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현대 미술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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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중심 예술 활성화 프로젝트 –
‘100인의 인터뷰’展

당신에게 현대 미술은 무엇인가요?”

질문을 받는 이 모두가 선뜻 답하기 쉽지 않고, 따로 정답이 있지 않은 이 물음을 건네는 전시, ‘100인의 인터뷰’展이 12월 15일(금)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시민후원단 100인과 함께 달려온 전시인 만큼, 이 물음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기 위해 여정을 함께 한 시민후원단과 전시 참여 작가, 관계자들이 모여 한 마음으로 전시의 성공적인 오프닝을 축하하였다.

1. 오프닝 행사를 이끈 김언정 책임 큐레이터 
2. 최선 작가의 작품 소개  
3. 축하공연 중인 가수 김길중
4. 작가와 시민후원단의 인터뷰영상을 상영하고 있는 전시장 로비 

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아홉 대의 모니터엔 이번 전시에 참여한 8인의 작가가 시민후원단의 물음에 답한 영상과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후원단의 인터뷰 영상이 재생된다.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시민후원단의 진솔한 후기를 담은 이 영상은 작가와 전시에 대해, 그리고 현대미술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100인의 인터뷰’展은 2018년 3월 25일까지 아람미술관에서 계속된다. [편집자주]

이제 예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20세기 초 대중들에게 난해해 보였던 현대미술의 최대 사명은, 예술과 생활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었다. 다다가 그러했고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가 포함되었던 *플럭서스 운동이 그러했다. 예술은 늘 감상자들과의 공감대를 통해 그 쓸모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열망은 대중들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는 외침이요, 보이지 않는 몸짓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현재까지도 이어진다. 예술을 좋아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사람들에게 현대미술은 어렵다. 반면 영화, 게임, 웹툰, 사진, 디자인 등 재미있고 친근한 대중예술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순수’라는 라벨을 붙인 예술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 그래서 묻는다. 이제 미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이번 전시 <시민중심 예술활성화 프로젝트- 100인의 인터뷰>는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답은, 혼자서가 아니라 혹은 예술계에 속한 작가나 이론가들이 아니라 관객들과 함께 모색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흔히 해오던 방식대로 ‘작품만을 보여주는’ 전시의 형태로는 가능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시와는 별도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7개월간의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감상자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예술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고 지켜보는 과정이 기획에 반영되었다. 현대미술에 대한 시민들의 솔직한 심정은 어떠한지, 얼마만큼의 거리감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서로 조금씩 다른 기대감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이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조심스럽고 기민한 눈으로 관찰해야 했다. 이런 긴장된 ‘들여다봄’ 속에서, 참여한 시민들이 미술의 역사에 익숙해지고 예술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입장과 관점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 또 그들이 직접 작가들을 대면하여 생생한 음성과 예술적 톤을 체험하도록 순차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시해 나갔다.

1부터 순서대로 안규철, 장지아, 최선, 홍순명 작가와의 만남

예상외로 작가들을 눈앞에서 만난다는 것은 책이나 화면으로만 보던 대상을 직접 대면하는 것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다른 2차적인 수고가 들지 않았다. 시민참여자들은 작가와의 워크숍을 신선하고 적극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전시참여 작가 8인의 덕이기도 하다. 1차적으로 그들이 가진 예술의 힘이 강하고 깊기도 했지만, 모두 적잖이 바쁜 일정을 가졌음에도 수차례나 적극적이고 성의 있게 시민들과의 만남을 즐겨주었다. 그 모습은 예술이 가진 인간에 대한 예의를 현실로 목도하는 뿌듯한 과정이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미술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미술계의 주목할 만한 흐름을 읽고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전시와 더불어 관객의 입장을 전시기획의 절반으로 잡은 데에는 수용자들의 역할이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새롭게 조망되고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한 예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그 풍요로운 결과가 널리 향유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관심과 심적인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 전시는, 이 점에 주목해 관객이 곧 주체적인 예술 후원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데 또 다른 힘을 쏟은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깊이를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해보면 미술은 조형성을 추구하며, 어떤 예술적 의미 혹은 가치를 전달하려한다는 면에서 피상적으로 예술계라는 동종성의 원리를 가진 듯하지만, 그 동종성의 구체적인 형태는 특히나 현대미술에 이르러 구체적으로 언급될 수가 없다. 그 테두리 안에 담긴 개별적인 예술작품들의 성격은 이 세상 사람들의 다양성만큼이나 다채로울 수 있다. 이번에 참여한 8명의 작가들은 저마다 현대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분들이다. 그들이 예술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들은 삶에 대한 진정성을 향하고 있고 우리로 하여금 생각의 전회를 불러오게 한다.

많은 예술작품이 목적으로 삼는 것은 작품의 감상자들로 하여금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때론 성공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예술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과 느낌은 다소 차이가 있다. 그것은 아무런 의미도 전해주지 않는 무용한 것일 수도 있고, 특별한 향유자들의 몫인 것처럼 보여 불편한 것일 수도 있다. 상반되게는 예술이 인생을 충족시키거나 변화시키는 둘도 없이 소중한 의미를 지닌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비교적 확실한 것은 우리가 예술을 적극적으로 대하고자 할 때 예술도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몸짓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과 함께 하는 삶이 그렇지 않은 삶보다 더 다채롭고 풍요로울 수 있다. 이제 예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예술을 감상하는 우리들 안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언정(고양문화재단 책임 큐레이터)

*플럭서스 운동 :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 전위 예술 운동. 플럭서스는 흐름, 끊임없는 변화, 움직임을 뜻하는 라틴어로 미래파나 다다이즘, 또는 초현실주의와 같이 하나의 양식이 아니라 하나의 심리 상태라 할 수 있으며,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집단의 활동을 의미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 색채용어사전, 2007, 도서출판 예림]

시민중심 예술 활성화 프로젝트
‘100인의 인터뷰

기 간  12.16(토) ~ 2018.3.25(일)

시 간  화~일 10:00am~6:00pm / 월요일 휴관

장    소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입장료  일반 5천원, 청소년(24세 이하) 및 어린이 4천원

문 의  1577-7766 / www.artgy.or.kr

참여작가  김준, 안규철, 옥인 콜렉티브, 이진준, 장지아, 최선, 카초 팔콘, 홍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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