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들다, 자연을 기다리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의 향연
2019년 12월 22일
새해에도 함께해주실 거죠?
2019년 12월 23일
어울림문화학교 ‘멘토 & 멘티’ 인터뷰

화선지 위로 깊숙이 스며든 먹의 묵직함.자연을 그대로 담아낸 한국화는 마치 자연의 품에 안긴 듯 안락함을 준다. 고양문화재단 어울림문화학교에서 한국화를 배우며 일상이 예술이 되고,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이야기하는 이가 있다. 바로 조효순 씨가 그 주인공. 그녀의 일상이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것인지 일깨워 준 한국화 수업의 허영 강사(멘토)와 조효순 씨(멘티)를 함께 만났다.

어울림문화학교 한국화 수업의 허영 강사(왼쪽)와 고양시 덕양구에 거주 중인 조효순 씨(오른쪽)

한국화 수업은 생활이자 놀이

허영 멘토와 조효순 멘티를 만나기 위해 찾은 한국화 수업 강의실. 엄숙함이 감돌 것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강의실을 가득 채운 유쾌한 웃음소리가 먼저 반긴다. 강사와 수강생들 모두에게 수업 시간은 배움 이전에 즐거운 일상이고 놀이인 것이다.

허영 멘토와 조효순 멘티의 만남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4년, 어울림문화학교 강의실에서 시작되었다.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던 조효순 멘티는 바쁜 일상에 치여 30년 가까이 붓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하지만 어울림문화학교를 통해 오랫동안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붓을 다시금 꺼내 들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의 일상에 화선지에 먹이 스며들 듯 예술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한국화를 시작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자연을 기다릴 줄 알게 되었고, 자연의 색깔을 주의 깊게 보면서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죠.”

조효순 멘티는 한국화를 통해 정서적으로 풍요로워졌음을 느낀다. 한국화 실력이나 작품 수는 그리 중요치 않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 조금씩 커져가는 일상의 행복이 어울림문화학교에서의 가장 큰 배움의 결실인 것이다.

남정 조효순, 「여름의 주상절리」, 163×86㎝, 화선지에 먹 채색

일상의 재발견이 곧 예술의 시작

허영 멘토는 11년 전 어울림문화학교에서 첫 수업을 시작한 이래 꾸준히 수업을 이어오고 있다. 10년간 함께한 수강생도 있을 만큼 수강생들과의 오랜 인연을 자랑한다. 허영 멘토는 그 비결이 ‘일상 속 행복 찾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권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획기적인 변화가 아니라 ‘지겹게 느껴지는 일상이 실은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것인지 깨닫는 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일상을 무심코 바라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하지만 내 주변의 사물과 자연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일상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는 것이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행복이고, 예술의 시작이죠. 식탁을 차릴 때에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듯 하면 이 또한 예술이에요..”

그렇게 한국화 수업은 일상으로부터 한 발 걸어 나와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수강생들과 함께 그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우선’이요, 그림으로 담아내는 것은 ‘다음’이다.

배움의 스펙트럼이 넓은 한국화 수업

허영 멘토의 수업은 수강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서로 다른 작품을 탄생시키는데, 수강생들은 서로의 작품 활동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기에 그만큼 배움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정기적인 전시회 개최는 수강생들을 생활 속 예술가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어울림문화학교는 매 학기마다 수강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갖는데, 조효순 멘티도 지난 10월 24일부터 11월 5일까지 어울림미술관에서 펼쳐진 수강생 작품 발표회에 출품했다. 이 외에도 허영 멘토는 수강생들과 함께 그림 동호회 ‘화예헌회’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정기적인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지난 11월 말에는 어울림미술관에서 그들의 아홉 번째 전시가 펼쳐졌다.

허영 멘토는 보다 많은 이들이 한국화를 접하고 행복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브제를 활용하거나 정밀묘사를 차용하는 등 다양한 기법을 접목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들이 있기에 분명 한국화 수업 멘티들의 일상 속에는 분명 더 진한 예술이 스며들어 행복의 꽃을 피워낼 것이다.

글. 한고은(파란소나기 에디터)
사진. 하경준(캐치라이트)

고양어울림누리의 어울림문화학교는 음악, 미술, 무용, 창의, 전통, 인문교실 등 70여 개 프로그램, 100여 개의 수업을 통해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두루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