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써 로고 매주 수요일에 발신하는
아트시그널 Vol. 1
2022년 8월 1주차
고양문화재단 뉴스레터

✍️
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우리, 좀? 많이? 바뀌었을까요?
매주 수요일, 다소 유익한 질문과 지적인 답변으로 찾아뵐까 합니다.
예술이 함께하는 여러분의 일상에 즐거움을 더할 수 있기를 바라며, 끈질긴 구독과 열정적인 추천 부탁드립니다.

자, 첫 번째 레터는
지난해 코로나 습격에도 연일 매진되었던 초인기 공연이자, 곧 고양아람누리에 찾아오는 국립창극단 [귀토]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 봅니다.
“우리는 창극을, 그것도 현대 창극을 어떻게 봐야하나요?”

국악방송 유영대 사장님께서 답해 주셨습니다.
참, 유사장님께서 국립창극단 예술감독님이셨던 시절, 그러니까 2007년! 고양아람누리 개관페스티벌에서 국립창극단 [청]으로 뵈었던 인연이 있지요.

✉️ 이번주 Answer
[귀토] 감상법 :
[수궁가]가 끝나는 지점에서 [귀토]가 시작된다

유영대교수

글_유영대 (국악방송 사장 · 고려대 명예교수) 고려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판소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에 대해 연구하고,
현대화 무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유영대교수 페이스북
국립창극단에게 고양아람누리는 특별하다. 2007년 개관기념축제에서 국립창극단의 국가브랜드 작품 [청]이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때 [청]으로 고양시민들에게 잔잔한 충격을 주었던 것이 생각난다. 국립창극단은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만큼 한국적 음악극인 창극의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단체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국립창극단에서 아람누리 무대에 올릴 작품 [귀토]는 기존의 창극 [수궁가]를 보고 즐겨왔던 왕 팬들이 이번 신작 [귀토]를 보고 현대창극의 놀라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귀토이미지1 사진_ 2021년 공연장면 @국립창극단 제공
창극 [귀토]를 보고 우선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당혹스러움이다. 전통적인 [수궁가]를 보고 ‘더늠(판소리 창자 개인이 사설과 음악 등을 새롭게 짜 넣은 소리 대목 혹은 특정 창자가 다른 창자들에 비해 월등히 잘 부르는 소리 대목)’을 즐기려는 관객의 기대를 완전히 뒤집어 놓기 때문이다. [귀토]는 창극 [수궁가]를 완전히 전복시키고 해체하여 새롭게 복원한 작품이다. 정광수제 [수궁가]의 더늠을 기반으로 작창했다고 하나, 정작 그 소리제가 담고 있는 사설이라 더늠을 원형대로 감상할 기회는 거의 없고, 작가이자 연출인 고선웅이 패러디한 노랫말을 한승석 스타일의 작창으로 확 바꿔, [수궁가]가 아닌 [귀토]의 판소리를 감상하게 된다. 원작의 더늠을 살려가면서 조심스럽게 작가의 목소리를 집어넣은 기왕의 창극전통을 완전히 허물고, 처음부터 끝까지 원전을 뒤집어서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원작을 뒤집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통쾌한 전복이 주는 장점을 [귀토]는 충분히 갖추고 있다. 창극을 통하여 우리 전통인 [수궁가]로 되돌아가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궁가]가 끝나는 지점에서 [귀토]가 시작된다. 애초에 우리가 알았던 그 발랄한 토끼가 용궁을 탈출하여 육지로 돌아온 [수궁가]의 서사를 이끌었던 아비 토끼(兎父∙토부)는 죽고, 그 아들 토끼(兎子∙토자)가 주인공이 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기나긴 서사를 이끌어 간다. [수궁가]에서 토부는 자신이 살던 팔난세상이 싫어서 용궁으로 도망치듯 갔었다. 토부는 수정궁이 자신을 죽이려는 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용왕을 속여 가며 탈출하여 세상으로 돌아왔었다. [귀토]에서 토자는 아버지가 이미 수궁에 잡혀갔다가 온갖 고초를 겪고 돌아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육지세상의 위험과 환난을 마주하면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수궁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꿈꾼다. 그래서 그는 토부를 태우고 세상으로 나왔다가, 아직 수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라를 만나 스스로 수궁으로 향하게 된다.
귀토이미지2 사진_ 2021년 공연장면 @국립창극단 제공
토자가 자라를 따라 수궁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익히 알고 있는 [수궁가]의 서사와 같은 듯 다른 맥락의 상황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수궁가]와는 전혀 다른 [귀토]의 당혹스러운 전개는 시간이 흐르면서, [수궁가]와 여러모로 닮아 있는 작품으로 변화하게 된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불쑥불쑥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애초의 [수궁가]의 서사 단락과는 무관하게 좌충우돌 등장하여 [귀토]를 이끌어간다.
용궁에서 듣는 ‘녹수청산’은 신박한 효과를 준다. ‘계변양류’, ‘상좌당툼’, ‘범내려온다’ 등 익숙하게 알고 있는데도, 전혀 다른 작창을 통하여 빠르고 익살스러운 방식으로 변주된 노래를 들어가노라면 어느덧 [귀토]가 낯선 작품이 아니라 어디서 본 듯한, 데자뷰로 다가온다.

