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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주차 고양문화재단 뉴스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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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토] 감상법 : [수궁가]가 끝나는 지점에서 [귀토]가 시작된다 |
글_유영대 (국악방송 사장 · 고려대 명예교수) 고려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판소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에 대해 연구하고, 현대화 무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
국립창극단에게 고양아람누리는 특별하다. 2007년 개관기념축제에서 국립창극단의 국가브랜드 작품 [청]이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때 [청]으로 고양시민들에게 잔잔한 충격을 주었던 것이 생각난다. 국립창극단은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만큼 한국적 음악극인 창극의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단체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국립창극단에서 아람누리 무대에 올릴 작품 [귀토]는 기존의 창극 [수궁가]를 보고 즐겨왔던 왕 팬들이 이번 신작 [귀토]를 보고 현대창극의 놀라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
사진_ 2021년 공연장면 @국립창극단 제공 |
창극 [귀토]를 보고 우선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당혹스러움이다. 전통적인 [수궁가]를 보고 ‘더늠(판소리 창자 개인이 사설과 음악 등을 새롭게 짜 넣은 소리 대목 혹은 특정 창자가 다른 창자들에 비해 월등히 잘 부르는 소리 대목)’을 즐기려는 관객의 기대를 완전히 뒤집어 놓기 때문이다. [귀토]는 창극 [수궁가]를 완전히 전복시키고 해체하여 새롭게 복원한 작품이다. 정광수제 [수궁가]의 더늠을 기반으로 작창했다고 하나, 정작 그 소리제가 담고 있는 사설이라 더늠을 원형대로 감상할 기회는 거의 없고, 작가이자 연출인 고선웅이 패러디한 노랫말을 한승석 스타일의 작창으로 확 바꿔, [수궁가]가 아닌 [귀토]의 판소리를 감상하게 된다. 원작의 더늠을 살려가면서 조심스럽게 작가의 목소리를 집어넣은 기왕의 창극전통을 완전히 허물고, 처음부터 끝까지 원전을 뒤집어서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원작을 뒤집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통쾌한 전복이 주는 장점을 [귀토]는 충분히 갖추고 있다. 창극을 통하여 우리 전통인 [수궁가]로 되돌아가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궁가]가 끝나는 지점에서 [귀토]가 시작된다. 애초에 우리가 알았던 그 발랄한 토끼가 용궁을 탈출하여 육지로 돌아온 [수궁가]의 서사를 이끌었던 아비 토끼(兎父∙토부)는 죽고, 그 아들 토끼(兎子∙토자)가 주인공이 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기나긴 서사를 이끌어 간다. [수궁가]에서 토부는 자신이 살던 팔난세상이 싫어서 용궁으로 도망치듯 갔었다. 토부는 수정궁이 자신을 죽이려는 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용왕을 속여 가며 탈출하여 세상으로 돌아왔었다. [귀토]에서 토자는 아버지가 이미 수궁에 잡혀갔다가 온갖 고초를 겪고 돌아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육지세상의 위험과 환난을 마주하면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수궁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꿈꾼다. 그래서 그는 토부를 태우고 세상으로 나왔다가, 아직 수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라를 만나 스스로 수궁으로 향하게 된다. |
사진_ 2021년 공연장면 @국립창극단 제공 |
토자가 자라를 따라 수궁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익히 알고 있는 [수궁가]의 서사와 같은 듯 다른 맥락의 상황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수궁가]와는 전혀 다른 [귀토]의 당혹스러운 전개는 시간이 흐르면서, [수궁가]와 여러모로 닮아 있는 작품으로 변화하게 된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불쑥불쑥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애초의 [수궁가]의 서사 단락과는 무관하게 좌충우돌 등장하여 [귀토]를 이끌어간다. 용궁에서 듣는 ‘녹수청산’은 신박한 효과를 준다. ‘계변양류’, ‘상좌당툼’, ‘범내려온다’ 등 익숙하게 알고 있는데도, 전혀 다른 작창을 통하여 빠르고 익살스러운 방식으로 변주된 노래를 들어가노라면 어느덧 [귀토]가 낯선 작품이 아니라 어디서 본 듯한, 데자뷰로 다가온다. 도저하게 흐르는 바닷길의 흐름을 표현해주는 진양조의 ‘범피중류’가 아니라, 조급하게 촐랑대며 남해용궁에 이끄는 자진모리 장단의 ‘범피중류’를 흥겹게 감상할 수 있다면 이 작품은 우리에게 충분히 즐길 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준다.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녹수청산’·‘계변양류’·‘세재팔란’·‘고고천변’·‘용왕탄식’이 툭 튀어 나온다. 그만큼 해체의 정도가 확연하며, 그래서 [수궁가]에 대해서 가졌던 통념을 버리고, 이 작품을 하나의 창작품으로 대해야 비로소 이 작품의 진면목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공연이 흘러가면서, [귀토]는 실험적 창극이 도달할 수 있는 일종의 경계에 위치한 놀이극이라고 규정하게 되고, 비로소 조바심을 버리고 편안하게 작품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낯선 출발에서 혼란을 주던 [귀토]에 어느덧 익숙해져서 원전의 흐름과 겹쳐서 보게된다. 그래서 귀토는 [수궁가]와 같은 작품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 같은 부분과 차이나는 부분을 잘 분간하여 보게 된다면 비로소 작품이 주는 묘미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귀토]는 [수궁가]에만 한정하지 않고 [춘향가]의 ‘이별가’ 에피소드를 끌고 와서 토끼 가족의 이별을 형상화한다. [흥보가]의 ‘제비노정기’를 맛보여주기도 한다. 그뿐인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인용하여 극중극을 보여준다. 오르페오 삽화는 끝끝내 이루어지지 않는 구원에 관한 주제를 환기시켜 준다. 페스티쉬를 동원하여 작품의 주제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
