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 '쇼스타코비치 vs. 프로코피에프' CONCERT 1 프로그램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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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

쇼스타코비치 vs. 프로코피에프

CONCERT 1

프로그램 미리보기

시대별 두 작곡가의 대표작을 통해 교향악의 발전사를 살펴온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가 2016년에는 러시아의 거대한 혁명기를 겪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한 두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와 프로코피에프를 탐구한다. 7월 9일 첫 번째 콘서트에서는 지휘자 박영민이 이끄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그리고 노부스 콰르텟 멤버이기도 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굳건한 사회주의자로 일생을 러시아에 머물며, 20세기 최고의 교향곡 작곡가 자리에 오른 쇼스타코비치를 연주한다. 축전 서곡과 교향곡 6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등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해설 일부를 온라인 누리가 미리 공개한다. 황장원 음악평론가의 해설 전문은 7월 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2016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 프로그램 북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편집자주]

‘민중의 저력’과 ‘혁명의 위업’을 칭송하고자 작곡한

쇼스타코비치 : 축전 서곡 Op.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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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곡은 1947년의 ‘제30회 혁명 기념일’을 위해서 작곡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쇼스타코비치는 오라토리오 <숲의 노래>, 칸타타 <나의 조국에 태양은 빛나고> 등 폐허 속에서 국토 재건에 매진하는 민중을 찬양하고 조국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축전 서곡’ 역시 이러한 경향의 작품으로, 힘찬 팡파르와 함께 출발하여 관현악의 활력 넘치는 질주 속에서 민중의 저력과 혁명의 위업을 칭송하고 환호하는 밝은 분위기의 곡이다. 작곡가 자신은 이 곡에서 “힘겨운 전쟁을 체험하고, 적에게 짓밟힌 조국을 부흥시키려는 한 남자의 감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올린 독주가 ‘의미심장한 셰익스피어 극의 배역’과도 같은

쇼스타코비치 :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a단조, Op.  77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소련 정부는 인민들을 다시 순종적인 상태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 결과 집단 체포와 유형이 재개되었다. 문화계에서는 ‘즈다노프 비판’을 비롯한 여러 결의와 조치들이 시행되면서 ‘부르주아 데카당스 미학에 오염된’ 작가들이 공격을 받았다. 그런 와중에도 쇼스타코비치는 특유의 반골기질과 비판정신이 투영된 바이올린 협주곡의 작곡을 계속하였는데, 그는 이미 스탈린의 노여움을 사고 있었고 그 여파로 종전 직후 발표했던 교향곡 제9번이 뒤늦게 무참한 비판에 직면했다. 1948년 이후 쇼스타코비치는 움츠러들었고, 작곡을 마친 바이올린 협주곡의 발표도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953년, 마침내 스탈린이 사망했고 이내 악랄했던 독재자에 대한 격하운동이 벌어졌다. 그 해 쇼스타코비치는 스탈린 시대의 초상이라고 할 수 있는 교향곡 제10번을 발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2년 후, 마침내 그의 첫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이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독주로 빛을 보았다. 작품 완성 후 7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 협주곡에서 우선 주목할 부분은 독특한 악장 배치이다. 리스트, 브람스, 부조니 등을 연상시키는 4악장 구성을 취하되 전반 두 악장과 후반 두 악장은 서로 연결돼 있고, 후반 두 악장 사이에는 장대한 카덴차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주제와 8개의 변주로 구성된 ‘파사칼리아’인 제3악장과 카덴차를 아우르는 흐름은 전곡의 중핵을 이루며 독주자에게 특별한 집중력과 표현력을 요구한다. 그런가 하면 제2악장은 쇼스타코비치가 여러 작품에서 자신의 음악적 지문처럼 사용한 ‘DSCH 동기’가 처음 발견되는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이 협주곡의 초연자이자 피헌정자인 오이스트라흐는 독주부가 ‘의미심장한 셰익스피어 극의 배역’과도 같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만큼 독주자가 감성적‧지성적으로 음악에 깊숙이 몰입해야 한다는 뜻이라 하겠다. 또한 그는 각 악장의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에 따르면 ‘야상곡’이라는 제목이 붙은 제1악장은 ‘감정의 억압’이자 ‘인종 정화의 비극’에 관한 것이고, 강렬한 악센트와 기계적 리듬, 풍자적 뉘앙스로 가득한 제2악장은 ‘사악하고 악마적이며 가시투성이’이며, ‘부를레스케(풍자곡, 해학곡)’로 명명된 제4악장은 ‘러시아 민속축제’와 연관되어 있다.

 묵직한 시작에서 경쾌한 마지막까지 격렬하게 고조되는

쇼스타코비치 : 교향곡 제6번 b단조, Op. 54

유명한 교향곡 제5번 d단조를 발표하고 2년 뒤, 쇼스타코비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순수 기악 교향곡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바로 교향곡 제6번 b단조이다. 이 교향곡은 무엇보다 특이한 구조로 주목받아 왔는데, 3악장 구성의 교향곡 중에서 처음에 느린 악장이 나오고 그 다음에 빠른 악장이 연달아 나오는 구조는 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 악장은 형식적으로 매우 자유로워서 기존 형식에 끼워 맞추기 어렵고, 느린 악장의 연주시간은 나머지 두 악장의 연주시간을 합친 것보다 더 길며, 빠른 두 악장은 지나칠 정도로 광포하고 열광적이어서 첫 악장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룬다. 이런 모습은 혼란스런 반응을 야기했는데, 초연(1939년 11월 5일 레닌그라드) 직후의 반응은 ‘형식주의적 경향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워졌다’는 식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어색한 구조와 삐걱거리는 병치’라는 지적을 당하는 등 혹평을 받았다.

쇼스타코비치 자신은 작품의 완성에 즈음하여 “비극성과 긴장을 특징으로 했던 ‘제5번’과 달리 신작은 명상과 서정성이 지배적”이라면서 “봄, 기쁨, 젊음의 분위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할지는 의문이다. 그 무렵은 바야흐로 ‘대숙청’의 시기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에 전후하던 즈음이 아니었던가.

첫 악장의 문을 여는 주제는 베토벤이나 슈베르트가 썼던 장송곡의 그것을 연상시킬 정도로 어둡고 강렬하며, 이후에도 무거운 비감과 스산한 정적이 교차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격렬한 고조를 거치고 인상적인 관악 솔로들이 나타난다. 제2악장으로 넘어가면 스케르초 특유의 활달하고 흥미로우며 익살맞은 요소들이 떠오르지만 그 표정이 결코 밝지만은 않고, 이면에서는 유령처럼 음산한 기운마저 감지된다. 제3악장은 갤럽 풍의 피날레로 무궁동적인 흐름 위에서 로시니,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작품들에서 취한 단편들을 비롯한 다채로운 소재들이 떠올라 어지러울 정도의 난무를 펼치다가 경쾌하면서도 요란하게 마무리된다.

글. 황장원(음악평론가)

                                                                                                                                                                                     

2016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
‘쇼스타코비치 vs. 프로코피에프’
CONCERT 1

20160524_11

 

 

 

 

 

 

 

 

 

일시 : 2016.7.9(토) 7:00pm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 홀)

연주 : 박영민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협연 : 김영욱 바이올리니스트)

대상 : 만7세 이상

입장료 : R 5만원, S 4만원, A 3만원, B 2만원

문의·예매 : 1577-7766 / 예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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