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INTERVIEW

무지개 음악, 칼라페스타
2016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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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4일
32016년 6월 13일

INTERVIEW

2016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 Concert 1
‘쇼스타코비치 vs.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젊음이 만들어낸 눈부신 생명력

‘한국인 최초로 모차르트 콩쿠르 1위(2014), 2012년 제61회 ARD 국제음악콩쿠르 현악사중주 부문 2위 등 실내악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화려한 수식어와 경력을 차곡차곡 쌓으며 대한민국 실내악 역사를 재편한 노부스 콰르텟. 수려한 외모로 젊은 층까지 클래식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네 명의 매력적인 연주자 가운데, 탁월한 표현력과 눈부신 기교로 곡의 생명력을 연주하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있다. 오는 7월 9일, 김영욱이 부천필하모닉과 함께 ‘2016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유난히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과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듣는 그가 이번에 연주할 곡은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그에게 쇼스타코비치란, 솔로 콩쿠르에서 결선곡으로 만나 대부분 우승을 안겨주었던 고마운 이름이기도 했다. 한국으로 독일로 종횡무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영욱을 인터뷰했다.

글. 박지은(고양문화재단 홍보마케팅실)
사진제공. MOC프로덕션

김영욱 ÷ 노부스 콰르텟

노부스 콰르텟의 인터내셔널 데뷔 음반

지난 5월, 노부스 콰르텟이 결성 9년 만에 첫 음반을 발매했습니다. 그것도 프랑스의 명(名) 프로듀서 니콜라 바르톨로메가 제안해서 말이죠. 첫 번째 앨범 발매 축하드립니다. 좋은 앨범을 내줘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절로 들던 걸요. 앨범 작업 중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감사합니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녹음하러 파리에 도착한 날부터 느낌이 새로웠어요. 이전에도 파리를 많이 갔었지만, 이때는 특히 느낌이 달랐어요. 당시 녹음 날짜 앞뒤로 세계 초연곡 세 곡 공연이 있는 어마어마한 스케줄이 잡혀 있어, 초연 곡들과 녹음 곡들을 병행 연습해야 했죠. 피곤한 상태였는데 파리가 저희의 지친 심신을 위로해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때 유독 파리의 밤거리가 예뻤는데, 이번 앨범의 연주는 그 밤풍경에서 음악적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갈래의 길 중, 현악사중주단인 노부스 콰르텟을 결정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처음 실내악을 해보고 현악사중주 레퍼토리들을 알게 됐을 때 안 할 수가 없었어요. 그만큼 현악사중주라는 장르가 위대하죠.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심포닉시리즈 무대에는 솔리스트 김영욱으로서 참여하게 됐는데, 노부스 콰르텟 멤버로서 활동할 때와 차이가 있을까요? 솔리스트와 콰르텟 멤버 둘 다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콰르텟을 하다가 솔로 활동을 할 때 제일 큰 단점은 ‘외로움’이죠. 긴장감을 포함한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나는데, 또 같이 있으면 가끔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고 복잡한 것 같아요. (웃음)

노부스 콰르텟(좌측부터 김재영(바이올린), 김영욱(바이올린), 이승원(비올라), 문웅휘(첼로))

노부스 콰르텟(좌측부터 김재영, 김영욱(바이올린), 이승원(비올라), 문웅휘(첼로))

그렇다면 특별히 선호하는 연주 환경이 있나요? 그중에서도 관객 반응, 공연 환경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한국에서의 무대는 어떤 것 같나요?

확실한 것은 한국에서의 연주가 가장 떨린다는 사실이에요. 미칠 것 같죠. (웃음) 저도 모르게 한국에서의 연주는 아직도 많이 긴장됩니다. 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연주를 시작하고 나면 즐기지만, 그 직전까지의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연주가 끝나는 그 순간 한국 관객분들의 반응은 세계 어느 곳보다 따뜻하고,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것이 느껴져서 늘 감사합니다.

반면 외국에선 매번 다른 도시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중들은 저희를 처음 보는 분들이고, 그렇다 보니 또 다른 긴장감이 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선호하는 환경은 딱히 없지만 늘 긴장된다는 것이 저의 결론이네요. (웃음) 하지만 중요한 건, 그렇게 긴장을 해도 무대에서만큼은 제가 음악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죠.

김영욱 × 쇼스타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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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영욱 씨의 연주가 쇼스타코비치 등 러시아 출신 음악가들과 특히나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워낙 쇼스타코비치나 프로코피에프의 음악들을 아끼고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위에서 제 소리와 성격이 러시아 작곡가들과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그의 ‘인생 곡’ 중 하나.

