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피곤한 것들로부터의 독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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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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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7일
42018년 8월 17일
자유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떠한 환경에도, 어떠한 속박에도, 어떠한 기회에도, 노예가 되지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동등한 자격으로 억지로라도 운명의 신의 장부에 오르는 것이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고대 로마 시대의 철학가

Coldplay 「Viva la vida」

광복절 전날, ‘내일 출근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새벽까지 TV채널을 돌려대고, 컴퓨터로 다운 받아놓은 드라마를 보는 둥 마는 둥 한껏 여유와 게으름을 누리다가 잠이 들었다. 결국 광복절에는 점심시간이 넘어서야 잠에서 깼다. 광복절을 기리는 TV 속 아나운서의 멘트가 귀에 들어온 것이다. 자유의 날에 누리는 진정한 자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며 나른하게 몸을 일으켰다.

늦은 점심을 챙겨 먹으며, 가만히 시계를 들여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3시. 다시 출근할 시간이 16시간 정도 남았다는 생각에 갑작스럽게 허탈한 감정이 몰려 왔다. 일장춘몽이라 함이 이런 것인가. 징검다리 휴일로 잠시 멈췄던 업무가 쌓여 내일은 힘들겠구나,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옛날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이처럼 꿀 같은 휴식마저 불현듯 옥죌 수 있는 것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를 찾아 떠나는 친구들이 하나 둘 보인다. 물론 그들 중 대부분은 싱글에 비혼주의자다. “의무와 책임을 최소화 하면,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자유는 극대화 된다”고 그들 중 누군가는 말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해야 한다’ 또는 ‘할 수 밖에 없다’는 조건으로 삶을 구속한다. 거기에 나의 생존과 가족의 삶 등이 걸려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잃을 것이 적고 책임져야 할 가정 같은 것이 없다면, 과감하게 나만 바라보고 나만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선택할 수 있을까?

한켠 생각하면 대책 없이 철 없는 발상에 지나지 않지만, 올 여름 찌는 듯한 폭염과 같은 삶 속에서 시원하게 “이거다!” 외칠 수 있는 돌파구가 없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솔깃한 얘기가 아닐까. 자신의, 자신만을 위한, 자신에 의한 자유. 그 옛날 미국 남북전쟁 시기에 게티스버그에서 링컨이 연설한 것처럼, 당차고 멋지게 자신의 삶에 얽혀 있는 모든 피곤한 것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는 것 말이다. 오롯이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 그것이 미치도록 이 가슴에 갈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자유! 계속해서 외쳐도 달콤한 말이고, 가슴이 뻥 뚫리는 말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대라면, 부디 빠른 시일 내에 광복과 같은 자유를 붙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글. 김승훈(TA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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