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연결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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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빅체인지 전망 ② new platform

비대면이 일상화된 코로나19 시기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안겨 주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멈춰야 하는 불확실성의 시기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연결의 발견을 통해 더 바빠지는 가능성의 시기이기도 하다.

문화예술가들과 코로나19 시기에 대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은 처음 겪는 낯선 상황에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했지만, 일부는 ‘지방이라 보러 오지 못했던 분들이 온라인을 통해 콘텐츠를 볼 수 있었다’,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방식의 프로그램을 시도해보니 공간이나 인원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등 긍정적인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하지만, 문화예술 영역은 실제로 봐야만 격하게 다가오고 느껴지는 소위 현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플랫폼에서의 긍정성을 아무리 찾는다 해도 온전히 그 감동을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을 위한 플랫폼의 다양한 시도들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속에서 새로운 연결의 가능성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 그중 카카오프로젝트100과 고양문화재단의 협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카카오프로젝트100×고양문화재단 ‘데일리씨어터’ 갈무리

모이지 않고도 모으는 힘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모이지 않고도 모으는 힘’일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모이지 않고 모을 수 있을까? 여기에는 ‘플랫폼’ ‘사람’ ‘콘텐츠’ 이 세 가지가 필요하고 추가로 ‘다르게 연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전에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모였었지만, 많은 경우 오프라인 플랫폼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획일화된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서는 이용자들의 각양각색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세분화된 콘텐츠들이 제공되었고, 비대면으로 콘텐츠를 향유하는 방식은 한편으로 편리한 측면이 있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문화예술가들과 이용자가 조금 더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연결 방식’들이 마련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카카오프로젝트100’을 통해서다.

지난해 9월 처음 선보인 카카오프로젝트100은 실천과 행동을 통해 희망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참여자들이 100일간 약속된 행동을 수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플랫폼’ ‘콘텐츠’ ‘사람’을 기반으로 하되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연결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관심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각자의 콘텐츠를 올리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 갈 수 있는 곳, 만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된 코로나19 시기에 100일이라는 시간은 다소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만의 100일이 아니라 카카오프로젝트100을 통해 연결된 여러 사람들과의 100일은 지루함이 조금이나마 덜한 시간이지 않을까.

카카오프로젝트100 이용자들은 습관을 바꾸고 건강을 향상하는 프로젝트는 물론 읽기, 쓰기, 그리기, 음악 감상 등 우리의 일상에 희망을 주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카카오프로젝트100이 처음 시도한 문화예술 콘텐츠는 ‘서울도서관’ ‘동네책방’과 함께 진행한 ‘독서’ 분야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문화예술기관과 협업을 시도하는데, 바로 고양문화재단과 함께한 ‘데일리씨어터’(Daily Theater)이다.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모이지 않고도 모으는 힘’이 아닐까

고양문화재단과 함께한 100일간의 여정

카카오프로젝트100과 고양문화재단이 함께한 ‘데일리씨어터’는 총 4개의 프로젝트로, 4명의 아티스트들이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어 참여했다.

이용자들은 100일간 피아니스트 임현정을 통해 클래식을 듣고, 인디 뮤지션 재주소년과 함께 음악으로 추억을 나누고, 신지혜 아나운서로 인해 영화처럼 살며, 김중혁 소설가와 매일 하늘을 보았다.

피아니스트 임현정과 함께한 프로젝트는 ‘1분 베토벤’으로 “음악이 우리의 삶과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음악과 삶, 두 가지를 연결하기 위해 임현정과 참여자들은 매일 순간순간 떠오르는 삶과 음악에 대한 단상을 카카오프로젝트100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였다.

그녀는 카카오프로젝트100 참여자들과 더 긴밀히 소통하기 위해 지난 9월 2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유튜브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영상 조회수는 12월 현재 20,000회가 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참여자들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연주를 감상하는 기회가 되었다.

인디 뮤지션 재주소년과 함께한 프로젝트는 ‘하루 1곡 음악추천 & 곡 설명과 추억 나눔’이다. 100일 동안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알아가면서 곡에 대한 배경 혹은 자신만의 사연(?)을 기록하는 과정이었다.

150명이 넘는 참여자들이 이 100일간의 음악 여정에 함께하였는데, 하루에 1곡씩 음악을 추천하며 곡 설명과 추억을 나누고 서로 소통하였다. 재주소년은 10월 30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유튜브 라이브 공연을 진행했는데, 이 시기에는 다행히 오프라인으로도 카카오프로젝트100 참여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오랫동안 진행해온 아나운서 신지혜는 ‘영화와 영화음악 콘텐츠를 일상에 접목시켜 보는 재미’를 제안하며 ‘오늘, 당신의 ost 영화처럼 살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영화 같은 장면들, 문득 떠오른 듣고 싶은 영화음악들을 영화 ost를 통해 나누며 프로젝트 참여자들에게 영화 같은 하루를 안겨주었다.

소설가 김중혁과 함께한 100일 프로젝트는 ‘하루 1초 하늘 사진 찍기’이다. ‘땅만 보며 걷는 분, 직진만 하는 분,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오래 들여다보는 분’에게 추천되었다.

김중혁 작가는 “하늘 사진들을 모아 100초짜리 영상으로 이어 붙이면, 시간을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 계절을 볼 수 있게 되고, ‘지금’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며 프로젝트의 취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의미를 담은 행동과 사진이 참여자들에게 색다른 하루를 선물했으리라 생각한다.

 

2020년 9월 2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진행된 임현정 유튜브 라이브 공연

 

2020년 10월 30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진행된 재주소년 유튜브 라이브 공연

새로운 플랫폼에 서서 다시 생각해보는 문화예술

카카오프로젝트100과 고양문화재단이 추진한 ‘데일리씨어터’가 아티스트와 참여자 모두에게 의미 있었던 이유는 일회적이며 일방향적으로 제공되는 기존의 콘텐츠와 달리,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목표 아래에서 100일 동안 일종의 ‘느슨한 공동체’에 속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여한 모두가 한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함께했기에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더 깊이,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기존과는 매우 다른 접근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고양시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행사로 기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물리적으로 고양 지역에 가까운 사람들만 이 4명의 아티스트와 만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언택트 상황에서는 카카오프로젝트100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지역적 한계를 넘어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더 다양한, 더 많은 문화예술의 향유 방법을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많은 온라인 콘텐츠, 라이브 공연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카카오프로젝트100 안에서도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즐기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문화예술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는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이다. 카카오프로젝트100 또한 고양문화재단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더 다양한 문화예술 단체와의 협업을 시도해보려 한다.

일회적인 경험이 아닌 일상이 되어 함께 나누고 교감할 때, 문화예술은 진정으로 우리 삶을 채워주고 더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로운 연결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육심나(카카오 소셜임팩트 총괄이사)

필자 육심나는 카카오 소셜임팩트 총괄이사로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기획 및 혁신 네트워크 구축 업무를 추진해오고 있다. ‘카카오프로젝트100’과 ‘카카오같이가치’ 등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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