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art? – 현대미술 쉽게 보기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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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art? – 현대미술 쉽게 보기展

난해한 현대미술,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즐겨보자

 

보통의 회화나 조각 같은 미술작품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앞에 ‘현대’라는 단어까지 붙게 되면 미술 감상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이것도 작품인지 헷갈리는 작품들, 이것도 예술인지 의아한 행위들이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현대미술로 소개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난해하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전시, ‘What is art? – 현대미술 쉽게 보기展’이 7월 15일부터 9월 25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정답지를 엿보듯 작품 해설이나 도슨트 설명에 의존해온 미술 관람객이라면 ‘What is art? – 현대미술 쉽게 보기展’을 통해 ‘나만의 시각’, ‘나만의 해석’이라는 자유로운 날개를 달아보자. [편집자주] 

 

이미 만들어진 물건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예술이 되는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7년, 마르셀 뒤샹(Marchel Duchamp, 1887~1968)은 미국독립예술가협회가 주최한 앙데팡당전에 ‘R. Mutt’ 서명이 적힌 소변기 작품 샘 Fontaine(1917)을 출품하였다. 작가의 손으로 제작한 것이 아닌 기성품에 서명을 한 이 작품을 예술로 인정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당시 운영 위원들은 오랜 시간 토론하였고, 결국 <샘>은 전시에서 퇴출되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현대미술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전의 회화나 조각은 모두 작가의 손에서 그려지거나 만들어졌다면, 뒤샹 이후에는 공장에서 다량으로 제작된 제품도 작가가 의미를 부여함에 따라 작품이 될 수 있게 되었다. 기성품이나 아이디어만으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연 예술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였다.

Marcel_Duchamp_Fountain_at_Tate_Modern_by_David_Shankbone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에 전시된 마르셀 뒤샹의 (출처 : 위키피디아)

 

혹시 미술관 안의 저 소화기도 작품이 아닌지

이러한 시점에서 ‘예술계’(Art world)라는 용어가 등장 하게 된다. 아서 단토(Arthur Danto, 1924~2013)는 1964년 <예술계>라는 논문에서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의 <브릴로 박스 Brillo Box>(1964)가 일반적인 것과는 달리 예술 작품이라고 인정되는 것은 예술계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예술의 핵심적인 개념에 속한다고 여겼던 거의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고, 한때 예술에서 본질적으로 보였던 속성들이 아예 없더라도 어떤 것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며 ‘예술의 종말’을 선언하였다.

단토의 입장에 영향을 받은 조지 디키(George Dickie, 1926~)는 예술계(Art Circle) 개념을 확장한다. 디키는 예술작품이란 예술계를 대표하는 어떤 사람들이 작품으로 인정한 것이라 정의한다. 결국 그는 한 작품이 예술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은 결국 그 작품이 예술계 제도권 내에 있는가, 아닌가에 대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은 예술계 제도권 안에 들어온 것이므로 미술관에 전시된 것들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미술관에 놓인 소화기나 의자도 작품이 아닌 것은 아닌지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게 되었다. 종종 쓰레기로 착각하여 버린 작품을 급하게 쓰레기장에서 수거해와 다시 설치하였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기존의 양식에서 벗어나 예술은 더욱 다양하고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 작품 해설서나 도슨트의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편견이 자리 잡았고, 미술관의 문턱이 높아지게 되었다.

크기변환_강성훈, What is Art, 석고보드 위에 펜, 울산 중구 옥교동 문화의 거리 컨테이너에 설치, 2016강성훈_ 「What is Art」, 석고보드 위에 펜, 울산 중구 옥교동 문화의 거리 컨테이너에 설치, 2016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전시

‘What is art? – 현대미술 쉽게 보기’展은 어렵다고 인식되는 현대미술이 꼭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해석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누구나 작품을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다양한 현대미술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즐길 수 있도록 10명의 작가 – 강정훈, 권현조, 도수진, 손민아, 위영일, 오순미, 유목연, 이병찬, 최태훈, Bo Kim – 의 회화, 조각, 설치, 참여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공간이 갖는 의미를 모색하는 작가 도수진은 ‘모텔 파라다이스’ 작품을 통해 모텔이라는 공간으로 한국 사회구조를 들여다보고, 작가 강정훈은 ‘What is Art’ 작품으로 석고보드에 예술에 대한 관람객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적어놓는다. 작가 손민아는 장난감이 가지런히 정리된 ‘선반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에 생명을 부여한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전시에 참여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히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관람객에게는 한 장의 가이드가 제공되는데, 이 가이드에는 작품의 재질을 묻는 단순한 질문부터 여러 단계의 질문이 이어진다. 관람객은 퀴즈를 풀듯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게 될 것이고, 단순한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작가의 의도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가이드에 적혀 있지 않다. 답은 가이드를 받아든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가이드 다운로드

전시를 본 사람들이 오직 한 가지 해석만을 가지고 전시장을 떠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친구 또는 가족들과 함께 전시를 감상하며 가이드에 대한 답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나누기를 기대한다. 관객 스스로 해석을 찾은 경험은 단순히 설명을 듣고 떠나는 것보다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관람객들은 앞으로 다른 전시장에 가서 새로운 작품을 만나더라도 그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는 작품에 대해 각자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며 미술을 즐기게 될 것이다.

 

작품시리즈3   왼쪽) 손민아_ 선반 프로젝트, 장촌초등학교 3학년, 2016 

오른쪽) 권현조_ 「흉상」, 레진, 51×51×140cm, 2013

 

작품시리즈1왼쪽) 이병찬_ 「Culture Station Seoul 284 – Peach Blossom Hopeful Flower of Utopia – URBANCREATURE 2016-FAKE PLASTIC TREE-4」

가운데) 최태훈_ 「Wall-Door」, 차단테이프, 안전타포린, 러버콘, 콘걸이봉, 설치, 가변크기, 2014

오른쪽) 도수진_ 「Motel paradise」, 알루미늄, 천, 침대, 네온, 인공 야자수, 가변설치, 2014

 

정답이 없는 예술,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전시

예술에는 정답이 없기에, 모든 것에는 답이 있다고 교육을 받았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현대미술이 더욱 어렵게 다가올 것이다. ‘What is art? 현대미술 쉽게 보기’展은 현대미술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려운 현대미술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방향 설정을 돕고자 하였다.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자신만의 해석으로 자유롭게 현대미술을 감상하기를 바란다. 도스트 설명 또는 전시장에 붙어있는 텍스트에서 떨어져 오롯이 작품과 대면하여 자신만의 상상으로 작품을 감상해보기를 권한다. 당신이 마주한 그 순간 느낀 그 감정과 이야기가 바로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고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작품시리즈2왼쪽) Bo Kim_ 「무제」, 캔버스에 유채, 35.56×27.94cm, 2014

가운데) 위영일_ 「알레아토릭 페인팅시리즈 2」, 변형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12×665cm 2015

오른쪽) 유목연_ 「현실활용가」, 설치전경, 두산 갤러리, 2016

 

글. 김유미(고양문화재단 큐레이터)

                                                                                                                             

최종_What is Art_poster

 

 

 

 

 

 

 

 

 

 

 

What is art? – 현대미술 쉽게 보기展

기간 : 2016.7.15(금)~9.25(일), 월요일 휴관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도슨트 전시 투어 : 오전 10시, 11시 / 오후 2시, 3시 (1일 4회)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입장료 : 일반 5천원, 청소년·어린이 4천원 상세보기

문의 : 대표전화 1577-7766 / 아람미술관 (031)960-0180

 

** 연계교육 교육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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