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
1.Abel 2.Irene 3.Josefina 4.Kim
그는 사방이 온통 흰색으로 단순하기 그지없는 병실 안에서 색감을 잡아내고, 환자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빛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디지털 효과와 기술로 치장하지 않는 사진이 주는 순수한 감동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아무 기교 없이 순수 촬영기법을 사용해 아날로그 카메라로 작업했습니다. 인생의 한순간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사진들을 담은 것은 저의 사진기술을 과시하거나 사진가로서 주목받고자 함이 아닙니다. 이 사진들은 사라져가는 동안에 무언가를 남겨두고자 하는 인간의 영혼에 대한 것이고, 저는 그저 단순한 예술가이자 메신저일 뿐입니다.”
1860년대 초 미국 남북전쟁 당시 사진작가 매튜 브래디의 스튜디오 앞에는 군에 갓 입대한 신병들이 긴 줄을 섰다고 한다.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을 대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길 자신의 현재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진전은 이러한 전통에 맞닿아 있다고 앤드루 조지는 설명하고 있다.
살 수 있는 날이 며칠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 우리보다 앞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은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 번도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모든 것들과 모든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놓치지 않고 감사해 했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인생을 더 즐기고, 좀 나중에 해도 되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며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우리에게 전한 많은 조언과 응원은 한 분의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은 인생의 편도 티켓을 쥐고 있는 셈이에요. 인생을 허비하지 마세요.”
글. 김도란(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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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앤드루 조지(Andrew George)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로서, 그는 전 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사진은 발표할 때마다 ‘허핑턴 포스트’, ‘배니티 페어’, ‘시카고 트리뷴’ 등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앞 다투어 보도할 만큼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한국에서 개최하는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관용 박물관(Museum of Tolerance)과 벨기에의 브뤼허 박물관(Musea Brugge)외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