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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9일 제 5회 고양신진작가발굴전이 시작된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네 개의 작품들,

아트 텔레스코프(전문가의 눈을 빌려 제대로 들여다보는 전시 이야기)를 통해

멀게만 느꼈던 예술의 세계에 한 걸음 다가서 보자.

 

 

[신진작가발굴전_고양문화재단이 주목하는 네 명의 작가]

두 번째 작가. 오유경

 

 

균형, 서로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존재하기

김노암(아트스페이스 휴 대표)

 

 10-2 2-1 신진작가-4[오유경,_We_all_shine_on_like_the_moon,_가변크기,_pc큐브,_led조명,_2016]

 

 

균형 잡기는 다양한 힘. 힘의 크기, 힘의 방향이 미묘하고 복잡하게 연동해서 가능해진다. 면밀한 사전작업을 거쳐 균형점을 찾는 것은 분석과 논리, 이성과 개념만으로는 부족하다. 몸과 정신, 물질과 비물질이 혼융하는 가운데 가능해진다. 한 개인에게는 그의 신경과 감각, 신체 활동과 깊이 관련한다. 이성 이전의 감각과 특히 더 관련된다. 중력과 반중력, 원심력과 구심력, 부피와도 민감하게 관계한다. 그 관계 속에서 사물들과 이미지들이 하나의 인상으로 인지된다. 역설적으로 균형이 없는 상태에서 균형이 생성되는 것 또는 균형을 욕망하는 것이 명확해진다. 동시에 욕망마저 하나의 운동이라면 운동(불균형)으로 가득 찬 균형과 운동이 모두 소멸된 균형을 상상할 수 있다. 균형이란 불균형과의 관계이며 그런 상태의 한 사태 또는 사건이 된다.

 

크기, 무게, , 냄새, 탄생 연도, 의미, 상징, 기능, 용도 가 다른 사물들이 모빌이라는 구조물을 이용해 하나의 점으로부터 균형을 이루어 설치된다. 사물들은 각각의 무게 중심을 잡아 설치되어 모빌의 바(bar)는 수평에 가깝게 유지되고, 사물들을 미세한 움직임으로 공존한다. 이를 통해 세상의 다양한 것들 간의 조화와 균형에 관하여 이야기 하려고 한다. – 작가노트

 

오유경의 작업은 저울을 빌려온 설치로 종류와 재질과 무게가 모두 다른 각각의 사물이 교묘하게 수평을 이루며 무게의 균형을 이룬다. 마술사가 관객의 눈과 귀를 홀려 평범한 감각으로는 눈치 챌 수 없는 방식으로 기묘한 상황을 연출하듯 한다. 착시와 착각으로 만들어지는 환타지가 펼쳐진다. 순간 모든 대기와 중력이 실종된 세계가 된다. 관객이 관람을 위해 움직이는 과정에 발생하는 작은 대기의 변화로 매달린 물건들이 움직일 것 같다. 매우 안정된 평형을 유지하지만 동시에 그 평형상태는 아주 작은 변화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자연세계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변화하며 큰 변화를 겪어왔다.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하나는 내려온다. 둘이 동시에 오르거나 내려갈 수는 없다. 그것은 매 순간 엄정하게 균형을 유지해온 과정이기도 하다.

 

균형을 찾아가는 길 또는 과정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무한히 갈라지는 과정들 속에서 작가는 균형 잡기를 예시한다. 오유경의 이전 작업 중에 넓은 공간에 공중에 부양하는 다수의 공 또는 풍선이 관람을 위해 주변을 움직이는 운동에 의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설치가 있다. 이 설치 작품은 엄밀하게 말해 관객들은 각자 같은 형태의 작품을 볼 수 없게 된다. 관객 한명 한명은 모두 고유하고 개별적인 상태의 작품을 경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작품의 동일성보다는 유사한 상태들의 집합이 그 작품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관객 각자는 자기 고유의 경험을 간직한 채 전시장을 나서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업을 본 사람들 간의 대화는 조금씩 다른 경험들의 차이들로 애매한 의미의 진동상태를 반복하게 된다. 물론 이런 상황은 키네틱 작품의 경우 모두 해당한다. 운동을 다루는 작업은 모두. 그러나 현상학의 시각에 따르면 세상만물의 존재와 운동은 모두 정확하게 동일하게 경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순간 경험주체의 의식 속에 무수한 현상이 펼쳐지고 사리지기를 반복할 뿐이다. 의미는 생성되고 소멸하는 운동을 반복한다.

