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elescope]고양문화재단이 주목하는 네 명의 작가 01_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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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9일
[Art Telescope]고양문화재단이 주목하는 네 명의 작가 02_오유경
2016년 10월 17일

 

 

20161019일 제 5회 고양신진작가발굴전이 시작된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네 개의 작품들,

아트 텔레스코프(전문가의 눈을 빌려 제대로 들여다보는 전시 이야기)를 통해

멀게만 느꼈던 예술의 세계에 한 걸음 다가서 보자.

 

 

[신진작가발굴전_고양문화재단이 주목하는 네 명의 작가]

첫 번째 작가. 박지혜

 

 

식물과의 교감에서 발견하는 생명력과 에너지

하계훈(미술평론가)

 

 10-2 2-1 신진작가-3[박지혜_ root series (5), 40 x 40 cm 돌가루에 채색 2016]

 

우리 주변 사람들 가운데에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주변 사물이나 환경에 대해 자신이 느낀 감성을 표현하는 능력이 남다르게 풍부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함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고 생명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 가운데에는 예술가로서의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들이 가진 주변 환경과의 교감 능력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을 훨씬 능가한다.

박지혜의 경우에는 화가로서 작품의 모티브를 선택함에 있어서 자신의 공간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식물들의 생명력에 주목하고 있다. 작가의 방에서 화분 속에 담겨 생명을 영위하는 풀과 꽃들은 그 공간의 주인의 정서적 안정과 기분의 전환 뿐 아니라 화가로서의 박지혜의 작품 안에서의 중요한 영감과 창작 논리의 원천으로서 작용한다.

화분 속의 식물들을 관찰하면서 박지혜는 ‘감정적 상상’을 증식시켜 이를 작품에 투영한다. 작가에게 식물의 줄기와 꽃들은 단순한 풀과 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생명력을 내포하고 증식해 나아가는, 자신과 감정적 교감이 가능한 친구나 지인 같은 의인화된 교류의 대상이다. 작가의 상상력은 이러한 대상에게서 느꼈던 생명의 힘과 공감의 감정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을 서로가 호의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정신의 교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지혜는 작가와 식물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공간을 ‘감수(感受/甘水)공간’이라고 지칭했다. ‘감수공간’은 여기서 두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는데, 첫째는 정서적 교감을 의미하는 감수(感受),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달콤한 맛이 나는 물로서의 감수(甘水)를 뜻한다. 즉, 작가는 식물과의 교감에서 달콤한 물을 맛보는 듯한 정신의 쾌감을 경험한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박지혜는 이처럼 달콤한 교감에서 일종의 즐거운 유희를 경험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곧 작가의 작품 제작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작가에게 빈 화면을 마주하고 선 순간은 곧 작가가 모티브로 선택한 생명으로서의 식물들과 달콤한 차를 마시며 일상의 소소한 사건에서부터 우주의 에너지에 이르는 모든 것에 대해서 즐겁게 교감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작가는 자신의 주변 공간에서 발견하는 식물들로부터 생명과 창작의 영감을 얻는 교감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마치 달콤한 물을 마시는 것과 같은 행복함으로 표현하고 있다.

 

 

 10-2 2-1 신진작가-2[박지혜_ root series (7), 90 x 50 cm 돌가루에 채색 2016]

 

이렇게 제작된 박지혜의 작품들은 ‘뿌리’, ‘연결’, ‘열매’ 등의 연작으로 탄생한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작품들은 식물의 생명력을 중심으로 시각화되었음을 알 수 있고, 특히 뿌리는 생명의 근원으로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땅속에 있지만 작가는 이를 우리의 시각적 가시권 범위 안으로 끌어들여 화면 안에 표현한다. 작가는 화면 속에서 이러한 뿌리의 모습이 서로 얽히고설킨 형태로 생명의 에너지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상상하여, 이러한 상상이 화면의 중심 혹은 중심축을 시작점으로 하여 사방으로 확산되어 나아가는 유기적인 형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작가가 이야기하고 있듯이 작품 속에서 마치 실뿌리와 같은 선형의 곡선들이 살아있는 생명체가 뻗어나가는 것처럼 공간을 향해 확장해 나아가는 모습은 식물의 정령이 작가의 정신을 향해 접촉을 시도하는 정신적인 지향(指向)이면서 물리적으로도 이러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듯하다. 또 이것은 작가의 정신과 우리들의 정신 사이의 지향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을 제작함에 있어서 한지와 돌가루, 그리고 동양화 채색 물감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재료는 아크릴이나 유화와 다른 화면의 흡수력과 발색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며 작가와 대상과의 교감이라는 정신성이 좀 더 차분하게 표현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0-2 2-1 신진작가-1

[박지혜,root_series_(17),_150_x_150_cm,_돌가루에_채색,_2016]

 

박지혜의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우주 공간과 같은 무한 공간을 배경으로 커다란 구형의 덩어리가 부유하듯 떠 있다. 그 덩어리는 작품 제목처럼 뿌리의 얽힘처럼 보이는데 큰 줄기로부터 파생되어가는 작은 실선들이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마치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뻗어 있고 그 사이사이로 조그만 인물과 같은 유기체가 움직인다든가 조그만 집처럼 보이는 오브제가 드러나기도 하고 꽃잎과 꽃술 같은 형태의 이미지에서 화면을 향해 모종의 기운이 뻗어 나오는 듯한 표현을 볼 수 있다. 작가의 말을 빌자면 “얇은 뿌리 같은 감정이나 상황들이 얽히고설켜 응집을 이루는 모습, 개인의 이야기부터 더 나아가 자신과 주변, 주변과 주변 등, ‘관계’에서 서로 연결되고 해체되는 것 등의 모든 현상들을 뿌리응집에 은유하여 나타내고자”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형식면에 있어서 추상적이면서도 부분적으로 사실성을 담은 세밀한 묘사를 수반하는 박지혜의 작품에는 생명과 에너지에 대한 지향성과 이를 더욱 증폭, 확장시키기 위한 ‘관계’의 확장, 그리고 이러한 관계의 확장에 있어서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자아내주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색채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젊은 작가가 감당하기 버거운 우주와 생명의 이야기를 다루는 거대 담론을 시각화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작가는 이러한 부담감을 완화시켜주는 장치로서 성실한 세부 묘사와 환상적인 화면의 구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한 노동을 읽을 수 있는 붓의 흔적들을 화면에 오롯이 담고 있어서 작가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에 신뢰감이 가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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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발굴전_고양문화재단이 주목하는 네 명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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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박지혜 – 식물과의 교감에서 발견하는 생명력과 에너지
02.오유경 – 균형, 서로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존재하기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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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고양신진작가 발굴展

일시 : 10.19(수)~11.13(일) 10am~6pm, 월요일 휴관
장소 :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관람료 : 1천원
대상 : 제한 없음
참여작가 : 박지혜, 오유경, 이마리아, 한석경
문의 : (031)960-9730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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