도저하게 흐르는 바닷길의 흐름을 표현해주는 진양조의 ‘범피중류’가 아니라, 조급하게 촐랑대며 남해용궁에 이끄는 자진모리 장단의 ‘범피중류’를 흥겹게 감상할 수 있다면 이 작품은 우리에게 충분히 즐길 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준다.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녹수청산’·‘계변양류’·‘세재팔란’·‘고고천변’·‘용왕탄식’이 툭 튀어 나온다. 그만큼 해체의 정도가 확연하며, 그래서 [수궁가]에 대해서 가졌던 통념을 버리고, 이 작품을 하나의 창작품으로 대해야 비로소 이 작품의 진면목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공연이 흘러가면서, [귀토]는 실험적 창극이 도달할 수 있는 일종의 경계에 위치한 놀이극이라고 규정하게 되고, 비로소 조바심을 버리고 편안하게 작품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낯선 출발에서 혼란을 주던 [귀토]에 어느덧 익숙해져서 원전의 흐름과 겹쳐서 보게된다. 그래서 귀토는 [수궁가]와 같은 작품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 같은 부분과 차이나는 부분을 잘 분간하여 보게 된다면 비로소 작품이 주는 묘미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귀토]는 [수궁가]에만 한정하지 않고 [춘향가]의 ‘이별가’ 에피소드를 끌고 와서 토끼 가족의 이별을 형상화한다. [흥보가]의 ‘제비노정기’를 맛보여주기도 한다. 그뿐인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인용하여 극중극을 보여준다. 오르페오 삽화는 끝끝내 이루어지지 않는 구원에 관한 주제를 환기시켜 준다. 페스티쉬를 동원하여 작품의 주제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귀토이미지3 사진_ 2021년 공연장면 @국립창극단 제공
[귀토]에서는 토끼 가족을 삼대에 걸쳐 등장시킨다. 토자도 토부와 마찬가지로 지상의 환난을 견디지 못해서 용궁을 꿈꾸고, 그리고 자라를 따라 그 험한 땅으로 갔다가 치도곤을 당하고 돌아온다. 그래서 [귀토] 또한 [수궁가]류의 주제를 반복적으로 변주하여 보여준다. ‘사는 게 고달파도 내 터전히 제일이여’라는 메시지가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아주 익숙하게 다가온다. 세상이 지겨워서 떠났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탕자의 모티프가 신화처럼 영원히 반복되면서, [수궁가]는 새로운 듯 묵은, 해석의 여지를 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귀토]는 그래서 ‘거북과 토끼 이야기(龜兎)’이면서, ‘돌아온 토끼(歸兎)’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앞에 놓인 [귀토]를 포함한 [수궁가]들은 궁극적으로 우리 앞에 놓인 환경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주제를 형식과 장식을 달리하여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이 다는 아니고, 어딘가 모르는 세상으로 떠나는 것을 장려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누구나 살고 있는 땅에서 떠나야 되고,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귀향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 가운데 꿈으로 남아있다.
다시 고양아람누리에서 창극 [귀토]를 마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이번주 Talk❗️
기획자 A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민족 고유의 낙천성이 느껴지는 격조 높은 코믹 창극 ✨
편집자 A 창극을 처음 본 관객도 찐팬으로 입덕시킬 매력적인 작품! 전통예술의 묘미를 알고 싶다면 바로 극장으로️~
좀 더 알아볼까요❓ 자세히 보기
귀토
국립창극단 [귀토]
2022. 08. 20. (토) - 21. (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출연자
토자_김준수 자라_유태평양 토녀_민은경
단장_허종열 용왕_최호성 외

