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일어난 가장 속물적인 이야기

역사를 담은 예술, 예술을 통한 정치
2019년 11월 11일
무대의 여러 면, 인간의 여러 면
2019년 11월 11일
전통무용극 <물속:속물>

현대사회의 화두 중 하나인 ‘갑질’ 문제를 판소리 <수궁가>의 이야기에 빗대는 색다른 시선의 전통무용극 <물속:속물>이 11월 23일(토)부터 24일(일)까지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공연된다. ‘가진 자’와 ‘없는 자’ 사이에 한없이 약하기만 존재들의 뜨거운 외침이 한국무용을 재해석한 새로운 움직임과 ‘국악돌’ 유태평양의 소리로 재해석된다.

다시 쓰는 판소리 <수궁가>

판소리 <수궁가>의 이야기를 한국무용과 우리 소리로 재해석한 전통무용극 <물속:속물>은 <수궁가> 속 토끼의 여정을 두고 “물속에서 일어난 가장 속물적인 이야기”라고 표현한다. 토끼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에서 현대사회의 소시민이 강자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척같이 애쓰는 모습 등 계급사회의 이면을 포착한 까닭이라고 한다.

<수궁가>의 토끼는 “벼슬자리를 준다”는 자라의 꼬임에 넘어가 물 속으로 간다. 하지만, 용왕의 영생을 위해 간을 내어주고 죽을 위기에 처하자 꾀를 발휘하여 다시 육지로 올라온다. 이 과정에서 토끼는 강자와 약자의 자리를 오가며, 때론 속물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토끼의 간은 누가 갖고 있느냐에 따라 강자와 약자, 간절히 원하는 자와 그것을 갖고 있는 자로 나뉜다. 그에 따라 인물의 태도도 달라지는데, 이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닮았다. <물속:속물>은 바로 이러한 강자와 약자의 상징적 이미지를 움직임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강자와 약자의 상징적 이미지를 움직임의 모티브로 삼아 인간의 속물근성을 표현하는 <물속:속물>

‘국악돌’ 유태평양의 소리

<물속:속물>에는 여섯 살에 최연소로 판소리 <흥부가>를 완창하며 ‘국악 신동’으로 이름을 날린 現 국립창극단 단원 유태평양을 필두로 ‘움직임팩토리’ 소속 6명의 무용수(손대민, 변준혁, 조수민, 김유진, 이진아, 한지향), 그리고 5명의 악사(손정진, 임영호, 김성근, 성유경, 이아민)가 출연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젊은 안무가 김시화가 이끄는 ‘움직임팩토리’는 한국의 전통적 소재에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 모던하면서도 한국의 색채가 담긴 작품을 추구하는 단체다. “창조적이며 진실된 몸의 언어를 만들어내고, 무용을 넘어 타 장르와의 적극적이고 실험적인 교류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움직임팩토리’의 대표 레퍼토리인 <물속:속물>은 2017년 서울남산국악당 청년국악 창작지원사업 공모 선정작으로, 올해는 한국문예회관연합회의 ‘방방곡곡 문화공감’ 민간예술단체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고양어울림누리를 찾게 됐다.

우리에게 ‘국악 신동’으로 친숙한 국립창극단 단원 유태평양

한국 전통무용을 기반으로 타 장르와의 교류를 통해 만들어낸 새로운 움직임 속에서 강자와 약자의 구분에 따른 현대사회의 불편한 단면,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속물적인 근성을 엿볼 수 있는 전통무용극 <물속:속물>. ‘물속’과 ‘속물’이라는 언어유희와 풍자의 묘미를 되새기며, 판소리 <수궁가>와 한국무용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장르의 매력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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