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칼 라르손의 세 가지 공간
칼 라르손은 수채화가 및 삽화가로 유명하지만 벽화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가구회사 이케아에게 영감을 준 ‘원조 DIY 가구 디자이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는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가구와 실내 장식, 주방용품 디자인을 유행시켰다. ‘헤이, 스웨덴’展에서는 칼 라르손의 수채화 3점에 그려진 그의 집 내부를 세계 최초로 공간화하여 관람객들이 그의 삶을 실제 경험해보고 느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첫 번째 작품 「아늑한 모퉁이」(Cosy Corner, 1894)는 라르손이 살던 집의 거실을 묘사한 작품인데, 아마도 거실이란 여유롭고 나른한 휴식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에 이런 이름이 지어진 듯하다. 바닥에는 라르손 가족의 일원인 강아지 카포가 배를 뻗고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고, 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운 듯 소파에는 담요가 자연스럽게 걸쳐져 있다. 고풍스러운 빈티지 가구에 모던한 액자 그림의 배치, 단순하면서도 공간에 생기를 주는 줄무늬 패턴의 패브릭이 인상적이다.
입체로 표현된 두 번째 수채화 작품 「부엌」(The kitchen, 1898)은 라르손의 집 주방을 묘사한 것으로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주방 스타일을 잘 담고 있다. 원목을 겹치는 기법으로 자연 톤의 순수한 목재를 사용하였으나 색상은 화려하고 생기 있다. 주방의 조리대는 엔티크 문양으로 장식되었으며, 조리기구는 자기부터 스테인리스까지 다양하다. 흩날리는 창문의 커튼과 식물 장식이 아름다운 가운데 두 자매가 공간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세 번째 작품 「작은 소녀들의 방」(Mamma’s and the small girls’ room, 1897)은 자녀들의 침실을 보여준다. 라르손 부부는 자녀를 8명이나 낳을 정도로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으며, 아이들 공간을 위한 장식품과 인테리어, 패브릭 제품들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지붕널로 만들어 초록색으로 칠한 아이들의 침대 또한 카린이 직접 디자인한 것이며, 소중한 아이들의 공간을 커튼을 활용해 타 공간으로부터 분리시켰다. 담백하고 모던한 가구 스타일과 아르누보식 덩굴손 문양의 벽면 패턴은 따뜻하면서도 안락한 공간을 연출한다.
칼 라르손의 작품에 그려진 그의 집 내부를 공간화하여 표현한 ‘헤이, 스웨덴’展 (사진 : 하경준)
2 Comments
너무 많은것을 배우고 가네요~~ 감동적입니다
웹진누리입니다. 고맙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자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