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인생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 빈센트 반 고흐

당신의 인생이 빛나는 순간- 외치세요! 맘마미아!
2016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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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과 편지로 말을 걸어 오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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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화가 반고흐,그는 왜 귀를 자르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로 손꼽히는 인물 중 하나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예술가이다. 그리고 작품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그의 인생 또한 유명하다. 스스로 자신의 귀를 자르고 결국엔 자살로 생을 마감한 화가. 그렇기에 작품 집필 시 고민도 컸다. 이제는 공공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잘 알려져 있는 그의 인생을 어떤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야할까? 어떤 지점에서 관객들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낼까? 그 정답은 빈센트가 자필로 남긴,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몇 백통의 편지 안에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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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팔았던 단 한 장의 그림,그리고 900통의 편지

 

편지 속 빈센트는 우리와 닮았다. 꿈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그리고 그 꿈의 완성으로 행복해지고 싶었던 빈센트의 인생이 담겨있다. 위대한 화가로 손꼽히는 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천재라고만 할 수 없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의 사랑을, 가족의 온정을, 세상의 인정을 갈구했던, 우리와 다를 것 없이 그저 사람으로서 추구하는 ‘행복한 인생’을 꿈꾼 인물이다. 살아생전 유화로서는 한 작품 밖에 팔지 못했던 그였지만, 그림으로 한 세상 뜨겁고 치열하게 살아냈던, 그로 인해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죽을 만큼 행복했던 인간이었다.

작품을 쓰기 시작했던 3년 전. 난 그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글을 쓰는 일이 나에게 맞는 것일까, 이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작가가 되기 위해 포기해야하는 것들은 너무 많았다. 안정된 직장, 평범한 생활, 부모님의 인정. 정답이 없는 인생을 사는 듯 했던 그 시기에 빈센트와 만났다. 액자 밖으로 걸어 나와 내 주위를 부단히도 따라다니던 그는 뛸 듯이 기뻐하다가도 어느 순간 울기 시작했고, 미친 듯이 흥분하다가도 어느 순간 구석에 처박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죽고 싶다고 읊조리다가도 어느 순간 살고 싶다고 매달렸다. 이런 복잡다단한 감정들이 나의 삶과 중첩되면서 작품을 집필하는 내내 우울한 환상 속에 살았다.

하지만 그 수렁 속에서도 단 한 가지 변하지 않았던 것은 그림에 대한 빈센트의 진심과 열정. ‘그림을 그릴 수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었던 그의 치열한 인생이 나를 그와 같이 웃고 울게 만들었고, 그 순간 빈센트는 그 모습 그대로 대사와 가사가 되어 한 자 한 자 종이에 박혔다. 이로써 인간 빈센트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작품 속에 담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관객은 공감했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좌절하며 자신의 꿈과 한계에 의구심을 갖지만, 그럼에도 도전하는 이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빈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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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의 찬란한 빛이 캔버스에 이르기 까지-동생 태오

 

그런 빈센트의 곁에는 항상 동생 테오가 있었다. 누구나 원하지 않는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곁을 떠나지 않는, 나를 믿어주는 영원한 내 편이 있길. 테오는 그런 인물이다. 형을 사랑하고 형의 그림을 사랑했던 테오. 막막하고 고단한 화가의 한 생을 반짝이는 별빛으로, 한 다발의 햇빛으로 채워 넣은 것이 빈센트라면 테오는 그 찬란한 빛을 캔버스 안에 온전히 담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준 든든한 지원군이다. 만약 테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빈센트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두 사람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2인극 설정을 고집했다.