 

사물(곧 오브제)들을 사려 깊게 취사선택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작가의 제작과정에 자연스럽게 세계의 일부로서 대상에 개입한다는 의미를 떠올리게 된다. 오유경에게 균형 잡기란 결국 자기 자신의 질서 또는 자신이 지향하는 질서와 세계가 합일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오유경 개인의 질서는 하나의 이념으로 가능하지만 실상 우리는 세계의 질서를 알 수는 없다. 우리는 수많은 세계의 질서 또는 세계의 균형에 대한 인간적 이념(주장)을 접했을 뿐이다. 세계의 일부가 대상이 되고 예술적 오브제가 되며 하나의 환경을 조성하는 설치가 된다는 것은 오늘날 현대미술의 중요한 관습이 되었다. 이러한 하나의 관습, 미적 질서에 대해 우리는 ‘조화’, ‘질서’, ‘규칙’ 등을 떠올린다. 이는 결코 인간의 영역 밖에서는 감상(관찰)할 수 없는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세계의 이념들이다.

 

대상을 조작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관찰이란 곧 대상에 개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뭔가 조작하기에 앞서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 포함된 ‘관찰’에는 이미 조작과 개입의 운동이 포함된다. 미시적 수준에서 관찰은 곧 조작 또는 개입이다. 미세한 균형점을 찾는 시도는 이러한 의미에서 관객 또는 관찰자의 운동이 작용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말이다. 대상은 관찰자를 수용한다. 상호작용, 다시 말해 관찰자의 개입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모든 사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면 연쇄적이다. 영원한 운동이기도 하다. 세계는 유리알 유희를 하듯 서로를 받아들이며 관계하고 공존한다.

 

오유경 스스로 전지적 작가시점을 상상해서 자신이 주무르는 사물들과 사물들 간의 관계에 조작을 가한다. 사물들은 자기 고유의 속성을 상실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순간 우리는 세계의 정지, 일상의 대상을 벗어나 모두가 공유하는 어떤 이상한 상태를 보게 된다. 마치 돌아가던 동영상을 잠시 멈춘 상태처럼 기이한 긴장 상태를 연출한다. 관객은 그러한 힘들의 정지 상태를 본다. 차이들이 상쇄되어가며 하나의 동일성으로 향하는 운동처럼 보이기도 한다. 차이를 거부하는 운동 속에서 차이와 동일성의 관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차이들이 서로를 닮아가는 과정은 비가시적이다. 본래의 형태와 색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균형을 찾는 것,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의 동일한 상태로 다가가는 것은 유사하다.

 

균형이란 운동 속에 끊이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물들 간의 차이와 운동은 점차 서로를 향해 접근하며 진동한다. 비정상적 떨림의 과정 또는 일종의 속도가 전후좌우 위아래로 가감되는 과정들은 하나의 영원한 점에 도달하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운동의 영점 상태. 운동의 상대성 속에서 동일한 존재성을 모색하는 어떤 순간 환상이 펼쳐진다. 우리는 비의적 연금술의 실험을 떠올린다. 일정한 궤도를 도는 전자들의 떨림을 상상할 수 있다. 전기적 힘에 사로잡힌 입자들이 무한히 진동하다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딱 멈춰버리는 순간의 확대 버전이다.

 

오유경의 이 조용한 실험은 어느 순간 세계의 운행에 개입하는 대범한 모험이 된다. 무수한 불균형과 비대칭의 자연 상태를 경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기이한 정지 상태, 이상한 긴장상태는 흥미롭다. 이런 균형의 상태가 자기 고유의 무게 또는 중력에서 벗어나는 해방의 상태가 된다면 과장일까? 아이러니한 균형과 불균형, 조화와 부조화, 질서와 무질서가 섬세한 절차를 거쳐 대칭을 이루는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을 관찰하는 관객은 또 다른 관찰과 개입의 주체가 되어 작가의 연출에 관계를 맺는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비인간의 세계를 탐구하고 체험할 수 있다. 오유경은 그런 세계의 경험을 확장하는 실험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의 영역의 한 자락을 엿보는 행위로 도약한다. 세계가 창조되는 과정은 온통 균형과 불균형으로 가득 했을 것이다. 창조의 운동이 종료되는 시점, 신이 ‘멈추라!’ 명령하자 세상만물이 모두 멈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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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발굴전_고양문화재단이 주목하는 네 명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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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박지혜 – 식물과의 교감에서 발견하는 생명력과 에너지
02.오유경 – 균형, 서로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존재하기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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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고양신진작가 발굴展

일시 : 10.19(수)~11.13(일) 10am~6pm, 월요일 휴관
장소 :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관람료 : 1천원
대상 : 제한 없음
참여작가 : 박지혜, 오유경, 이마리아, 한석경
문의 : (031)960-9730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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