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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고양호수예술축제 개막작 <물 위의 별빛 서커스>

대한민국 대표 거리예술축제, 고양호수예술축제가 어느덧 3주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3일(목)부터 6일(일)까지 호수공원을 비롯해 고양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올해 축제의 개막작은 지상(공원), 수상(호수), 하늘까지 공간을 다차원적으로 사용하는 융복합 퍼포먼스 <물 위의 별빛 서커스>다. 10월 3일(목) 저녁 7시 호수공원 주제광장 주무대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신선한 만남을 보여주어 축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작 <물 위의 별빛 서커스>를 공동으로 기획한 ‘플레이밍’의 이경섭 대표와 ‘미켈레 솔루션’의 눈노 미켈레로부터 제작에 얽힌 이야기를 차례로 들어본다.

2018 고양호수예술축제에서 즐거워하는 관람객들의 모습. 올해는 한국, 영국, 독일 등 국내·외 30여 개 단체가 참여해 70여 회의 풍성한 공연을 펼친다.

<물 위의 별빛 서커스>(Water Circus)는 호수 위에 플로팅 구조물과 LED 조형물을 띄우는 수상공연인 동시에 하늘과 지상에서도 불꽃 퍼포먼스(파이어 아트, fire art), 서커스(에어리얼 아트, aerial art), 무용을 펼쳐 다원 예술의 새로운 조합을 완성해내는 융복합 퍼포먼스다. 수상, 지상, 하늘 등 공간을 다차원적으로 활용해 실내 공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현장감과 풍부한 볼거리가 예상된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파이어 아트 팀인 ‘플레이밍’(Flaming), 에어리얼 아트와 무용을 바탕으로 장소 특정형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루미너리’(Project Luminary), LED 거대인형과 플로팅 공연의 제작·퍼포먼스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미켈레 솔루션’(Michele Solutions) 등 3개 팀이 협업하여 선보인다. 물과 불(꽃),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 에너지에 아름다운 빛과 음악, 서커스 아티스트와 무용수의 움직임이 더해져 전에 없던 색다른 예술 경험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플레이밍’ 이경섭 대표와 ‘미켈레 솔루션’ 눈노 미켈레의 인터뷰.

2019 고양호수예술축제 개막작 <물 위의 별빛 서커스> 자료 이미지. 수상, 지상, 하늘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한 장에 담아냈다.

물 위에서 타오르는 열정의 불꽃

인터뷰 1. 이경섭(플레이밍 대표)


파이어 아트 전문 단체 ‘플레이밍’은 2017 고양호수예술축제에도 공식 초청된 바 있다. 플레이밍의 이경섭 대표는 당시 호수에 반사되는 빛의 아름다움을 보고 예술성을 좀 더 불어 넣은 파이어 아트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년 만에 고양호수축제에서 개막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물 위에서 파이어 아트를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최근 플로팅 프로젝트로 주목 받고 있는 눈노 미켈레와 뜻이 맞았어요. 미켈레는 지난해 제15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서 물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며 연주하는 피아노 퍼포먼스(<플로팅 피아노 – 강 위의 선율>)를 선보인 바 있죠. 이번에는 같은 팀이 되어 공연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들을 서로 통쾌하고 해결해주고 있어요.”

LED 거대인형 ‘쿠오레’(Cuore)의 제작자로도 유명한 눈노 미켈레와는 최근 함께 공연을 하다가 서로의 열정을 알아본 사이다. 이번 고양호수축제의 개막작 <물 위의 별빛 서커스>에도 쿠오레가 등장한다. 호수 위 수상무대에서 LED 빛을 반짝이며 움직여 몽환적인 스펙터클을 선사할 예정. 쿠오레가 미래 기술을 상징하는 LED 빛을 낸다면, 이 대표가 이끄는 플레이밍은 원초적 태양을 상징하는 불꽃을 뿜어낸다. 이 두 가지 다른 빛이 호수와 어우러지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 그리고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신선한 만남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대표는 “예술의 힘이란 끝이 없는 여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예술은 불이 가진 원초적인 힘에 혼을 담아 아름답게 표현하여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저 결과물만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과정을 이야기 속에 담아내고 싶어요. 그것이 관람하는 모든 이의 가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원천이자 진정한 예술의 힘이라고 믿습니다.”

워너원과 ‘콜라보’했던 바로 그 인형

인터뷰 2. 눈노 미켈레(미켈레 솔루션 대표)


홍콩에서 펼쳐진 2017 MAMA(Mnet Asian Music Awards) 무대. 그룹 워너원이 「뷰티풀」(Beautiful)이라는 노래를 마칠 무렵, 사람 키의 2배 이상 되는 커다란 LED 인형이 무대에 걸어 나와 강다니엘을 뒤에서 감싸 안았다. 사람이 아닌데도 왠지 사람보다 더 애틋한 마음이 드는 퍼펫 인형, 쿠오레였다. 바로 이 인형을 올해 고양호수예술축제 개막작 <물 위의 별빛 서커스>에서 만나게 된다.

이탈리아 출신의 눈노 미켈레(Nunno Michele)가 대표로 있는 ‘미켈레 솔루션’(Michele Solutions)은 LED 거대인형 퍼포먼스 외에도 2018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오프닝, 2019 렛츠런파크야간벚꽃축제 오프닝 등에서 물 위를 떠다니는 플로팅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낭만을 선사했다.

눈노 미켈레는 스스로를 ‘멈추지 않는 영원한 창작자’로 소개했다. 그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고 나면 곧바로 또 다른 것을 창작하기 시작한다. 연구하고, 실험하고, 실패하고, 실패의 원인을 찾아 또 시도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늘 창작에 매달리는 사람답게 구조물을 구상할 때도 가까운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편이라고 한다.

“호수와 같은 장소를 봤을 때, 그 위에 무언가를 상상하여 그려보고 음악과 시각 효과를 추가하죠. 사람들이 그 프로젝트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도 상상해봅니다. 그 상상 속의 반응이 성공적이라면 그 아이디어를 저의 제작 리스트에 바로 담고 실현을 준비합니다.”

창작이 일상인 그에게 이탈리아와는 다른 한국의 작업 환경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작업할 때 사람들로부터 “어렵다”, “비용이 많이 든다”, “만들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라고. 기존에 존재하는 것이나 보편적인 것을 주문하고 제작하는 것은 쉬운 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그간 해보지 않았던 일을 새로이 해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에 비해 이탈리아는 한국보다 속도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어떻게든 방법적인 솔루션을 찾는다고 한다.

눈노 미켈레에게 예술은 ‘물과 같은 존재’다. 물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예술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예술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예술은 기대하지 않고 있던 우리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주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있습니다. 예술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우리가 만지고, 듣고, 보는 모든 것들에 예술이 없다면 아마도 아무 감정이 없는 세상이 될 거에요.”

 


‘2017 MAMA in Hong Kong’에서 그룹 워너원과 콜라보레이션을 펼쳤던 LED 거대인형 쿠오레. 「뷰티풀」(Beautiful)의 엔딩을 색다른 감동으로 장식해 관객과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1 Comment

  1. 김영일 댓글: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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