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국가총동원법으로 한민족 전체를 전시 총동원 체제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1938년. 북간도에서 사촌 송몽규와 함께 경성으로 온 청년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에서 강처중, 정병욱 등과 함께 외솔 최현배 선생의 조선어 강의를 들으며 우리 민족 문화의 소중함을 배워간다. 달빛 아래서 시를 쓰며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하던 윤동주. 하지만 역사는 윤동주에게서 스승과 친구들, 우리말과 글, 그의 이름과 종교 등 많은 것을 빼앗아간다.
참담한 현실에 몸부림치며 절필과 시 쓰기를 반복하던 윤동주는 어느 날, 교회 앞 십자가에서 자신의 시를 사랑한 이선화(가상인물)를 만난다. 그리고 “시를 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그녀의 말에 용기를 얻어 시 쓰기를 이어간다. 졸업을 앞두고 마침내 윤동주는 자신의 시 18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의 시집을 엮지만, 일제 치하에서 ‘시’는 사치이자 위험한 일이었기에 첫 시집 출판은 이뤄지지 않는다.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1942년 3월, 문학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한 일본으로 건너간 윤동주는 ‘재쿄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히고 1944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사촌 송몽규와 함께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감된다. 일제에 의해 반복적으로 정체불명의 주사를 맞으며 생체실험을 당하던 윤동주는 잦은 혼수상태 속에서 어머니와 친구들 그리고 이선화를 그리워하다 1945년 2월 16일, 29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20일 후, 송몽규 또한 윤동주와 같은 사인으로 옥중 순국한다.
총 대신 연필로 저항했던 시인 윤동주는 사촌 송몽규와 함께 후쿠오카 형무소에 이감되어 생체실험을 당하다가, 광복을 겨우 6개월 앞둔 1945년 2월 생을 마감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