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가치를 담은 예술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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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6일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작가와의 대화’

자신이 결국은 사라지는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미지의 여정에 용감하게 맞선 사람들의 메시지와 지혜로 긴 여운을 주고 있는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원제 : Right, before I die)>의 작가 앤드루 조지가 내한했다. 작가는 지난 1월 20일(토) 어울림미술관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서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 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Q. ‘Right, before I die’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지 궁금해요.  

저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신 분들의 영혼에 관심이 있었어요. 죽음의 공포를 넘어섰을 때만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시작 자체가 저에게는 도전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이 프로젝트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이전에 이런 종류의 사진을 전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해야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겁에 질리기도 했지만 또 그런 이유로라도 이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2012년에 시작해 2년에 걸쳐 프로젝트를 완성했어요.

Q. 섭외와 촬영, 인터뷰는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병원에 제안을 했지만, 주제가 어둡고 무섭다는 이유로 다들 거절했어요. 결국 의사 한 분*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죠. 선생님께서 흥미롭고 용기를 가진 환자가 있다 연락을 주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어요. 그렇게 2년 동안 스무 분을 만났고, 그 중 열아홉 분이 돌아가시고 지금은 한 분만 살아 계세요.

사진은 조명시설이 열악한 병실에서 보다 선명히 찍기 위해 미디움 포멧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했고, 앵글은 촬영 당시의 기분에 따라 결정했어요. 작품을 보면 클로즈업으로 찍은 분들도 있고, 와이드앵글로 찍은 분들도 있는 이유죠. 인화할 때는 실제 얼굴 크기와 동일하게 출력했는데, 관람객들이 사진을 보며 실제 인물과 대화 하는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고요. 인터뷰를 위해 서른일곱 개의 질문을 준비했고, 답변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해 녹화했어요. 돌이켜보니 사진을 촬영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던 그때가 제 삶에서 가장 어렵지만 창의적이고 또 성취감을 느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Q.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작품은 사진, 인터뷰 발췌, 사진의 주인공이 손으로 쓴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가지 요소를 통해 관람객들이 사진 속의 인물들을 그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첫째는 대형사이즈의 사진으로 대상의 성격과 기분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한 것이고, 둘째는 선명한 사진을 찍고자 한 것이에요. 마지막은 그 분들께 질문을 드리고 직접 작성해주실 것을 부탁드린 것이에요. 손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보다 잘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이 세 가지 요소를 통해 그 분들이 진정 어떤 사람이고, 그들이 삶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했어요.

Q.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한 분들을 만나며,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을 느꼈나요? 

두려움을 우리 어깨 위에 앉아있는 원숭이라고 비유해볼게요. 그 원숭이가 귀 옆에서 계속해서 속삭이고 간질이기도 하는 거죠. 제가 인터뷰한 이 스무 분은 어깨 위에 있는 원숭이를 없앤 분들이 아닐까요. 자신이 결국 사라지는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을 뛰어넘어 미지의 여정에 용감하게 맞선 분들이죠.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 진실 된 삶을 살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많은 분들을 만나면 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삶이란 결국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각자의 공포감을 극복하고, 어깨에 있는 원숭이들을 무시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이죠. “원숭이야,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아, 네가 필요 없어”라고 하면서요.

Q. 촬영했던 분들이 대부분 돌아가셨는데, 그때마다 감정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다소 냉소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이 프로젝트를 새로운 스무 명의 친구를 찾겠다는 의도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추구하고자 한건 친구 찾기보다 더 큰 목표였고, 더 높은 경지의 지혜를 찾는 것이었죠. 저를 신뢰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았던 비밀들을 이야기 해주셨던 만큼, 우리는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 했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결국 슬픔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한 것 같아요.

Q. 유독 한국 전시에 젊은 관객층이 많아 놀라고 기뻐하셨다고 들었어요. 젊은이들이 이 전시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떤 특정 연령층을 염두에 두고 전시를 기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6년 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제가 심은 작은 씨앗 하나가 지금 엄청나게 커다란 나무로 자랐고, 그 가지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요. 이 사진전의 웹 사이트에는 160여 개 나라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고, 전 세계 각기 다른 도시에서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어요. 인종이나 민족, 종교와 신념, 나이와 같은 많은 것들이 우리를 분열시키고 있는 요즘, 이 프로젝트가 어떤 보편적인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한국 전시회에 젊은 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발길이 더 기쁜 이유는, 그 나무의 가지가 더 많이 뻗쳐나갈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Q. 마지막으로 한국 관람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이 자리까지 온 것이 무척 자랑스러워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 모두가 큰 나무로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품은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에게 행운이 따르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

 

정리. 김도란(객원기자)

*마르와 킬라니(의학 박사, 프로비던스 홀리 크로스 메디컬 센터)
앤드루의 사진에는 환자들의 진심, 염원, 힘겨운 투쟁 등이 깊이 서려 있었다고 얘기하며, 그녀는 앤드루에게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그 이상의 것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 또한 단순히 질병만을 치료하는 데에서 벗어나, 환자의 인생을 보살피기로 마음먹었다고. (도서 <있는 것은 아름답다> 소개글에서 발췌)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

기 간  2017.12.28(목) ~ 2018.2.28(수)

시 간  10:00am~6:00pm / 매주 월요일 휴관

장    소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입장료  성인 7천원, 청소년 및 대학생 6천원, 어린이5천원 (고양시민할인 30%)

문 의  1577-7766 / 031-960-9730 / 전시문의 02-6959-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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