사진_ 2021년 공연장면 @국립창극단 제공 |
[귀토]에서는 토끼 가족을 삼대에 걸쳐 등장시킨다. 토자도 토부와 마찬가지로 지상의 환난을 견디지 못해서 용궁을 꿈꾸고, 그리고 자라를 따라 그 험한 땅으로 갔다가 치도곤을 당하고 돌아온다. 그래서 [귀토] 또한 [수궁가]류의 주제를 반복적으로 변주하여 보여준다. ‘사는 게 고달파도 내 터전히 제일이여’라는 메시지가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아주 익숙하게 다가온다. 세상이 지겨워서 떠났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탕자의 모티프가 신화처럼 영원히 반복되면서, [수궁가]는 새로운 듯 묵은, 해석의 여지를 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귀토]는 그래서 ‘거북과 토끼 이야기(龜兎)’이면서, ‘돌아온 토끼(歸兎)’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앞에 놓인 [귀토]를 포함한 [수궁가]들은 궁극적으로 우리 앞에 놓인 환경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주제를 형식과 장식을 달리하여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이 다는 아니고, 어딘가 모르는 세상으로 떠나는 것을 장려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누구나 살고 있는 땅에서 떠나야 되고,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귀향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 가운데 꿈으로 남아있다. 다시 고양아람누리에서 창극 [귀토]를 마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
이번주 Talk❗️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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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A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민족 고유의 낙천성이 느껴지는 격조 높은 코믹 창극 ✨ | ||||||||||
편집자 A 창극을 처음 본 관객도 찐팬으로 입덕시킬 매력적인 작품! 전통예술의 묘미를 알고 싶다면 바로 극장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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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귀토]
2022. 08. 20. (토) - 21. (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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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몇가지, 짧게 말씀드릴게요~ 아아- 8월 1주차 1분 리포팅을 시작합니다!
✋ 아람문예아카데미가 일년에 한번 강의실에서 나와 극장에서 선보이는 특별한 프로그램, ‘말거는 극장(talking theatre)’이 곧 시작됩니다! 올해는 ‘대체 불가한 문화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주제로 클래식, 현대미술, 뉴미디어 장르를 살펴본다고 하는데요. 시리즈 첫 번째, ‘오직 인간만의 창작과 해석’ 출연하시는 고전음악, 인문학의 명강사 홍승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음악평론가)선생님께 클래식 음악은 왜 몇 백년이 지나도록 사랑받는건지.. 강의에 앞서 미리 여쭤봤습니다. → 인터뷰 보러가기 ✋ 고양어울림누리의 실용적이고 유익한 [어울림문화학교]와 고양아람누리의 예술인문학 강좌[아람문예아카데미]에서 다음 학기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주제의 엄선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고 하는데요. 꼼꼼히 확인하시고 접수를 서둘러 주세요! ✏️ → 강좌 둘러보기 ✋ 고양생활문화센터의 8월 수시대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습을 비롯한 발표, 전시, 공연 등이 가능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대관을 원하시는 생활예술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 수시대관 공고보기 ✋ 고양아람누리의 공연장 안내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서비스로 국내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의 얼굴이 되어주실 멋진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모집공고 보기 이상입니다. 이번 주도 즐거운 한 주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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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주차에도 유익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8월 10일에 메일함에서 다시 만나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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