‘쇼스타코비치’ 하면 생각나는 ‘전쟁’, ‘외로움’, ‘절망’ 등이 고스란히 담겨……

7월 9일, 고양아람누리에서 부천필하모닉과 함께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할 예정입니다.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어떤 곡인지, 관객들이 특별히 주목하면 좋을 감상 포인트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려요.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 그의 ‘인생 곡’이 몇 개 있는데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그중 한 곡이에요. 쇼스타코비치 하면 생각나는 ‘전쟁’, ‘외로움’, ‘절망’ 등의 많은 감정과 상황이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곡은 특히 전쟁과 그 후의 배경들이 잘 묘사된 곡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하이라이트인 3악장은 전쟁을 겪은 사람의 심경을 그대로 말하고 표현하는 것 같죠.

김영욱에게 쇼스타코비치란? 김영욱 씨가 생각하는 쇼스타코비치는 어떤 음악가이고 어떤 사람인가요?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자신의 철학을 음악으로 말하고 담아낸 작곡가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을 연주할 때면 늘 쇼스타코비치가 직접 연주자에게 얘기를 들려주고 당시 상황을 눈앞에 보여주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인지 쇼스타코비치의 그 어떤 곡을 연주할 때든 엄청나게 집중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해요. 그의 음악은 음악의 힘이 뭔지 정확히 말해주는 것 같아요.

김영욱 + 처음

영욱 씨의 인스타그램 사진 중에 바이올린 들고 있는 아기 때 사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어쩌면 바이올리니스트 아버지 덕분에 태어나기 전부터 음악인으로 사는 삶이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닐까요?

사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버지께서 첫 아이는 무조건 악기를 시키고 싶어 하셨대요. 그래서 제가 태어나 집에 온 날 아버지의 첫 선물이 아주 작은 바이올린이었죠.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은 부모님 덕분이고, 아버지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입니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수상경력이 화려하네요. 처음 수상했을 때 어땠는지 기억나세요?

처음 콩쿠르를 나간 것이 8살 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첫 콩쿠르에서 1등을 했어요. 그때는 오로지 운동하고 뛰어노는 것을 좋아할 때라 감흥이 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제가 1등을 한 솔로 콩쿠르 대부분의 결선 곡이 이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네요.

바이올린을 잡은 이래로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인 무대가 있었다면, 어떤 무대였나요?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흠…… 기억에 남는 연주는 많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하나의 연주를 꼽으라면, 제 바이올린 인생에서의 첫 리사이틀이 기억납니다. 그때 제 나이가 9살이었는데, 그 연주를 함으로써 제 길이 더 확실해졌던 것 같아요. 그때의 떨림과 설렘은 아직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김영욱 - 음악

김영욱_바자_1181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축구선수로 지내고 있을지도……

연주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겠지만, 아직 파릇한 20대로서 음악 외에 열광하는 취미가 있나요?

당연히 축구죠. 전 사실 어렸을 때부터 음악가가 아닌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구기종목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좋아했어요. 지금도 적성엔 운동선수가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저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그러죠. 심지어 아버지도 운동선수 하지 그랬느냐고 말씀하실 때가 있을 정도로요. (웃음) 요즘은 직접 뛰지는 않지만 늘 공을 차고 싶어 하고, 제가 좋아하는 팀의 경기는 거의 다 챙겨보려고 합니다.

세계를 무대로 연주활동을 하니 장거리 이동이 잦을 것 같아요. 이동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나요?

전 무조건 음악을 귀에 꽂고 마냥 자요. 이동할 땐 불편해도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박여있는 것 같아요. 잠을 안 잘 땐 창밖의 풍경을 보며 영감을 받아요. 그것도 아니라면 영화를 봐요.

만약에 바이올린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28살의 삶을 살고 있었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마 축구를 하면서 지내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웃음)

제목 없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 알려주세요. 

지금처럼 계속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연주를 할 텐데 솔리스트로서는 오는 7월, 고양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에서 부천필과 협연할 예정입니다. 노부스 콰르텟으로는 8월에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여하고, 저희와 절친한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와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어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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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_11

 

2016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
혁명기의 러시아를 겪은 두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vs. 프로코피에프
CONCERT 1

일시 : 2016. 7. 9 (토) 7pm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 홀)
대상 : 만7세 이상
입장료 : R 5만원, S 4만원, A 3만원, B 2만원
문의·예매 : 1577-7766 / 예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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