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 쿨한 안녕, 그리고 즐거울 준비

고양어린이박물관 2017 교육결과보고전 – 꿈굽는 예술공장
2017년 12월 21일
굿바이 2017, 잘 부탁해 2018!
2017년 12월 22일
12017년 12월 21일
 우리가 행하는 모든 예술은 견습에 불과하다. 위대한 예술이란 바로 우리의 인생이다.
All the arts we practice are apprenticeship. The big art is our life.


M.C 리차즈

Life is Art

마치 개학 전 날, 밀린 그림일기를 쓰기 위해 기억을 떠올리며 안간 힘을 쓰던 초등학교 여름방학의 마지막 날처럼, 올 해도 12월 마지막 주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뭔가를 열심히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즐거웠던 순간도 있었던 것 같지만, 연말이 되어 ‘한 해를 추억하며 내년 계획을 떠올려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거짓말 같이 아무 것도 머릿 속에 확연히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대충 기억을 뭉뚱그려 올 해는 즐거웠다고 ‘퉁’치고 넘어가는게 편하고 좋은 것 같다는 생각 뿐. 다른 어떤 사람들처럼 디테일하게 올 한해를 연말정산 하듯이 조목조목 기억과 기록을 총동원하여 강박 가득한 반성과 자아 비판 같은 것은 하고 싶지 않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만 않았다면, 나의 1년은 그럭저럭 잘 살아온 것일 테니… 내년에도 그렇게 물흐르듯 흘러가는 무탈한 한 해를 보내보자 하는 생각이면 충분치 않을까.

어차피 즐겁기 위해 삶을 이어나가고 꾸려가는게 인생의 대전제 아니던가. 세세한 부분은 상황에 맞게 맞춰 나가면 그만이고 말이다. 실적이라던지 이익이라던지 따지는 건 회사생활하면서나 적용시키는게 낫다. 삶이고 인생이란 결과만으로 따져볼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지 않는가. 인생이란 행복이라는 이상향을 그려내기 위한 저마다의 과정을 이어나가는 데에 의미가 있는 예술의 영역이니까 말이다.

떠나가는 이에게, 사라지는 순간들에게

사랑했던 누군가와 헤어질 때나 애착하던 어떤 상황을 끝맺어야 할 때, 사람은 누구나 후회를 한다. “조금만 더 잘할 걸”, 또는 “그렇게까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하고 말이다.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해 결국 이별에 마주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별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러나 보통은 쌍방과실이다. 자신의 잘못이라는 일방적인 이유로 이별을 하는 경우는 없다. 보통 그렇게 되면, 후회라는 감정을 차마 품지도 못할 만큼 더 이른 시점에 감정의 교류가 그다지 오가지 않았던 그 때에 그 관계는 끝이 났을 테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유한한 존재로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네의 필연적인 이유로 이별을 마주하게 되는 것일 테니 더욱 후회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후회는 이별 앞에서 슬픔을 불러온다. 이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한껏 슬픔에 빠져 스스로 자학하는 것 뿐이다. 후회로 격발된 슬픔의 감정은 추한 이별을 하게 만든다. 평소에 생각지도 못할 온갖 구질구질한 방법을 동원하여 마치 무언가에 빙의된 사람처럼 상념에 휩싸여 겉잡을 수 없는 행동들을 하곤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새벽 3시 정도에 모두가 우울함을 달래주는데 지쳐서 떠나버린 즈음에 술에 취해 예전 애인에게 스무번 전화를 거는 정도라 할까. 생각만해도 몸서리 처지게 끔찍하고 추한 이별 세레모니다.

이별 후에 후회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후회를 할거면 바로잡을 수 있을 때 해야하는 것이다. 어차피 떠나가는 것이라면 좋은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망각으로 정리하도록 하자. 이별 후에 더 좋은 인연과 만남이 기다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후회 가득한 눈물보다는 쿨하게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작별 인사를 하자. 떠나가는 이에게, 그리고 사라지는 순간들에게.

새로움을 기대하는 ‘즐거울 준비’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이를테면 입사를 위한 면접을 본다거나 소개팅을 할 때, 우리는 목욕을 하고 가장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으로 정갈하게 몸을 치장한다. 외모를 정리정돈하여 깔끔한 인상으로 새로운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한껏 표출하는 것이다.

새로운 한 해가 온다고 한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는 정신과 마음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한해를 즐겁게 맞이하기 위해서 말이다. 마치 가을 들판에서 추수된 볏단에서 털려나간 쌀알처럼 무참히 깨지고 흩날려진 멘탈의 수습과 어느새 켜켜이 쌓여버린 각질처럼 1년동안 무신경하게 무뎌져버린 감성의 회복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1월1일 새해가 몇 일 안 남은 지금, 각종 송년모임으로 술독에 빠져서 지내기보단, 멘탈 정리와 정돈을 위한 독서 활동과 감성 회복을 위한 문화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신과 마음을 정리정돈 해보자. 즐거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자신을 새롭게 재정비하여 다시 즐길 수 있는 정신과 감성의 힘을 충전하는 것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다가올 내년을 맞이하고 인사 하도록 하자.

“2017년 한해도 즐거웠다고. 다가올 한해도 즐거울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고양문화재단의 2017년 공연/전시/축제/교육 프로그램을 돌아보고, 더 즐거울 내년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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