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지적으로 충만해지는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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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고양상주단체 –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올해 상반기 대학로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이 7월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고양문화재단 상주단체로 선정된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와의 파트너십 프로그램 중 첫 번째 공연으로, ‘토론’이라는 색다른 형식을 연극 무대로 가져와 연극계와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생방송 토론의 방청객이 되는 관객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올해 2월 초연 당시 21차례 전 회 매진 기록과 함께 평균 객석 점유율 102%라는 기염을 토하고 그 열기를 이어 5월에 재공연을 올려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한 공중파 방송의 ‘100분 토론’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으로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질문, 즉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쪽이 타당한가?’라는 주제로 각계 인사 여섯 명이 모여 100분간 열띤 토론을 펼친다.

 

생방송 토론 현장에 온 듯, 방송 스튜디오를 실감나게 구현한 무대

극장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연극이 아닌 생방송 토론 현장에 온 듯 한 착각이 든다. 무대 가운데 사회자를 중심으로 패널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양쪽으로 마주 보고 앉으며, 대형 모니터 다섯 대에 실시간으로 자료화면과 토론자의 모습을 송출하는 영상 시스템을 도입해 방송 스튜디오를 실감나게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이에 관객들은 마치 실제 토론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며 자신도 한 명의 패널로서 토론에 참여하는 듯 한 생동감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작품 속 토론에는 정치, 사회, 과학, 종교, 예술계의 인사 여섯 명이 참석해 세 명씩 나뉘어 진화론과 창조론을 주장한다. 무신론자인 진화생물학 박사 전진기, ‘기생충 요정’이라 불리는 기생충 전문가 현충희, 명문대학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한 개그맨 육근철은 진화론을, NASA 출신 천문학자 우지현, 기독교 신앙이 깊은 분자생물학 박사 이성해, 괴짜 뇌 과학자 나대수는 창조론을 지지한다.

국민들의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사회자 신석기의 진행으로 진지하게 시작된 토론은 순조로운 듯 하다가 종교인 패널과 무신론자 패널 간의 갈등으로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흘러가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함이 아닌 ‘그저 이기기 위한’ 토론이 되어버린다.

 

 

민감한 주제를 신선한 방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내다

‘인류의 기원’이라는 매우 민감하고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주제를 다루는 만큼 대본은 철저한 자료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탄탄하고 완성도 있게 쓰였다. 5~6년 전 작품을 구상하고 수십, 수백 편의 서적과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며 대본을 썼다는 민준호 연출은 매년 업데이트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계속해서 관련 주제를 공부하며 대본에 반영 중이다. 배우들 역시 엄청난 정보와 지식을 담은 대본을 이해하고 소화하기 위해서 관련 전문서적과 동영상 등을 참고해 열심히 공부해야만 했다고.

 

극 중에는 팽창우주론, 빅뱅이론, 분자생물학, 양자역학, 자연선택이론, 노아의 홍수가설, 다윈의 블랙박스, 갈라파고스 등 일상적이지 않은 용어들이 계속 등장하지만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 모니터를 통해 영상과 이미지 자료를 제공하며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방대한 과학적, 종교적 지식을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연극을 끝나고 나면 관객은 뭔가 지적으로 충만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함께 한 친구나 연인, 가족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질 것이라는 게 배우들의 이야기다.

민준호 연출은 “관객 대신 극 중 인물이 대신 싸워주겠다”며 다음과 같이 연출 의도를 밝혔다.

실제 토론 방송을 보면 서로 다투고 고집부리고 상대의 말을 듣지 않는 모습이 코미디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잖아요. 모두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보고 싶은 대로 보기 때문이죠. 다만, 저희가 여러분 대신 싸워줄 테니 현실에서는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기 보다는 존중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위해 상대를 묵살하는 건 폭력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2017 고양상주단체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지난해에 이어 고양상주단체로 선정된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선보이는 2017년 첫 번째 프로그램이다. ‘고양상주단체 운영사업’은 우수한 공연예술 단체를 선정해 프로그램을 공동기획하고 제작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제공해 상주 단체가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며 더불어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객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도 함께 모색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극단으로 2년 연속 고양상주단체로 선정되었다. ‘간다’라는 극단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는데, 첫 번째는 간략할 간(簡), 다양할 다(多)로, 간략하면서 좋은 그리고 다양한 스타일의 공연을 추구한다는 뜻이며, 두 번째는 관객이 찾아오기만 기다리기보다는 관객을 직접 찾아 공연을 배달하겠다는 의미다. 극단의 첫 작품인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제4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젊은 연출가전 대상, 연출가상, 여자연기상을 휩쓸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고, 미국 뉴욕 The Craine Theater와 LA Barnsdall Gallery Theater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예술단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여러 창작 레퍼토리를 보유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오는 7월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세 개의 공연프로그램과 관객개발 프로그램으로 새라새극장을 뜨겁게 채울 예정이다. 미래의 문화예술계를 이끌어갈 청소년은 50% 특별 할인도 받을 수 있으니 친구 또는 가족이 함께 지적으로, 감성적으로 풍성해지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글. 김도란(객원기자)

 

 

         

INFO.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기      간 : 7.15(토)~7.22(토)

시      간 : 수, 목, 금 8:00pm/ 토 2:00pm, 6:00pm/ 일 2:00pm (월, 화 공연없음)

장      소 :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입 장 료 : 전석 2만원/ 초중고생 1만원

문      의 :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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