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팝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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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오! 캐롤> 

 

공연장을 나설 때 기분이 좋아지는 뮤지컬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은 이렇다. 밝고 따뜻한 내용, 귀에 쏙쏙 들어오는 좋은 음악, 눈을 즐겁게 하는 무대와 의상 그리고 실력 있는 배우. 관객의 이런 여러 가지 바람을 모두 충족해주는 작품이 오는 12월 고양아람누리를 찾아온다.

1950~60년대를 풍미한 닐 세다카의 히트 팝을 엮어 만든 뮤지컬 <오! 캐롤>은 추억에 젖게 하는 흥겨운 올드팝과 화려한 쇼 뮤지컬 무대, 국민 뮤지컬 배우라 불리는 실력파 배우들의 호연으로 입소문 난 흥행작이다. 젊은 층에는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중장년층에는 추억과 향수를 선사하는 <오! 캐롤>은 따뜻하고 기분 좋은 연말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전 세계 음악 차트를 석권한 싱어송라이터
닐 세다카

뮤지컬 <오! 캐롤>은 1950~60년대를 풍미한 미국 틴 팝의 전설 닐 세다카의 명곡들로 만든 일명 ‘주크박스 뮤지컬(창작곡이 아닌 대중에게 인기 있는 기존의 음악으로 구성한 뮤지컬)’이다. 닐 세다카는 10대였던 1957년부터 작곡가로 활동한 미국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로, 1958년에 발표한 ‘Oh! Carol’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1959년 미국 차트 9위를 기록했고, 1960년 1월 4주 동안 이탈리아 차트에서 1위를 한 이 노래는 아름다운 멜로디뿐만 아니라 곡에 얽힌 러브스토리로도 큰 이슈를 끌었다. 그가 유년기 시절에 사귀었던 여자친구 캐롤 킹(포크 음악계 대모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만든 연가였기 때문이다. 닐은 자신의 사랑을 담아 노래했지만 캐롤 킹은 같은 멜로디에 가사를 바꾼 ‘Oh, Neil’이라는 노래를 발표하며 그의 마음을 거절했다.

 


[ 닐 세다카, ‘Oh! Carol’ ]

그 후 그는 1960년 초반에 ‘You mean everything to me’ ‘Happy birthday sweet sixteen’ ‘Breaking up is hard to do’ ‘Calendar girl’ 등 지금까지 그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곡을 연이어 발표하며 빌보드 차트에 1년 365일 올라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 닐 세다카, ‘One way ticket’ (1959)]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방미의 ‘날 보러와요’는 닐 세다카의 대표곡인 ‘One way ticket’을 번안해 부른 노래다. 닐 세다카는 현재도 미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션으로, 여든에 가까운 나이에도 새 앨범을 내고 전미 투어를 하고 있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고 있다.

 

 

닐 세다카의 명곡과 떠나는 1960년대 여행

뮤지컬 <오! 캐롤>의 원작은 닐 세다카의 또 다른 노래인 <Breaking Up is Hard To do>란 제목으로 2005년 미국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 초연 후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 흥행을 이어오고 있는 이 작품의 배경은 1960년대. 주인공 마지와 로이스가 노동절 주말에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리조트로 향하고 그곳에서 재능 있는 가수이자 연주자인 델이라는 남자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한 음악이다. ‘Lonely night’ ‘Where the boys are’ ‘Stupid cupid’ ‘Oh, Carol’ ‘Calendar girl’ ‘Next door to an angel’ 등 닐 세다카의 히트곡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주인공들의 다양한 러브스토리는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노래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선사하며 친숙한 음악과 함께 휴가지에서 펼쳐지는 러브 스토리는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웃음과 감동을 준다. 닐 세다카는 원작 <Breaking Up is Hard To do> 대본에 자문으로 참여할 정도로 애정을 가지기도 했다.

 

 

더 신나고 화려하게 재창조 된 <! 캐롤>

<오! 캐롤>은 원작의 제목만 바뀐 것이 아니라 객석 500석 이내 소극장 뮤지컬을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뮤지컬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노래 편곡도 원작과 다르고 무대와 의상, 안무도 모두 바뀌었다.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한 ‘You mean everything to me’ 등 음악도 다섯 곡을 새로 보강해 구성했다. 미국에는 없던 배역 세 개가 추가됐고, 열다섯 명이 펼치는 앙상블도 새롭게 만들었다. 음악적 모티브와 미국 마이애미의 리조트라는 공간 그리고 세 쌍의 로맨스라는 기본 설정만 빌려온 셈이다. 더 크고 화려해진 <오! 캐롤>은 브로드웨이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현재 한국 버전을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역진출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시간적 배경 역시 1960년대로 원작과 같지만 줄거리는 많이 다르다. 결혼식에 신랑이 나타나지 않아 절망한 ‘마지’는 싱어송라이터가 꿈인 절친 ‘로이스’와 함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여행을 떠난다. 오랫동안 이곳을 운영 중인 왕년의 인기 여가수 ‘에스더’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며 곁을 지켜온 쇼 MC ‘허비’가 극을 이끈다. 한편,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쇼 스테이지는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인기가수 ‘델’의 독무대. 그런데 델이 부르는 노래는 사실 어수룩해 보이는 지배인 ‘게이브’가 다 작곡한 것. ‘에스더’와 ‘허비’, ‘마지’와 그녀에게 용서를 빌며 리조트를 찾아온 ‘레오날드’, 그리고 ‘로이스’와 ‘게이브’는 우여곡절 끝 행복한 결말을 향해가며 닐 세다카의 감미로운 노래와 함께 신나는 밤의 쇼 무대를 펼친다.

 

<오! 캐롤>은 대중적인 뮤지컬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출연 배우들의 연령층도 폭넓어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 서범석, 김선경, 임진아 등과 젊은 뮤지컬 배우인 서경수, 김승대, 조휘, 오진영 등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여기에 어둡거나 복잡한 갈등구조 대신 밝고 따뜻한 내용에 친숙한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까지 갖춰 데이트 뮤지컬로는 물론, 부모님과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12월에 유쾌한 공연 한 편 보는 것은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하기에 꽤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그 공연이 <오! 캐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글. 김도란(객원기자)

 

 

         

INFO.

 

뮤지컬 <! 캐롤>

 

 

기 간 : 12.1(금) ~ 12.3(일)

시 간 : 금 8:00pm / 토 2:00pm, 6:00pm / 일 3:00pm

장 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입 장 료 : R석 11만원, S석 9만원, A석 7만원, B석 5만원

문 의 :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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