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 보름달이 뜬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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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사람

비행기가 수시로 전세계를 날아다니고 하늘을 넘어 지구 밖으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지금도, 우리는 추석날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보름달을 보며 소망을 기원하고 덕담을 주고 받곤 한다. 한낱 미신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어두운 밤을 찬란히 비추는 달이 주는 경외감에 압도되어 왠지 소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공상에 빠져들게 되기 때문이다.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내딛은 지 48년이나 지났음에도, 달은 아직도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으로 바라보는 대상으로의 위치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달은 이 지구에 발을 붙이고 사는 존재인 우리들에겐 여전히 믿음과 소망을 기원할 수 있는 존재이며 이를 통해 예술적 영감과 동기를 부여하는 뮤즈가 되는 존재이기에.

 

 

달과 문화

그믐달에서 보름달로 변화하는 달의 움직임은 예로부터 농경사회에서 날짜를 가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달력에 표시되는 月 또는 Month가 그 증거이다. 정착 생활을 하고 문화를 이루는 정주민인 농경 민족에게 시간을 가늠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파종할 시기, 생육할 시기, 추수할 시기를 정확하게 가늠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삶 속에 베어 있는 문화를 통해 지금까지 전해지는 달에 대한 경외심은 이 부분에서 시작된 것이리라. 농사를 성공하게 해주어 배불리 먹고 살게 해주는 고맙고 신기한 하늘의 존재로서 말이다. 그러한 경외심이 사람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달을 예술적 대상으로 바라보고 상상하며 표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달과 예술

사람의 달에 대한 관념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예술 작품 장르가 있다면 단연, 시와 그림이 있다. 밤 하늘에 떠있는 달의 느낌, 고요한 밤을 홀로 비추는 달의 고즈넉하고도 따뜻한 느낌이 시의 절제되고 함축된 언어와, 그림에서 사용되는 여백의 미와 색채로 잘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의 경우 달을 자신만의 간절한 소망을 풀어놓는 대상 또는 가슴 속에 숨겨놓은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속삭여주는 메신저로 설정하여 표현한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정읍사’라는 백제시대 고전시가의 가사가 그러하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이 시가는  먼길을 행상으로 떠나는 남편의 여정 위로 달이 하늘 높이 떠서 밝게 비추어 안전하게 돌아오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고있다.

미술에서 표현되는 달은 달이 갖는 시각적인 매력과 느낌을 잘 살린다. 밤하늘과의 대비, 달이 비추는 주변 사물의 명암 차이 등으로 화가가 느낀 달에 대한 관념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에는 제목은 별이 빛나는 밤이지만, 달이 뜬 밤하늘의 아름답고 몽환적인 느낌이 강렬하게 잘 표현된 작품이다. 환상적으로 표현되는 별 빛의 색채로 사뭇 어지러워 보일 수 있는 그림을, 밝은 달의 명확한 이미지가 중심을 잡아주며 그림으로 표현될 수 있는 달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그려낸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달빛 아래서 낭만을

아직 남은 더위가 한낮을 달구고 있지만, 들판에 벼가 노랗게 익은 걸 보니, 또 다시 가을이고, 추석이다. 가득 찬 보름달의 달빛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감성적 여운에 잠기기엔 딱 좋은 날이다. 시끌벅적하게 달을 보며 가족들과 모여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홀로 조용히 밤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한껏 감성에 취해보는 것이 어떨까.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의 밤 하늘을 보기 위해선 뉴욕을 가야하지만 그 보다 더 아름다운 밤 하늘은 빛나는 보름달과 함께 당신의 머리 위에 총총히 펼쳐져 있을 테니까. 아직 못다 이룬 올해의 남은 소원도 빌어보고 감성도 충전해보자. 찬란한 보름달 빛의 낭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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