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 꽃이 지고 푸른 잎이 빛나다

지역 예술가들의 7色 공연, 고양을 가득 채우다
2017년 4월 18일
고양어린이박물관 新바람난 뮤지엄 페스티벌
2017년 4월 18일
12017년 4월 18일

 

꽃이 지고 푸른 잎이 빛나다

꽃비가 내리고 나면 겨우내 쌓였던 체증이 조금 내려가고, 꽁꽁 여미고 있던 마음의 응어리도 조금은 풀린 듯 한 기분이 든다. 따뜻한 햇볕이 머리 위로 쏟아지면 ‘아 따뜻하다~’ 하고 겨울 이불 속의 그것과는 다른 나른하면서도 달콤한 말을 내뱉게 되는 것이다.

봄비. 봄나물. 봄바람. 봄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왠지 모를 싱그러움이 감돌고, 마음에 휘파람이 불었던 것도 잠시. 담담히 겉옷을 벗고 아이스커피를 찾게 되는 걸 보니 이제 이 봄이 가는 날도 머지 않았나 보다. 내년에 또 올 줄 알면서도, 뜨거운 여름의 뙤약볕이- 지는 낙엽처럼 황량할 가을이- 매서운 칼바람이 몰고 올 겨울이- 그만 두려워서 아쉬움에 살짝 몸서리가 쳐지는 4월의 끝자락이다.

 

 

계절은 선택할 수 없지만 우리에겐 매 순간 선택이 찾아온다

Case by Case.

딸이라면 끔찍한 한 딸바보 아빠가 있다. 남자이고 아빠이고, 가장인 동시에 누군가의 아들인 남자. 그에게 귀여운 둘째 딸이 생겼다. 하지만 그의 노모는 적잖이 실망한 눈치다.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하는데, 네가 그래도 우리 집안의 장남이 아니냐며. 벌써부터 셋째를 얘기한다.

아들 둘을 힘겹게 키워가던 한 엄마가 있다. 이제 둘째도 조금 자라 한시름 놓으려는 데, 덜컥 계획에도 없던 셋째가 들어섰다. 게다가 이번에도 아들. 아기는 항상 예쁘고 옳다는 말에 백 번이고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지만, 워킹맘인 그녀 앞에는 현실의 벽이 어느새 그림자를 드리운다.

준비된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 하고, 때로는 계획에 없던 선택을 강요 당하기도 하고, 내게 주어지지 않은 선택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서 있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보다 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결정 우위에 서기 위해 끝 없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또는 더 좋은 선택지를 제시 받을 수 있는 삶을 꿈꾼다. 선택권을 박탈 당했다 생각하고 분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결정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선택은 달콤하기도 씁쓸하기도 하지만, 분명한 건 내 인생 위에 선택이 더해질 때마다 퇴적암이 쌓이듯 차곡차곡 선택에 대한 책임의 무게가 더해진다는 것이다. 어떠한 선택을 하든 그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책임을 다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바람을 받아들이는 푸른 나뭇잎의 흔들림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내 삶에 전면으로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타인과의 관계, 사회에서의 위치, 남들의 시선, 나의 이상향. 모든 것들이 나로부터 흘러나와 다시 나에게로 이어짐을 이해하는 것이다. 지금의 선택과 곧 있을 결과가 두려운 것이든 고대하는 것이든, 언제 엔딩을 맞이할 지 모르는 삶 위의 작은 순간이다. 칭찬에 웃고 비난에 울게 되는 삶일지언정 어차피 부딪치며 살아갈 ‘사람’이라면, 가끔은 바람을 맞이하는 나뭇잎처럼 담담히 흔들리자. 찬란히 피었던 꽃이 지고 난 뒤에도, 묵묵히 가지를 움켜 쥐고 흔들리는 나뭇잎 같은 삶의 순간이 있기에 살아지는 것이 오늘인 것이다.

 

 

바람이 불면 세상이 모두 한 방향을 가르킨다. 그 속에서 바람을 이기려는 사람, 바람을 타고 떠나려는 사람, 다양한 우리네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를 바라보는 이야기의 다음은, 한 걸음 가까이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웃, 가족, 자녀, 동료… 내 삶에 주어진 모든 관계를 자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감도는 봄이 되기를… 그리고 그러한 시도에 훌륭한 매개체가 될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웃 사람들의 문화예술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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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이웃의 예술 이야기를 만나보자

2017 고양예술인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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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앞마당처럼 찾아 온 생활 속 문화예술을 만나보자

고양생활문화센터 아람마당·호수마당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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