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 이 가을, 개미보단 베짱이가 되고 싶다.

깊어가는 고양의 가을, 모차르트 음악에 물들다
2017년 10월 12일
고양어린이박물관 한글날 축제 현장 스케치
2017년 10월 12일
22017년 10월 12일

‘‘개미”인척 하는 ‘베짱이’

추석 연휴를 맞아, 서로 일상에 쫓기며 얼굴 한번 보기 힘들었던 동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술이 한 두 잔씩 오가며, 학창 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서로 앞다투어 하나 둘 씩 풀어놓다 보니, 어느덧 모두 얼큰하게 취기가 올라 선술집 밖 창으로 비치는 보름달보다 크고 밝게 달아오른 얼굴들이 되었다. 그렇게 한창을 웃고 떠들다가 친구 하나가 툭 내뱉은 한마디가 머리를 울렸다. ‘야 베짱이가 개미 인척 하느라 참 수고 많다’ 였다. 그렇다. 평범한 것이나, 일상적인 것에 별 관심을 안보이고, 학업도 뒷전에 두면서 늘상 그림이나 끄적대고 유치한 글 솜씨로 소설 비슷한 것을 쓰고 있던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 분명 지금 모습은 그때와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베짱이 같은 예술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건만 말이다.

 

 

숨길 수 없는 본성

사실 예술가로서 삶을 살아보고 싶은 내 열망은 아직 죽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직장을 다닌 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일개미 중의 하나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은 아직도 어딘가 적응이 안되고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눈을 감으면 내 상상 속에서 그려지는 이야기와 다양한 인물들의 캐릭터들이 어렴풋이 떠오르고, 이를 글로 엮어서 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득 유명 포털에 웹 소설을 업로드해서 작가로서 첫 걸음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실하게 개미처럼 꾸준히 살면 그야말로 동화처럼 다 행복해지는 줄 알고 꿈을 접고 있었는데, 현실에서는 베짱이가 되거나, 개미가 되거나 꿈과 행복을 직접 쟁취하지 않으면 불행해지는 것은(혹은 행복 인척 하며 살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1년 달력을 보니, 벌써 1년 중 3개월만 남은 시점이 되었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들이었다. 연초에는 꼭 짧은 단편 소설을 하나 써보고 말겠다는 생각에 시놉시스도 정리하고 책에 쓸만한 자료도 읽으면서 조금씩 준비를 했었는데, 어느덧 회사 일이 바빠지고 개인적으로도 도저히 시간을 내기 힘들만큼 이런저런 대소사들에 쫓기다 보니 아무것도 진척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 버렸다.

‘우물쭈물 살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라는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 문구가 머리 속을 떠다닌다.

이렇게 무언가를 포기해가며 헌신해가면서 성실하게 사는 성격은 아니었는데, 나이를 먹고 책임이 늘어가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올해는 기필코 소설가로서, 예술가로서의 삶을 시작 할 것이라 다짐했는데 말이다. 뜨는 해를 보며 다졌던 의지를 무심히 잊고 살다, 이제 둥근 달 아래서 다시 생각이 난 것이다. 어쩌면 내 자신도 잊고 있었던 마음을, 이제서라도 친구들 덕분에 기억이 난 것이 다행이라 해야 할까. 올해가 가기 전에 어서 빨리 글쟁이로서의 삶에 도전해야 할거 같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다. 정말로.

 

 

+

이제 시작하려는, 혹은 지속하고 있는 우리네 예술가들을 위한 페스티벌을 만나보자

[2017 예술인문학 페스티벌] 포스트 바로가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