중요한 몇가지, 짧게 말씀드릴게요~
아트앤써 1분 리포팅

아아- 8월 1주차 1분 리포팅을 시작합니다!

✋ 아람문예아카데미가 일년에 한번 강의실에서 나와 극장에서 선보이는 특별한 프로그램, ‘말거는 극장(talking theatre)’이 곧 시작됩니다! 올해는 ‘대체 불가한 문화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주제로 클래식, 현대미술, 뉴미디어 장르를 살펴본다고 하는데요. 시리즈 첫 번째, ‘오직 인간만의 창작과 해석’ 출연하시는 고전음악, 인문학의 명강사 홍승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음악평론가)선생님께 클래식 음악은 왜 몇 백년이 지나도록 사랑받는건지.. 강의에 앞서 미리 여쭤봤습니다. → 인터뷰 보러가기

✋ 고양어울림누리의 실용적이고 유익한 [어울림문화학교]와 고양아람누리의 예술인문학 강좌[아람문예아카데미]에서 다음 학기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주제의 엄선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고 하는데요. 꼼꼼히 확인하시고 접수를 서둘러 주세요! ✏️ → 강좌 둘러보기

✋ 고양생활문화센터의 8월 수시대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습을 비롯한 발표, 전시, 공연 등이 가능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대관을 원하시는 생활예술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 수시대관 공고보기

✋ 고양아람누리의 공연장 안내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서비스로 국내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의 얼굴이 되어주실 멋진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모집공고 보기

이상입니다.
이번 주도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이번 주,
체크해 두세요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8. 3 (수) 8. 5 (금) 8. 6 (토) 8. 9 (화)
매일 [Cabinet×Cabinet] 전 고양아람누리 도서관
10시 :
[메이커스페이스-크랩] 고양어린이박물관
10시 :
[토요원데이클래스-착한 메이킹] 고양어린이박물관
18시30분 :
· 덕양구청 가로수길-루시아
· 행신역 야외무대-바이올린플레이어 440
· 대화역 5번출구앞-최과장프로젝트
14시 :
[멍~때리는 영화관]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영화관


18시 30분 :
· 덕양구청 가로수길-장한샘
· 행신역 야외무대-저글링하는 광대
· 대화역 5번출구-일산청년들


19시30분 :
포아와 함께하는 [한 여름밤의 콘서트]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14시 :
[거리로 나온 예술] 라페스타 문화의거리
14시 :
영화 [모리의 정원]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영화관
️❤️ 아트앤써 월간 이벤트️ ❤️
‘아트앤써’ 구독&피드백 남기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받아가세요!
고양문화재단 뉴스레터 이벤트
아트앤써 월간 8월 이벤트는 고양문화재단 정식 뉴스레터 서비스 ‘아트앤써’ 시행과 동시에 ‘오픈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매주 수요일- 예술에 관심 많은 이도, 없는 이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전달드릴테니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좋은건 공유하는거 아시죠? ✌️지인에게 공유하는 센스까지~
이벤트 자세히보기

8월 2주차에도 유익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8월 10일에 메일함에서 다시 만나요 ✉️ ❤️
반갑습니다 :)구독하기 항상 열려있어요!피드백 남기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유투브
https://www.artg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