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라디오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애청자들이 가장 듣고 싶은 클래식 명곡 ‘베스트 텐’을 선정하는 앙케트였다. 전체 장르를 포괄하는 최종 순위를 봤다. 열 곡 가운데 협주곡이 다섯 곡이나 됐다. 협주곡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협주곡이 이렇게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협주곡은 솔리스트의 화려한 독주도 들을 수 있고, 웅장한 오케스트라도 들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협주곡에는 ‘짬짜면’ 같은 매력이 있는 것이다. 일거양득,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 더 들어가 보면 협주곡은 ‘경쟁’과 ‘협력’이라는 동전의 앞뒷면 같은 성격을 띤다. 요즘 말로 ‘단짠(단맛과 짠맛이 함께)’이다.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팽팽한 긴장을 보이기도 하고 서로 껴안는 것처럼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한번 맛보면 또 찾게 된다.
카를로 팔레스키가 지휘하는 고양시교향악단의 콘체르토 시리즈는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을 주제로 올 한 해 독일, 체코,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를 누빈다. 이미 4월 20일(토) 트리오 제이드와의 독일 여행, 7월 6일(토)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의 체코 여행을 무사히 마쳤고, 오는 9월 7일(토)에는 러시아로 떠난다.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호른 수석 김홍박이 함께하는 러시아 여행에서는 어떤 음악여행이 펼쳐질까. 고양시교향악단이 다채로운 컬러와 풍성한 레퍼토리로 준비한 러시아의 다이내믹한 음악세계로 초대한다.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와 고양시교향악단(왼쪽), 호르니스트 김홍박(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