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제목부터 슬그머니 웃음을 짓게 한다. 노래방이라니 이게 무슨 새삼스러운 소재와 고전적인 감성인가 싶었다가도 친교의 장에 있어 노래방이 여전히 강력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운 감정이 든다. 청소년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노래방은 참으로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이자 친교의 공간인 것이다. 아니 대체 노래방이 뭐길래? 노래 자체의 힘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면 노래 ‘방’ 그 폐쇄된 공간에 방점이 찍히는 것일까?
노래방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있어 친숙하고도 없어서는 안 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노래방으로 끝나지 않는 모임이나 회식이란 많지 않았다. 그 시절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행위는 단순히 가무를 즐기는 것이 아닌 누군가를 즐겁게 하기 위한 처절한 행위였던 적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말하자면 노래방은 원초적 인정투쟁의 장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 인정투쟁은 단지 사회생활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도 유효한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노래를 부르며 인정을 받으려고 할까? 춤으로 구애를 하는 직조새라도 되는 양 노래방에서는 누군가를 향한 애끓는 마음과 인정투쟁이 이 방 저 방 할 것 없이 펼쳐진다.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의 하나 밖에 없는 룸에서 울려 퍼지는 애절한 노래들은 상대에게 도달하지 않는 구애의 춤이나 다름없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