2015 재연 시 가장 많이 수정을 했던 부분이 테오의 드라마다. 빈센트가 그림을 시작하고 발전하고 결국 좌절하는 메인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면, 테오는 빈센트를 위한 유작전을 시작하고 준비하고 중단되어 좌절하는 서브 드라마를 이끌어간다. 과거를 이어가기 위해 극 중간 중간 테오의 현재형 드라마가 등장하는데, 이는 단순한 브릿지 역할을 넘어 빈센트와 테오의 동일한 감정선을 보여준다. 다른 시공간에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기뻐하고 좌절하는 두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하는 순간 서로를 껴안는다. 빈센트가 귀를 자르고 난 직후이다. 누구도 이해해 주지 않았던 빈센트의 아픔을 끌어안아주는 테오. 그리고 유작전은 좌절되었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듯 어깨를 다독여주는 빈센트. 작품으로 전하고자 했던 큰 메시지는 인간 빈센트의 인생이지만, 작품 속 감동 지점은 두 사람의 형제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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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 대한 열정으로 빚은 최상의 하모니가 담긴 뮤지컬의 탄생

 

뮤지컬은 종합예술이고, 그렇기에 작가는 홀로 작품을 완성할 수 없다. 내가 작가로서 작품의 뼈대를 만들었다면, 거기에 살을 덧대고 옷을 입힌 것은 함께한 창작진들과 배우들이었다. 특유의 감성음악으로 개성이 뚜렷한 선우정아 작곡가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 가사에 담긴 감정선과 분위기를 두서없이 쏟아내면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연주를 해보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는데, 매번 감탄을 쏟아냈던 것이 기억난다. 그만큼 선우정아 작곡가는 작품에 대한 이해와 표현이 탁월했다. 영상 또한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고주원 영상감독은 지문 속에 상상만으로 풀어냈던 그림의 움직임을 3D 맵핑을 통해 상상이상으로 구현했다. 지문 중 ‘<꽃이 활짝 핀 아몬드 나무>그림 속꽃잎이 관객석 앞으로 아름답게 흩날린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첫 공연에서 그 장면을 봤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김규종 연출의 말 그대로, 영상은 작품 속에서 제 3의 배우로 큰 역할을 했다. 음악과 영상 모두 빈센트 반 고흐라는 캐릭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그 이상의 옷이었다고 생각한다.

초연과 재연을 통해 만난 배우들은 나에게 있어 빈센트와 테오 그 자체이다. 캐릭터에 대해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어떤 장면에서는 작가인 나보다 더 깊이 캐릭터를 알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세 명의 빈센트, 세 명의 테오 모두 각자 표현해내는 분위기가 다르고 개성이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어 캐스트마다 다른 느낌과 감동을 받는다.

올해 9월에 있었던 일본 레플리카 공연은 또 다른 도전이자 성과였다. 일본인에게 빈센트는 매우 인기 있는 화가라고 알고 있었기에 관객 반응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한편으론 언어에 대한 한계 때문에 작가로서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작품에 대한 스태프와 출연진의 깊은 이해와 애정이 공연에서 온전히 느껴졌고, 이는 관객에게도 통했다. 한국의 스태프 및 배우들과 함께 공연 관람 후 일본팀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언어는 다르지만 작품으로 하나가 되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작품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관객들의 애정이다. 2014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기대이상으로 관객(이라 쓰고 고갱이라 부르는)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관객이 직접 만든 MD상품, 직접 쓴 관람평들을 보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언제나 감사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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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그의 삶을 통해 공감에서 감동에 이르기 까지

 

어느 작가든지 좋은 소재에 대한 갈증과 고민은 많다. 빈센트 반 고흐의 경우 외국 소재이기도 했고 워낙 많은 작품에서 소재로 쓰였던 터라 익숙함에서 오는 한계가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빈센트 반 고흐>를 통해 보편적 소재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다. 익숙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어떻게 작품화시키는가, 어떤 공감지점을 찾는가가 중요하고 이에 성공할 시 익숙함은 작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빈센트 반 고흐>는 나에게 있어 큰 행운작이기도 하지만 뮤지컬 산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로서 그림에 대한 빈센트의 열정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며 앞으로도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기대한다.

작가 최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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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일시 : 2016.11.19(토) 오후 2시, 6시

장소 : 고양아람누리 어울림극장

대상 : 만 11세 이상

입장료 : R석 40,000원 / S석 30,000원 / A석 20,000원 / 피트석 30,000원

문의·예매 : 고양문화재단 1577-7766 예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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