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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곰팡이 연합공연 <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 

 

한국 대중음악사를 이끈 작가주의 음악공동체 하나음악과 그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푸른곰팡이의 연합공연으로 기획된 이번 공연은, 이미 별이 되었지만 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조동진의 음악과 함께 묘목에서 거목이 되어가는 푸른곰팡이 아티스트들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이 ‘푸른곰팡이’ 그 자신이 내건 소개 글에서처럼, 조용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음악을 지켜온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누구에게든 그저 가만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1990, 동아기획 그리고 하나음악

필자는 음악을 지독하게 좋아하는 동료들과 술자리에서 1990년대 음악에 대한 대화를 자주 한다. 지겨울 만도 한데 그 소재는 항상 대부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아마도 우리들은 시기적으로 그 시절의 음악을 통해 가장 큰 위로를 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의 대화는 당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받았던 음악가들로 시작했다가, 중반에 접어들면 김현식과 유재하, 들국화를 필두로 한 동아기획과 조동진과 조동익, 장필순, 한동준을 필두로 한 하나음악이라는 레이블의 경쟁 구도로 치닫기도 한다.

사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동아기획은 하나음악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으며, 포크계의 거목(巨木)이었던 故조동진에 의해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하나음악 소속 뮤지션들은 ‘유재하 가요제’ 출신이 많다. 따라서 이 두 레이블은 그냥 레이블일 뿐 라이벌 구조를 가지기엔 상관관계가 너무 깊고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끝날 즈음에는 유치하게도 각자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가와 앨범이 더 특별하다고 강조하기도 하고, (때로는)강요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대학 시절 밴드 멤버들과 항상 언쟁을 벌였던 ‘비틀즈는 록그룹인가?’ 라는 주제가 생각나곤 했다. 이것은 마치 ‘집안 일’처럼 해도 해도 끝이 없었고, 항상 이렇다 할 결론도 없는 소모적인 언쟁이었다.

 

 

음악의 힘은 전달된다

그렇다. 음악에 대한 개인의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상념(想念)일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한 개인이 음악으로부터 받은 감동은 남에게 강요할 만큼 큰 힘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힘은 라이브 공연을 통해서 더욱 강해지기도 한다. 과거의 하나음악이라는 뿌리는 수차례 태풍을 견디고 현재 푸른곰팡이라는 나무가 되어 있다.

흔히들 시류(時流)를 따르는 음악을 하면 오랫동안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음악은 어떠한가? 당장 몇 년 아니 몇 개월 뒤에만 들어도 촌스러워지기 일쑤다. 여전히 푸른곰팡이는 순위나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세계를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온전히 그 들만의 것을 만드는데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바로 그 가치가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으며, 시간의 개념을 극복하고 오랫동안 회자(膾炙)될 수 있는 가치를 부여 받고 있다.

 

 

라이브 공연에서 더욱 빛나는 그들

과거 장필순의 공연 연출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처음 밝히는 이야기인데 난 그녀의 음악은 ‘조용하고 서정적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채로 첫 밴드 합주에 참여했다. 합주 일주일 전 미리 셋리스트(공연 연주 곡목)를 받았고, 며칠 동안 무한 반복으로 그 곡들을 들었다. 여기에 나의 팬심(Fan心)까지 더해져 평소보다 훨씬 일찍 세부 연출안을 작성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 공연의 모든 것은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갈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첫 곡 ‘눈부신 세상’의 합주가 끝나기도 전에 그것은 나만의 착각임을 깨달았다. 무대 위의 대다수의 연주인들이 하나음악 시절부터 교감해왔던 음악가들임을 간과했기 때문이었다.

표현이 좀 모호하지만 그들의 연주는 원곡과 비슷하면서도 많이 달랐다. 아티스트의 보이스는 곡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했으며, 몇몇의 연주인들은 혼자서도 앨범에서 받았던 느낌 이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난 항상 혼자 있어요’라는 곡에서 박용준의 피아노 연주는 마치 장필순 뒤에서 쓸쓸하게 부는 바람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합주가 끝나고 다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나의 연출안은 다음 합주가 끝나고 나서야 슬며시 보여줄 수 있었다. 물론 그 연출안은 합주가 거듭될수록 변해만 갔다. 긍정적으로 말이다. 이렇듯 푸른곰팡이의 음악은 라이브공연에서 더욱 밝게 빛난다.

 

 

른곰팡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푸른곰팡이의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되어있는 이들에 대한 설명 중 가장 인상 깊은 두 문장을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어둡고 외진 구석에 피어나는 곰팡이 중에는, 사람을 살리는 약이 되는 푸른 곰팡이가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은 조용한 세상 한 구석에 모인 이들이 만드는 음악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번에 개최 될 푸른곰팡이 연합공연 <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는 오롯이 그들의 음악이 관객의 마음을 보듬는 위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또한 이 공연이 거목을 떠나보낸 그들 자신에게도 큰 위로가 되길 희망한다. 그들의 음악은 언제나 그랬듯이 잃어버렸던 마음 한구석에 조용이 자리 잡는다. 그들과 함께 떠나는 음악 여행이 머지않았다.

 

글. 문제임스(푸른곰팡이 연합공연 연출)

 

 

 

출연진의 이름을 클릭하면 공식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더버드   오소영   소히   새의전부   오늘(O:neul)   장필순   정혜선   이규호   조동희

 

 

         

INFO.

 

푸른곰팡이 연합공연

<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

 

 

기      간 : 12.29(금)~12.30(토)

시      간 : 금 7:30pm, 토 6:00pm

장      소 :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입 장 료 : 전석 6만6천원

대      상 : 초등학생 이상

문      의 : 1577-7766 / www.artgy.or.kr

 

+ 예매 바로가기 

+ [우리, 지금 여기, 같이 있을 동안에] 포스트 보기 

+ 푸른곰팡이 공식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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