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경기유망작가전 생생화화(生生化化) – 신진:열네 개의 시선

[일상 속 예술]누구나 예술가가 된다_3화:색안경 편
2016년 11월 14일
Let's Play! 토이로 만나는 세상
2016년 11월 27일
02016년 11월 14일

14개의 시선

 [2016 경기유망작가전 생생화화(生生化化) – 신진:열네 개의 시선 Preview]  

 

글. 김유미(고양문화재단 큐레이터)

4회째를 맞이한 경기유망작가 지원사업 생생화화(生生化化)는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경기 지역 작가들이 더욱 발전적인 작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신작제작 지원금, 평론, 전시 개최를 지원한다. 올해는 신진과 기성을 나누어 선정하였으며, 아람미술관에서는 신진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인다. 신진 작가의 경우 138명의 지원자 중 최종 14명이 선정되었으며, 해당 작가들은 김윤재, 김태균, 김효숙, 박경종, 손진희(studio 1750), 안성석, 양쿠라, 윤성필, 이병찬, 이영호, 장선경, 편대식, 함수연, 홍기원이다.

작가, 작품을 통해 말을 걸다-

예술 작품은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말을 거는 행위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 안에 은유적, 함축적으로 제시한다. 따라서 작품은 예술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다.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 Lautrec, 1864~ 1901)은 ‘보는 능력을 부여받은 인간은 적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을 부여받은 인간은 더욱 적다’고 하였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보고 경험한다. 그리고 이를 기꺼이 표현하고자 하고 그럴 능력을 가진 이가 바로 작가이다. 이번 <열 네 개의 시선> 전시에서는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망작가 14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01

전통적 모티프의 현대화

11-2 2-1 경기유망작가1

김윤재

우리나라 전통적 모티프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전통 건축의 뼈대를 작품으로 확장한 <메탈 기와> 등 기존 작업에 더해 이번에는 신작 <보살> 시리즈를 선보인다. 거대한 붓다의 부조가 실제로는 총기류로 만들어진 형체임을 깨닫는 순간 관람객은 충격을 받는다. 전통과 종교적 가르침의 이면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업이다.

02

기계에 대한 자각

11-2 2-1 경기유망작가2

윤성필

산업혁명 이후부터 인간이 사용하던 기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그의 작품은 정면에서 보면 외형이 매우 복잡해 보인다. 그러나 막상 뒷면을 보게 되면 직선운동과 왕복운동으로 모든 메커니즘이 작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컴퓨터도 0과 1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기계일 뿐임을 자각하게 한다.

03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균형

11-2 2-1 경기유망작가3

홍기원

움직임, 신체, 기억, 공간의 관계를 실험한다. 낙마로 인한 하반신 마비 경험은 작품에서, 신체적인 것과 기계적인 것, 기능적인 것과 비기능적인 것,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균형을 실험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04

예술과 지리학 with 임진각

11-2 2-1 경기유망작가4

김태균

Art(예술)과 Atlas(지도책)의 합성어인 ‘ARTLAS’라는 합성어로 예술과 지리학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제시한다. 그는 이번 신작에서 임진강이라는 지역성에 주목한다. 남한과 북한을 가로지르는 이 강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거시적으로 우리나라가 처한 특수한 상황을 다룬다.

05

공간이 품은 이야기

11-2 2-1 경기유망작가5

안성석

혼란이 가득한 현실세계의 모습을 가상세계로 이끌어냈다. 불타고 있는 땅 위에는 현실세계의 모습이 간간이 보이기도 한다. 땅이 갈라지고 불타오르는 이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힘든 현실의 모습을 극대화한 듯 하다. 양 옆으로 보이는 경찰관은 위압적인 모습을 취할 때도 있고, 나약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작가는 관람객이 주도적으로 조이스틱을 다루면서 적극적으로 이 작품에 다가가기를 권한다.

06

인간의 살아 있음에 대한 흔적

11-2 2-1 경기유망작가6

편대식

인간의 살아 있음에 대한 흔적을 작품화했다. 그는 하얀 한지를 배접하고 선을 각인한 후 연필로 검게 색을 입힌다. 이때 한자의 각인된 부분만 흰색으로 남게 된다. 각인은 자를 대고 그린 것이 아니기에 미세한 떨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신작은 25센티미터 크기의 판 300개를 제작, 배치하여 각 셀들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나올 수 있도록 하였다. 셀들의 유기적인 형태와 파동을 필획에 온전히 싣고자한 작가의 노고를 확인할 수 있다.

07

수족관 속 우주

11-2 2-1 경기유망작가7

김효숙

작품은 수족관이라는 특정 대상에 개인적인 경험과 사회적인 이슈를 파편화하여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가 설정한 이 공간에서 다이버는 물 공포증이 있는 작가가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보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상적인 것, 어떠한 사건, 사회 안의 관계망이 수족관 안에 뒤섞여 있다. 작가에게 있어 수족관은 하나의 우주이며 이 우주 자체가 또한 작가이다.

08

잔잔한 일상의 풍경

11-2 2-1 경기유망작가8

함수연

우리 주변 일상의 풍경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햇빛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은 도시인의 삶 속에서 작가는 의식적으로 산책을 하며 자신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야외의 모습을 그려냈다. 작가는 “회화가 일종의 노동이 들어가는 작업이기는 하나 노동에 앞선 체험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관람객이 자신이 체험한 그때의 그 경험과 느낌이 녹아 있는 풍경을 온전히 느끼기를 바란다.

