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에 한걸음 다가가게 해준 8인의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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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중심 예술 활성화 프로젝트 –.
.‘100인의 인터뷰’展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예술 강좌들이 생겨나고 있는 요즘, 어쩌면 예술이란 마음만 먹으면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예술을 어떻게 즐기고 감상해야 하는 지, 특히 현대미술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한다. 봄부터 시작된 <시민중심 예술 활성화 프로젝트>는 이러한 고민해서부터 출발했다.

지속적인 강좌와 예술가 및 예술 전문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전시를 만들어내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시민 100인과 함께 달려왔다. 100인의 예술 후원단은 전시 참여 작가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현대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품었던 100인의 시민들이 예술가들의 작품과 작품 세계를 알아가면서 해답을 찾는 여정이 담긴 ‘100인의 인터뷰’展은 12월 16일부터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그리고 여기, 100인의 후원단의 물음에 기꺼이 응답해준 작가 8인을 소개한다.

 

 

김준 ┃ Joon Kim

김준_ 「소원당 -소원을 빌다」, 혼합재료(나무, 스피커, 앰프, 8채널 사운드), 가변설치, 2017

김준 작가는 보이지 않거나 주목하지 않는 소리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이를 시청각적으로 전달하여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소원당>은 제주도 신당의 원조로 알려진 송당리 본향당 주변의 소리를 채집한 작품이다. 관람객은 테이블에 마련된 소원지에 소원을 써서 서랍을 열고 그 소리를 들으며 소원지를 넣는다. 이런 기원 행위를 통해 옛 제주도민들의 기원 의식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안규철 ┃ Kyuchul Ahn

안규철_ 「기억의 벽」, 350x1204cm 색종이, 못, 마카펜, 연필, 사다리, 2015

안규철 작가는 현대 사회에 대한 고민, 상실과 실패와 같은 철학적 개념들을 끌어와 작업한다. 그는 작품의 외형보다는 작품에 동원되는 생각에 더 중점을 둔다. 4천여 개의 못이 박힌 작품 <기억의 벽>에는 관람객이 소중한 것을 적은 종이 카드가 걸린다. 관람자들은 잠시 발길을 멈추고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 단 하나의 것을 생각하고 적는다. 전시 기간 동안 벽에 모이게 되는 종이 카드는 하나씩 벽에 걸리면서 카드 섹션처럼 꾸준히 변화한다.

 

 

옥인 콜렉티브 ┃ Okin Collective

옥인 콜렉티브_ 「황금의 집」, 싱글 채널 비디오, 19분 50초, 2017

옥인 콜렉티브는 현대 사회의 이슈들, 사람, 그리고 예술과의 관계에 대해 모색한다. 출품작 ‘까사돌(Casa d’Or)’, 즉 <황금의 집>은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카페이자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영상은 도시의 노화와 동반되는 도시민들의 노년의 삶, 개인과 커뮤니티, 감성의 연대와 예술의 향유 등에 대한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룬다. 누구나 맞게 되는, 맞을 수밖에 없는 노화라는 삶의 과정을 우리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그리고 예술가로서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이진준 ┃ Jinjoon Lee

이진준_ 「Blind Sound in Soumd Mirrors – Nowhere in Somewhere Series」, 싱글 채널 비디오, 2분 50초, 2017

이진준 작가의 신작 <Nowhere in Somewhere>는 치명적인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히로시마와 켄트에서 촬영한 장면들을 결합한 비디오 콜라주 작업이다. 하나의 스크린 양면을 이용한 이 투채널 비디오 작업은 비디오 콜라주를 통해 시간을 수직적인 개념이 아닌 연속적, 중첩적 개념으로 시각화한다. 작가는 비극적 역사를 지닌 장소의 의미와 기억이 단순히 과거이기에 종료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장지아 ┃ Jia Chang

장지아_ 「그녀 아닌 그」, 양가죽, 112x109x5cm, 2014

장지아 작가의 가죽 드로잉 시리즈는 가죽을 인두로 지져가며 완성한 작품이다. 삶을 위해 희생된 소의 고통은 작업의 고통, 즉 작가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가죽 드로잉은 힘겨운 고통을 견뎌내야 각인할 수 있는 가죽 표면에 기록하는 가학적인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이 과정은 마치 누군가에게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고백하는 것과 같다. 작가는 이 가죽 드로잉을 “본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들춰내고 기록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최선 ┃ Sun Choi

최선_ 「멍든 침」, 320x900cm, 캔버스에 아크릴, 2016

최선 작가는 ‘아름답다’고 간주되는 통념적인 미의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멍든 침>은 양파를 문지른 메모지를 염색시키고 거리의 침을 붙여 그 형상을 본 뜬 후 확대하고 조합해서 그린 그림이다. 작가는 거리에 침들이 사람들의 멍든 가슴이 뱉어낸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거리의 침에 주목했다고 한다. 이렇게 작가는 더럽거나 거부감이 느껴지는 재료들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작품이 지닌 실질적 숭고함에 대해 질문한다.

 

 

카초 팔콘 ┃ Falcon Cacho

카초 팔콘_ 「무제」, 캔버스에 오일마카, 72x93cm, 2017

카초 팔콘이 그리는 초상화는 단순한 초상화의 개념이라기보다 인생의 기록에 가깝다. 그는 얼굴을 ‘영혼을 보는 거울’이자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는 ‘캡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인물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그들의 인생이 담긴 초상화를 그린다. 초상화에는 해당 인물이 겪었던 사건과 감정들, 본인 인생의 키워드들로 채워져 있다. 낯선 이들이 전하는 그들의 인생 이야기들은 그의 작품의 근간이 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카초가 지향하는 커뮤니케이션 아트라고 할 수 있다.

 

 

홍순명 ┃ Soun Hong

홍순명_ 「다이아몬드 포레버 – 아프리카인(1704)」, 캔버스에 유채, 91x117cm, 2017

홍순명 작가는 간과해버리는 주변의 풍경들, 왜곡되고 모순된 사건들을 작품으로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중심과 주변,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 진실과 거짓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질문한다. <다이아몬드 포레버> 시리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업자 세실 로즈가 악랄한 자본가이면서도 영웅으로 여겨지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담고 있다. 이러한 모순과 거짓들을 작가는 역설의 의미로 ‘장밋빛’이라는 긍정과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색으로 구사했다.

 

글. 정시춘(전시사업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INFO.

 

시민중심 예술 활성화 프로젝트

‘100인의 인터뷰

 

 

기     간 : 12.16(토) ~ 2018.3.25(일)

시      간 : 화~일 10:00am~6:00pm / 월요일 휴관

장      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입 장 료 : 일반 5천원, 청소년(24세 이하) 및 어린이 4천원

문      의 :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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