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참 행복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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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전하는 삶의 메시지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우린 애써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떠올리면 슬퍼지고, 나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면 너무나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것이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 죽음 역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어울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원제 : Right, before I die)>은 이 물음에 대해, 가만히 답을 내어준다.

여기 있는 사진들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결코 우울하게 하지는 않는다. 죽음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죽음이 삶의 한쪽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동안 무심했던 것들에 감사하며 삶의 가치를 재정비하게 해준다.” _소설가 알랭 드 보통

미국과 유럽에서 7만 명에게 감동을 전한 사진전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앤드루 조지의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는 그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난 이들의 얼굴을 담은 사진과 그들과의 인터뷰를 모아놓았다. 그가 2년간 만난 이들은 모두 스무 명.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한 이들은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런 시간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진 속의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 이 세상에 없지만, 이들의 사진과 이야기는 죽음을 생각하기에는 젊고 건강한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 지 값진 힌트를 주고 있다.

죽음은 모든 이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죽음에 관련된 정보를 쉽게 접하고 있죠. 이렇듯 죽음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고, 나 역시 그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앤드루 조지는 이렇게 말하며 전시를 통해 사진 속 인물들이 전하고 있는 죽음의 수용과 평화로운 생각에서 오는 감동을 다양한 관객과 나누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7만 명의 관람객에게 삶의 가치에 대한 감동을 전한 이 전시는 지난 2017년 6월에 아시아 최초로 충무아트센터에서 전시되었다. 당시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 8천여 명이 전시장을 찾아 감동의 메시지들을 남겼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아름다운지 느낀 전시회.”

사진전을 통해 흘러가는 시간으로 놓치고 있던 나의 인생에서의 의미를 찾아야겠다는 숙제를 안고 갑니다.”

이 전시회는 내 안에 큰 요동을 일으켰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해준 전시였다.”

인생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것은 나를 성숙하게 해주는 감사한 일의 한 부분이라는 것,
죽음 앞에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있는 것은 아름답다>는 해외 전시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전시의 감동과 여운을 더욱 길게 남긴다. 전시를 통해 내 삶을 되돌아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손 편지로 남기는 ‘1년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이벤트와 웰다잉 강사들과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특별 강연회가 진행된다.

사진과 함께 사진 속 인물의 인생 이야기를 천천히 읽다 보면 지금까지 내가 무심히 지나쳤던 사람들과 풍경 그리고 순간들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된다. 전시장을 나서면 또다시 여느 때처럼 일상을 살아내느라 정신없어진다 할지라도, 문득문득 그들의 눈빛과 이야기들이 떠오른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무심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

1.Abel  2.Irene  3.Josefina  4.Kim

그는 사방이 온통 흰색으로 단순하기 그지없는 병실 안에서 색감을 잡아내고, 환자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빛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디지털 효과와 기술로 치장하지 않는 사진이 주는 순수한 감동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아무 기교 없이 순수 촬영기법을 사용해 아날로그 카메라로 작업했습니다. 인생의 한순간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사진들을 담은 것은 저의 사진기술을 과시하거나 사진가로서 주목받고자 함이 아닙니다. 이 사진들은 사라져가는 동안에 무언가를 남겨두고자 하는 인간의 영혼에 대한 것이고, 저는 그저 단순한 예술가이자 메신저일 뿐입니다.”

1860년대 초 미국 남북전쟁 당시 사진작가 매튜 브래디의 스튜디오 앞에는 군에 갓 입대한 신병들이 긴 줄을 섰다고 한다.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을 대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길 자신의 현재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진전은 이러한 전통에 맞닿아 있다고 앤드루 조지는 설명하고 있다.

살 수 있는 날이 며칠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 우리보다 앞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은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 번도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모든 것들과 모든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놓치지 않고 감사해 했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인생을 더 즐기고, 좀 나중에 해도 되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며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우리에게 전한 많은 조언과 응원은 한 분의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은 인생의 편도 티켓을 쥐고 있는 셈이에요. 인생을 허비하지 마세요.”

 

글. 김도란(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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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앤드루 조지(Andrew George)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로서, 그는 전 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사진은 발표할 때마다 ‘허핑턴 포스트’, ‘배니티 페어’, ‘시카고 트리뷴’ 등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앞 다투어 보도할 만큼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한국에서 개최하는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관용 박물관(Museum of Tolerance)과 벨기에의 브뤼허 박물관(Musea Brugge)외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었다.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

기 간  2017.12.28(목) ~ 2018.2.28(수)

시 간  화~일 10:00am~6:00pm / 월요일 휴관

장    소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입장료  성인 7천원, 청소년 및 대학생 6천원, 어린이5천원 (고양시민할인 30%)

문 의  1577-7766 / 031-960-9730 / 전시문의 02-6959-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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