09

현대인들을 위한 소소한 상상

11-2 2-1 경기유망작가9

박경종

일상 속에서 여유를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그는 길거리에 걸려 있는 ‘불법 현수막’이나 ‘사라질 물건’을 자신의 작업에 사용한다. 작가가 거리 곳곳에 그려 넣은 이미지들을 본 사람들은 실소하게 된다. 거리의 물건을 활용한 박경종의 작품을 본 이후, 무분별하게 걸린 현수막들을 보며 소소한 상상을 하고 웃음 짓게 될 것이다.

10

해양 쓰레기 그리고 바다

11-2 2-1 경기유망작가10

양쿠라

작품이 놓인 방에 들어서는 순간 바다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작가는 서해안을 떠다니다 해안가로 밀려온 해양 쓰레기를 소재로 작업을 해왔다. 바다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해역이 존재하지만, 이 바다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바닷물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이러한 망망대해를 떠다니다 서해안으로 밀려들어온 쓰레기는 북한, 중국,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 국적이 뒤섞여 있다. 작가는 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잡한 정치적 긴장 상태와는 달리, 다양한 국적의 쓰레기가 한데 뒤섞여 부유하는 바다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11

이상향의 세계

11-2 2-1 경기유망작가11

장선경

방으로 들어서면 뿌옇게 깔리는 스모그를 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led 빛과 스모그가 내뿜는 이 기운은 우리를 제3의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 환상적인 공간을 지나 뒤로 돌아가게 되면 그녀의 <컨버터 시리즈>의 연장으로 구직 희망 이력서가 가득한 현실 세계로 돌아오게 한다. 작가는 현실의 힘듦을 하나의 연기로 소멸시켜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의 세계에 우리를 안내하고자 하였다.

12

비닐을 통해 시각화된 자본주의 사회

11-2 2-1 경기유망작가12

이병찬

비닐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도시 생명체를 탄생시켰다. 한번 사용하고 버리게 되는 일회성을 지닌 비닐은 자본주의가 가진 속성을 대변한다. 또한 이러한 비닐은 몇 백 년 후에도 썩지 않고 남겨진다. 흔하디흔한 비닐을 도시에서 태어나 활보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본 작가는 이를 기형적인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상징물로 시각화했다.

13

3116년, 돌연변이 민들레

11-2 2-1 경기유망작가13

손진희(studio 1750)

지천에 깔린 민들레를 유전자 변형을 일으켜 확대된 새로운 돌연변이로 표현했다. 작품 제목인 <LMO 3116>에서 LMO라는 용어는 유전물질이 생명공학 기술에 의해 자연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변형된 생물체를 포괄적으로 지칭하고 뒤의 숫자는 연도를 뜻한다. 3116년이라는 먼 미래를 설정하여 유전자 조작이 거듭된 미래의 민들레 모습을 제시한다. 민들레는 가냘파 보이지만, 질긴 생명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민들레가 지닌 이러한 속성과 유전자 조작이 낳을지도 모르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관람객들에게 상상해보도록 유도한다.

14

무한한 가상 세계로의 초대

11-2 2-1 경기유망작가14

이영호

우리 주변에 부유하고 있는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를 통해 가상의 무한한 공간을 창출한다. 작가는 커피 전문점 콘텐츠 제작 회사(인터와이어드)와 협업하여, 커피 전문점 매장 내부 디지털 사이니지 ‘미디어 빈’ 채널을 통해 송출된 컨텐츠 정보의 키워드나 이미지를 몽타주 기법으로 재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현실에서 우리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광고 이미지를 현실 너머의 세계로 형상화하고자 다채널 스크린, 거울 스크린 등을 사용한다. 스크린들이 서로 반사되어 무한히 확장된 이 공간은 관람객을 현실 세계에서 가상 세계로 이끈다.

+

 

‘예술은 다른 사람에게서 구할 수 없는 답을 준다. 일반 사회가 점잔을 빼느라 탐험하기 꺼려하는 것들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 알랭 드 보통 작, 김한영 역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중에서

 

2016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14명 작가는 우리가 사는 사회를 비틀거나, 직접적으로 제시하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꺼려왔던 지점을 파고든다. 누군가는 우리의 역사와 현실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우리의 미래. 혹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그렸다. 앞으로 이들이 또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지 기대된다.

        

INFO.

열네개의 시선 포스터

 

2016 경기유망작가 생생화화 – 신진 : 열네 개의 시선

일정 : 2016. 11. 2(수) ~ 2016. 11. 27(일)

관람시간 : 화~일요일 10:00 ~ 18:00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입장료 : 일반 5,000원 , 청소년 및 어린이 4,000원(20인 이상 단체 1,000원 할인)

고양시민 1,000원 할인, 문화예술인카드 3,000원

*만 2세 이하, 65세 이상, 국가보훈대상자 및 장애인 무료(본인만 해당)

*할인 및 무료관람 시 증빙서류 필수 지참바랍니다.

입장연령 : 제한 없음(1인 1매)

문의 : 아람미술관 031-960-0180 / 대표전화 1577-7766 / www.artgy.or.kr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