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지켜 나가야할 집,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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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집, 지구 : Help Earth!, Help Us!展

좋아서하는밴드의 ‘북극곰아’라는 노래에는 ‘동그란 까만 눈’과 ‘보들한 하얀 털’을 가진 북극곰이 등장한다. 북극곰에 대한 진한 애정을 담은 이 노래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뒤이어 나오는 가사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미래에 아이들이 북극곰 사진을 보면 보고 싶어 못 견딜거라고. 우리가 공룡 이미지를 보며 당시에 살았을 공룡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그려보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북극곰이 차가운 얼음 위에 살 수 있게 에어컨을 잠시 꺼두겠다는 귀여운 의지를 담은 가사와 밝은 멜로디 속 이 메시지는, 그저 노래가사일 뿐인 걸까.

현재 북극지방의 여름철 기온은 지난 2,000년 이래 최고로 높아진 상태이다. 계속되는 지구온난화는 북극에 극단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어 약 30~40년 내에는 북극해의 빙산과 빙하가 보여주던 장대한 아름다움을 우리는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얼음으로 뒤덮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 온 북금곡의 서식지가 사라져 이들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가 겪고 있는 심각한 환경문제는 비단 북극지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광합성을 통해 지구 생물들의 생존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열대림이 무분별한 벌목과 개발에 따라 파괴되어가고 있고, 다양한 어패류와 광물자원을 품어 지구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바다 또한 불법 포획과 해양 쓰레기로 점점 오염되어 가고 있다.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워진 요즘,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한 심각성은 두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지구가 말 그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Help Earth, Help Us 우리의 집, 지구’展은 전시명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 우리의 터전이자 보금자리인 집, ‘지구’에 대한 전시다. 해양 보전 활동, 멸종 위기 야생동물 보전 사업 등 세계적으로 환경 보전 활동을 펼쳐온 비영리 환경보전기관 WWF(세계자연기금)과의 협력을 통해 섹션별로 지구 곳곳의 자연과 멸종위기 동물들의 사진을 선보이고, 강운, 김유정, 노상희, 변대용, 부지현, 빈우혁 등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함께 구성하였다.

전시된 작품을 가만히 둘러보다보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지구의 환경에 무관심했었는지 알게 된다. 잠시나마 지구 환경의 현 주소에 대해 공감하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그 것만으로도 이 전시는 뜻 깊을 것이다. 하나뿐인 지구,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번 전시가 우리에게 가만히 묻고 있다.

– 현대미술 작가 소개 

김유정Yujung Kim

작가는 ‘인공화된 자연’ 혹은 ‘도시화된 자연’을 작품에 담는다. 이를 통해 인간에 의해 소모품이 되어 버린 자연을 보여주고 현대인들의 상실된 내면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인공적인 공간 속에서 가짜 자연을 마치 진짜처럼 느끼고 휴식하며,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하루 종일 실내에 갇혀 생활하는 도시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테리어 식물과 조화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진정한 ‘쉼’에 대한 물음을 제시한다.

빈우혁┃Woohyuk Bin

숲은 작가에게 슬프거나 우울한 생각을 억누를 수 있는 장소이며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이다.오랜 시간에 걸쳐 끊임없이 숲을 찾아 나서고, 산책하고, 그 안에서 사색해 온 그는 자신이 자주 찾았던 익숙한 숲과 공원을 화폭에 담는다. 작품은 어떤 비판적 의미나 숨겨진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풍경 그 자체를 표현할 뿐이다. 대형 캔버스에 그려진 숲의 풍경들은 이 사색의 여정에 관람객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초대한다.

부지현Jihyun Boo

칠흑같이 어두운 밤중에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불빛이 있다. 바로 물고기를 모으는 등- 집어등이다. 작가는 수명을 다해 더 이상 불을 밝히지 못하는 폐집어등을 수거해 고요한 밤 바다를 상상하게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투명한 유리 소재의 집어등과 거울에 비친 반영상, 여기에 조명과 벽면의 그림자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효과를 자아내며, 마치 멀리서 밤바다를 통해 집어등을 볼 때와 같은 몽롱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변대용Daeyong Byun

하얀 털에 까만 눈과 코를 가진 북극곰은 우리에게 사랑스럽고 친근한 대표적인 동물이다. 그런 북극곰이 먹을 것이 없어 북극 탐험대의 숙소 뒷 편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을 TV에서 보고 작가는 상당한 충격을 받는다. 이후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점점 녹고 있는 현실을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으로 비유하고, ‘그것을 찾아 헤매는 북극곰’으로 표현한다.

노상희Sanghee No

작가는 미세먼지와 같은 부정적 자극이 우리의 몸, 구체적으로 세포와 신경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과학적으로 측정해 그 데이터를 회화, 3D 조형물, 비디오 영상으로 시각화 한다. 3D 프린터로 깍은 오브제는 세포 상태의 조형적 표현이며, 그 형상 위에 투영된 비디오 영상은 세포와 신경망의 상태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작품은 미세먼지에 노출된 신체의 상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심신에 가해진 외부의 자극과 폭력에 대해서 성찰한다.

강운KANG Un

작가는 하늘에 펼쳐지는 구름과 바람, 빛의 음영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한 편의 시처럼 표현한다. 구름은 우리가 눈으로 볼 때 마치 솜 같은 형태이지만 실제로는 자연의 순환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실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인간의 삶의 구조도 자연의 본질과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연과 하나되어 그 세계 속에서 자신을 찾기를 희망하는 그에게 구름은 마음의 풍경화이며 기록이다.

우리의 집, 지구 : Help Earth!, Help Us!展

기 간  7.10(화) ~ 9.30(일)

시 간  10:00am~6:00pm / 매주 월요일 휴관

장    소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입장료   일반 5천원, 24세 이하 4천원

참여작가   강운, 김유정, 노상희, 변대용, 부지현, 빈우혁

문 의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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