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감동은 없다

고양어린이박물관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2017년 4월 4일
소리인생 45주년! <김영임의 소리 ‘孝’ 대공연>
2017년 4월 4일
22017년 4월 4일

 

반가운 소식은 어디에

 

아침 알람으로 울리는 새글 소식. 지인과 관련된 경조사 일정 알림, SNS 메시지, 블로그 이웃의 소식 등. 수많은 이야기와 연관 콘텐츠들 속에서 진정 나를 위한 소식은 없다. 불완전한 다수를 위한 메시지들의 대부분은 허공에 던진 메아리처럼 갈 곳 없이 떠돌며,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봄맞이 쇼핑 광고, 멋진 TV CM, 누군가가 링크해 준 맛집 정보만이 머리 속 한 켠에 출동 준비를 한 채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넘쳐나는 정보와 소식이 확장되는 연결고리 어딘가에 ‘나’는 존재한다. 징검다리의 돌덩이 하나처럼 가만히 눌러 앉아, 누군가가 퐁퐁 즐겁게 지나가기 위해 내 삶이 배경처럼 있는 것 같다. 영화 <트루먼쇼>의 주인공처럼 나만 모르는 거대한 드라마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허황된 생각을 하다가도 이내 코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재미없고 밋밋한 드라마는 아무도 만들지 않아’

 


_

기쁘다-기 보다는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했던 것 같다.

슬프다-기 보다는 우울한 감정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맹숭맹숭한 감정은 기쁨과 슬픔에 도달하기 전의 기분, 느낌에 그친다.

_

 

미세먼지 같은 일상의 미묘한 권태로움

미세먼지 때문이다. 와, 봄이다- 하다가도 이내 우울함이 서리는 것은, 또는 덤덤함에 빠져버리는것은 하늘도 건강도 흐리게 만드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느새 내 속에 서려 쌓여가는 미세먼지와 같이, 햇볕의 이면인 그림자의 존재와 같이- 우리는 즐거울수록 더 즐겁고 싶고, 채울수록 더 채우고 싶은 목마름과 배부름의 반복 이후에 나도 모르게 허전함과 무력함을 느끼고는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즐거워야 하는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는가? 행복이 진정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이었던가. 가만보면 지금이 가장 문제인 것도 같고, 가장 안정된 것도 같다. 새로움을 추구하지 못하는 단조로움이 가장 안정적이며, 변화에 대한 목마름을 숨긴 채 살아가는 불협화음이 가장 문제인 것 같다. 선택의 기로에서 저울질을 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삶은 더욱 안주했을지언정 시간을 잃었다. 가족과 함께한 유년시절, 친구들과의 학창시절 기억처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이 또 무심히 흘러갔다.

 

 

우리는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일까, 버리고 있는 것일까

시간을 아껴 쓴다는 것이 애초에 가능한 얘기였던가. ‘시간은 금이다’라고 말하며 시간의 귀함을 인지한 사람에게도 시간은 공평하게 흐른다. ‘빨리빨리를 능률로 취급하는 대한민국의 흔한 회사 사무실에도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 저마다 일상 속에서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 가며 보내고 있는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서 로또와 같은 불확실한 행운을 통해서만 인생이 전환점을 맞으리라 기대하면서, 시간은 잘도 흐른다.

오직 통장에 넣어둔 쌈짓돈만이 시간이 흐를수록 이자라는 것이 정직하게 벌어진다. 하지만 습관처럼 테이크아웃하는 식후 커피 한잔 값보다 못한 금액이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에서 ‘김과장’은 말했다.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해. 숫자를 가지고 노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거지.” 비단 숫자만이 아니다. 이론이나 철학도 어떤 이의 입에 가서 붙는 지에 따라 다른 것이 된다. 사람의 마음먹음이 시간에 대한 상대성을 만드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주어진 절대적인 시간을 상대적으로 요리하기 위해 필요한 작은 마음가짐과 행동이 삶과 일상을 반올림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반적인 곡의 흐름을 바꾸고 새로운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같은 악보를 연주하는 것 같지만, 라이브 공연을 본 사람들은 알 수 있다. 그 날 연주자의 기분, 무대, 피아노의 컨디션, 관객의 호응 등에 따라 오직 그날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평생 한번 선보일 유일무이한 무대가 펼쳐진다는 것을.

_

_


_

보라, 들어라, 즐겨라!

갈피 없는 바람에 흔들리고서야 꽃이 피어나듯,

의심하고, 고민하고, 탐구하는 끝에 오는 감동이 당신의 삶을 반올림할 것이다.

 

 

+

 

거장의 귀환 Ⅱ_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정보 바로가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