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왜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에 주목했나
‘프렌치’(French)와 ‘모던’(Modern)은 각각의 단어 그 자체만으로도 낭만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한 세기 전만 해도 그 어감은 달랐다. 아니, 반대였다. 한 발 앞서 산업시대에 진입한 프랑스의 파리는 가장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도시로서 ‘첨단’을 상했다. 자유주의적인 정치·사회적 개혁의 시대를 거름 삼아 싹튼 모던과 모더니즘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혁신’ 그 자체였고 현대미술의 서막을 열어 젖혔다.
그 같은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1921년, 미국 뉴욕시의 브루클린미술관이 ‘현대 프랑스 거장 회화전 : 후기 인상주의자들과 그 이전’(Paintings by Modern French Masters : Representing The Post Impressionists and Their Predecessors)을 개막하자 당대 문화예술계의 거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몰려들었다. 미국의 미술관에서 프랑스 인상주의 전시가 기획되기는 처음이었다. 에드가 드가, 폴 세잔을 비롯해 파블로 피카소와 앙리 마티스, 또한 이들보다 앞선 세대인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와 테오도르 제리코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인 장면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 역사적인 전시에 기반한 의미 있는 특별전이 한국에서 열린다.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이 2월 21일 개막해 6월 14일까지 100일간 여는 브루클린미술관 명작초대전 ‘프렌치모던 : 모네에서 마티스까지, 1850-1950’이다.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유파인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 클로드 모네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를 비롯해 세잔, 드가, 마티스, 밀레 등 45명 작가의 회화와 조각 59점을 모아 선보인다. 미국 최초의 인상주의 전시 개최로 이름 높은 브루클린미술관의 컬렉션 중에서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가장 화려했던 모더니즘 예술의 핵심만 엄선했다.
1921년 브루클린미술관이 기획한 ‘현대 프랑스 거장 회화전 : 후기 인상주의자들과 그 이전’의 카탈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