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가을을 준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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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 좋은 날이 되어

숨막히는 더위가 연일 이어지던 날씨가 한풀 꺾이고, 이젠 정말 가을인가 싶을 정도로 선선해진 요즘이다. 날씨가 더울 때는 움직이기도 싫고 에어컨 바람이나 쐬며, 집안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소일하는 게 최선이었는데, 좀 선선해졌다 싶으니 집안에만 있기가 좀이 쑤신다. 어디론가 슬쩍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선선한 날씨에 이끌리듯 서점으로 향해 어렵지 않게 읽을만한 책을 골라, 볕이 좋은 카페의 테라스에 앉아서 여유롭게 커피 한잔하며 독서를 한다-

이런 날엔 다른 어떤 활동보다, 역시 야외에서의 독서가 제격이다.

 

 

Step 01. 내게 맞는 책 고르기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고, 한달에 한권 읽을까 말까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읽을만한 책의 기준은 곧, 베스트셀러 순위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만족감을 느꼈다는 지표이기에, 책을 읽고 실망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니 지극히 합리적이면서 안전지향적인 기준 설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 하여 큰 마음먹고 사서 읽었던 베스트셀러 중에 진짜 감동을 느끼며 읽었던 책이 얼마나 되는지 돌이켜본다면 이것도 그리 좋은 기준은 아닐 듯 하다. 책도 옷과 같아서 사람마다 맞는 것이 따로 있다. 옷을 피팅룸에 들어가 몸에 맞는지 한번 입어보고 사는 것처럼, 책도 서점에 들러 한번 훑어본 후 사는 것이 좋다. 저자의 약력부터 머리말, 목차, 자신을 이끄는 매력적인 문장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자신이 읽을만한 좋은 책을 찾아 읽으려면 어느 정도 노력이 깃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Step 02. 책 읽기 좋은 장소

책은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어 사실 장소에 구애를 크게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천천히 내용을 음미하며 책에 온전히 깊게 몰입하여 즐길 수 있는 장소는 따로 있다. 적당히 낮으면서 시끄럽지 않은 소음이 존재하는 장소가 적당하다. 이를 테면 사람들의 담소가 오가며, 자연적으로 들리는 바람소리나, 천천히 오가는 차 소리가 들리는 정도가 좋다. 이 정도의 소리들은 백색소음(White noise)이라고 하여 사람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온전히 개인적으로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폐쇄적이지 않은 곳이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인용 테이블만 한 두개 놓여진 조용한 카페의 야외 테라스나, 사람들이 천천히 지나다니는 동네 주변 공원의 벤치처럼 호젓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면 책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Step 03. 독서, 상상력을 활용하는 재미

음악, 영화 같은 다른 예술 장르와는 달리 독서는 직접적으로 감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타 장르처럼 단순하게 감각기관에서 인지하는 정보나 자극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독서는 눈으로 문장을 읽어내고 동시에 머릿속으로는 상상력을 통해 감각들을 재구성 하면서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 다소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글로써 표현된 글쓴이의 생각, 상황, 심리, 사물 묘사 등을 상상하고 스스로를 이입해봄으로써, 독서는 단순한 스토리를 즐기는 것을 넘어서 현실에서 하기 힘든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독서의 즐거움은 책을 통해 새로운 가치관과 이야기를 접하고 상상을 통해 자신이 생각한 모습대로 머릿속에 이미지나 상황을 그려보는 것에 있다. 즉, 독서란 독자의 상상력을 촉매로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예술성을 완성시키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드라마 등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는 하나 강력한 몰입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읽어내는 책보다 더 재미있기는 힘들다.

때때로 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머리 속으로 상상하여 펼쳐지는 세계가 더 멋지고 흥미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이 주는 무대에는 제약이 없다. 독서의 매력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자, 이제 세상 그 어디에도 없을, 나만의 가을을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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