나 악귀를 막기 위해 생겨난 그림 – 벽사도(辟邪圖)

벽사용 민화는 기복을 해치는 잡귀나 악귀를 막기 위해 생겨난 그림으로 길상화(吉祥畵)에 비해 종류나 수요가 국한되어 그 수 또한 적은 편이지만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그림이었습니다. 민화 중에는 민간신앙과 결합하여 주술적인 의미가 부여된 것들이 상당수 있는데, 세화(歲畵)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세화(歲畵)는 조선시대에 새해를 맞이하여 궁중은 물론이고 사대부들의 저택과 일반 서민의 집에 귀신을 쫓거나[축귀(逐鬼)] 복을 구하는[구복(求福)] 의미의 대표적인 벽사 그림으로 출입문 등에 걸어 사용하였습니다.

벽사 상징의 대표적인 민화로 호랑이와 용을 들 수 있으며, 이 외에도 해태도(獬豸圖) ․ 신구도(神狗圖) ․ 사신도(四神圖) ․ 사령도(四靈圖) ․ 천계도(天鷄圖) ․ 치우도(蚩尤圖) ․ 처용도(處容圖) ․ 종규도(鍾馗圖) 등이 대표적인 벽사용 민화로 꼽혔습니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매년 정초가 되면 해태 ․ 개 ․ 닭 ․ 호랑이를 그려 붙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해태는 화재를 막기 위해 부엌문, 개는 도둑을 지키기 위해 광문, 닭은 어둠을 밝히고 잡귀를 쫓기 위해 중문, 호랑이는 대문에서 각각 악귀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가진 벽사용 그림입니다. 때로는 네 가지 동물을 그려서 붙이기도 하고 목판으로 제작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벽사용 그림들이 대중적인 민속신앙의 한 방편으로 사용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150529우리문화의멋과민화전(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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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생활 속에 살아있던 그림,  자유로운 상상의 회화인 ‘민화’를 주제로 한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展

조선시대의 궁중 회화와 사대부의 그림을 토대로 일반 대중들이 자신들만의 예술 세계로 창조해 낸 민화는 한국적 미의식과 정체성을 대표하는 동시에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 미술의 정신과 맞닿아 있는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워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그린 그림인 민화는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면이 존재하지만 표현 형식이나 색채 간의 조화 등에 있어 시대를 앞선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지금의 현대미술에서나 보일 법한 자유로운 시점과 변형된 원근법, 비례감과 입체감의 무시 등이 상당히 전위적이기도 합니 다.

이번 전시는 민화에서 주로 그려졌던 소재인 꽃과 새, 동물, 산수, 인물, 문자와 책가 등 모두 여섯 섹션으로 나눠 구성돼 관객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전시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졌습니다.

150529우리문화의멋과민화전(36)

전시에서는 민화에 내재한 이미지와 색채의 주술성, 힘에 주목한 박생광, 민화가 가진 소재의 해학성과 표현의 자유로움을 추구한 김기창, 유양옥 등을 비롯해 문자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이응노, 남관, 류준화 등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또 십장생의 세계를 몽환적으로 그려낸 오승우, 민화 풍의 풍경 그림을 현대적으로 담아낸 이희중, 김선두, 서은애, 꽃과 새의 풍성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색채에 주목한 김근중의 작품도 선보입니다. 이와함께 플라스틱과 고철 등 새로운 소재로 민화의 해학을 유쾌한 조각으로 표현한 서희화, 민화의 상징성과 이야기 그림의 특징을 따라 지금 우리 사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홍지연, 책거리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이지숙, 임수식, 김지평 등의 작품이 등장합니다.

부대행사로는 전시 작품을 응용한 만들기, 그리기, 색칠하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나도 작가’ 프로그램과 ‘미니병풍 만들기’, ‘한지 컵받침 만들기’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150529우리문화의멋과민화전(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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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의 멋과 민화전

장 소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전시기간 2015년 5월 29일(금) ~ 9월 20일(일)
시 간 화~일요일 10:00am ~ 6:00pm
입장료 일반 5천원, 청소년 및 어린이 4천원, (20인 이상 단체 1천원 할인)
* 만 2세 이하 65세 이상, 국가보훈대상자 및 장애인 무료
문의·예매 031-960-0180 / 1577-7766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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