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 가족에게 축제란, 가을의 살굿빛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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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 집에 있는 죄

 

날씨가 좋으면 괜히 잘못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엄마다.

아이를 낳고 좀 더 어른이 되어버린 내게 가을은 아, 이제 눈 깜짝하면 곧 겨울이 오겠구나- 하는 위기감과 쓸쓸함의 계절이기도 하다.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사뭇 쌀쌀해져서 거리의 옷차림들엔 반팔과 긴팔이 뒤섞여 있다. 도시의 화가들이 분주하게 채색한듯,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물결이 따뜻한 색상으로 물들고 있다. 반팔을 고이 접어 넣고 긴 팔을 꺼내며 생각해 본다. 더 추워지기 전에 추억을 더 만들자고.

혈기왕성 하던 20대 청춘의 날들은 바쁘게 사는 것이 최선인양 무심하게 흘러보냈던 내가 어느 때부터인가 지난 날을 그리워하며 다가올 날을 고대하며, 오늘에 감사하게 되었다. 바로 아이가 있어 생긴 좋은 습관 중에 하나- ‘지금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 매사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과의 시간에 있어서 만큼은 달랐다. 정신 없이 지나간 하루를 뒤로 하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소중함을 가슴 속에 새긴다. ‘그래, 주말엔 어디든 좋은 곳을 가자.’

그래서 우리의 가을을 더 아름답게 만들자. 다시 못 올 시간이기에…

 

 

축제로 숙제를 풀다

 

축제(祝祭)는 말 그대로 빌면서(祝) 제사 지냄(祭)이라는 뜻으로, 개인 또는 집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 혹은 시간을 기념하는 일종의 의식을 의미한다고 한다. 젊은 날의 나에게 축제는 화려한 음악, 흔들리는 불빛, 떠들썩한 사람들로 가득한 그런 곳이었다. 거리로 나온 콘서트장이랄까. 아니면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한 무슨무슨 장터, 옛 유래를 딴 축제 뭐 그런 것들이었다. 시끄러운 행사이거나, 허울만 좋은 행사가 축제였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축제는 달랐다. 경험하는 모든 것이 새롭다.

작은 손에 쥔 풍선, 거리를 가득 메운 악사와 공연가들을 좇는 분주한 시선, 처음 겪는 경험과 오감을 자극하는 많은 것들 속에서 울고 웃는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 사진 속에 웃음과 추억이 가득하다.

 

그러고보니 축제 또한 조금 변한 듯 하다.

유명 가수들이 오던 공연은 우리네 이웃의 노래자랑으로 바뀌고, 거리는 아기자기 다채로운 물건들이 가득한 프리마켓, 새로우면서도 뭔가 친숙한 버스킹 무대, 아이들을 위한 코너까지. 구석구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이 가득하다. 내가 판매자가 되거나 공연을 제공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물건을 사거나 마음껏 음악을 듣고 체험을 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곁들여 아이와 함께 지역의 의미를 되새기고,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축복 같은 행사인가.

그리고 나는 2002월드컵의 뜨거운 화합의 열기와 광화문을 메운 촛불의 찬란했던 빛을 모두 겪어 온 사람으로서, 군중이 함께 화합하고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외치는 그 순간을 아이에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고양행주문화제의 시민퍼레이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9월의 전반전을 고양행주문화제와 보낸 뒤 후반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작년에 깊은 감동을 받았던 고양호수예술축제가 있어서 이다. 아이가 있어 해외여행을 쉽게 가지 못하는 내게 이국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해주었던 그야말로 예술 축제이기에 올해도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다. 다시 한번 나와 우리 가족을 이탈리아, 독일, 미국의 거리로 데려가 줄 아름다운 무대가 기다려 진다.

축제의 흥분과 즐거움으로 발갛게 물들었던 아이의 뺨처럼, 올해도 살굿빛으로 물들 우리의 가을을 기대해 본다.

 

자, 이제 세상 그 어디에도 없을, 우리의 가을을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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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고양행주문화제 일정을 자세히 보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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