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함께 자라는 꼬마농부들

당신과 나의 ‘앤’을 만나는 시간
2019년 5월 13일
삶에 여유와 품격을 더하는 클래스
2019년 5월 13일
22019년 5월 13일
어울림문화학교 3학기
농부여행! 도시 꼬마농부 체험

요즘은 도시에서도 주말농장이나 옥상, 베란다를 이용하여 직접 채소를 심고 재배하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면 탐구심과 함께 관찰력, 사회성이 높아지고 편식하는 습관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흙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은 건강하고, 생태적인 감수성이 높다. 어울림문화학교의 ‘농부여행! 도시 꼬마농부 체험’은 자연의 시간 흐름인 우리나라 전통 절기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저마다의 상자텃밭에서 작물을 재배해보고, 창의성도 기르는 인성 놀이 텃밭 프로그램이다.

땅의 기운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다

아이들의 상자텃밭은 고양어울림누리 별따기배움터 3층 테라스에 조성된다. 절기에 따라 농사를 지어보는 것은 유아들의 누리과정 및 초등학생들의 과학 교과와 연계되는 활동이다.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직접 씨를 뿌리고, 작물에 물을 주며, 잡초를 뽑아주는 과정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총 1시간 30분의 수업 동안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흐름에 따른 열두 달의 세시풍속도 알아보고 놀이와 연계된 체험도 한다. 이번 봄 학기에는 경칩을 맞아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개구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경칩과 춘분 사이의 꽃샘추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여름에는 어떤 절기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여름날의 농사에는 어떤 농기구와 재료들이 필요할까? 이처럼 ‘농부여행! 도시 꼬마농부 체험’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절기를 실감할 수 있다.

작물을 가꾸는 상자텃밭은 아이들의 힐링 텃밭이기도 하다. ‘오늘은 텃밭에서 무엇이 얼마나 자라났을까?’ 하는 기대감과 설렘에 아이들은 종종걸음으로 텃밭에 간다. 흙의 고마움을 느끼며, 체에 거른 흙을 사용해 손으로 그림도 그려본다. 흙과 친해지면서 땅의 풍요로운 기운과 작물재배 과정에 따른 농부들의 수고를 느끼게 된다.

직접 수확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다

수업 중 직접 수확한 작물로 새참을 차려 먹어보는 것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다. 이번 봄 학기에는 봄나물을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하여 아이들이 직접 캔 냉이, 쑥, 돈나물, 민들레, 망초 등으로 맛있는 봄나물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각자 가져온 밥과 참기름, 간장, 고추장 등을 넣어 쓱쓱 비빈 후 맛있게 먹었다.

제철에 맞는 먹거리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절기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어보는 동안 아이들은 식습관, 식사예절을 배울 수 있고, 식품의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식품의 섭취와 관련된 이러한 활동들은 아이들의 평소 간식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80%가 과일과 채소 섭취량이 부족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영양학회의 공동조사 결과가 있는 만큼, 식습관 교육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할수록 좋다.

수확한 작물들을 집으로 가져가 가족 밥상에 올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작물의 재배과정과 미각교육은 아이들의 언어 표현력을 증대시키며 행동양식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연구 결과가 있으며,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동안의 대화로 1,000개의 어휘가 습득된다는 보고도 있다. 엄마아빠와 함께 요리도 해보고 함께 식사를 하면, 가족 간의 이야깃거리도 풍부해지고, 밥상머리 습관을 올바로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도심 속 작지만 푸른 정원을 만들다

‘농부여행! 도시 꼬마농부 체험’은 아이들과 함께 도심의 빈 공간을 채소 정원으로 만들어가는 정원사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별따기배움터 3층 테라스의 상자텃밭들에 ‘채소 냠냠 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지금 ‘채소 냠냠 정원’에는 지난해 늦가을에 심은 마늘이 자라고 있다. 아이들은 겨우내 마늘이 추울까봐 왕겨와 짚을 이불처럼 덮어주었는데, 몇 주 전 그 이불을 걷어낸 후 마늘은 따뜻한 햇볕과 살랑대는 바람을 느끼면서 잘 자라고 있다.

올해는 우리 꼬마농부들이 ‘채소 냠냠 한 평 정원’과 ‘향기 나는 한 평 정원’으로 고양국제꽃박람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눈부시게 푸르른 봄날에 이어 웃음꽃 피는 여름날에도 도심 속 텃밭에서는 꼬마농부들을 닮은 작물들이 사랑으로 자라날 것이다.

글·사진. 문보희(어울림문화학교 강사)

2019 어울림문화학교 3학기
농부여행! 도시 꼬마농부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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