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에서 펼쳐지는 지역 예술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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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고양예술인페스티벌

생각만 해도 설레는 계절 봄이 어느새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봄의 시작과 함께 고양예술인들의 형형색색 다채로운 공연들이 펼쳐지는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이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오는 3월 31일(토) 연극 <소문>을 시작으로 5월까지 오페라, 클래식, 국악, 연극, 대중음악/복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차례로 펼쳐질 예정이다. 2018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은 배우와 연주자들의 콜라보, 국악과 월드 뮤직의 만남 등 공연에 신선함을 더해줄 시도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고양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지역예술 대축제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추운 날씨와 함께 잠들어 있던 몸 속 세포들이 깨어나기라도 하듯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이 생겨난다. 이에 화답하듯 매년 봄, 고양에서는 지역예술가들이 펼치는 풍성한 공연들로 가득한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이 펼쳐지며 그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준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은 고양시에 숨은 예술인들의 발굴에서부터 고양시를 기반으로 대외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는 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의 업그레이드까지 폭 넒은 지원을 통해 지역예술의 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왔다. 매년 공개모집을 통해 공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예술단체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2017년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올해 개막작에 오르게 된 (사)고양방송예술인협회의 연극을 포함해 총 7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3월 31일(토) 개막작 연극 <소문>을 시작으로 두 달여 간 고양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공연들을 살펴본다.

1.연극 <소문>   2.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3.음악 낭독극 <계절 시리즈>   4.아츠팜 들소리

4월 13일(금)~14일(토)에는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 ‘다빈아트’가 우리에게도 익숙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무대를 선보이고, 4월 21일(토)~22일(일)에는 ‘스와뉴’가 준비한 배우와 연주자들이 함께 들려주는 새로운 음악 낭독극 <계절이야기>가 예정되어 있다. 5월 11일(금)에는 전통문화단체 ‘아츠팜 들소리’가 국악월드뮤직콘서트 <2018 타오 비나리 리턴즈>를 선보인다. 강렬한 전통 북의 합주 위에 풍물 가락과 노래, 젬베, 핸드팬 등의 이색적인 타악기가 어우러지며 화려한 퍼포먼스가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1.서울기타콰르텟   2.연극 <막차 탄 동기동창>  3.에스닉 팝 그룹 락

5월 19일(토)은 국내 최초의 기타 4중주단 ‘서울기타콰르텟’의 <기타로 하는 이야기>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보르작 ‘Three Slavonic Dances’를 기타로 편곡해 선보이는 등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5월 19(토)~20일(일)에는 극단 ‘호수공원’이 연극 <막차 탄 동기동창>을 준비했다. 서로 다른 환경과 가치관을 갖고 살아온 60대의 두 초등학교 동창생이 사사건건 충돌하고 갈등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풀어낸다.
2018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할 작품은 5월 25일(금) ‘에스닉 팝 그룹 락’의 창작 판소리 <몽타주 : 더 듀엣>. 음악 중심의 판소리 공연으로 국악계의 젊고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모여 전통음악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듀엣 형식의 래퍼토리를 발라드, 펑크 등 다양한 장르로 편곡하여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인다.

매해 고양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공연을 통해 즐거운 기억을 나눠 갖으며 소통하고 있는, 고양 시민들에 의한, 고양 시민들을 위한 지역예술 대축제 ‘2018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을 올해도 제대로 만끽해보자.

2018 고양예술인페스티벌 일정표

개막작 연극 <소문>

‘소문’에 매몰되어 진정성을 잃어가는 우리들

2018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의 개막작은 지난 해 우수작으로 선정된 연극 <배우 우배>를 선보인 (사)고양방송예술인협회의 연극 <소문>이다. 지난 해 <배우 우배>를 통해 배우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던 데 이어, 연극 <소문>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라는 속담처럼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SNS, 메신저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며 많은 이들을 고통에 빠지게 하는 ‘소문’을 소재로 우리 시대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연극 <소문> 공연 장면

철거를 앞둔 어느 달동네. 네 가정이 함께 살아가는 다가구 주택의 주인집 아주머니는 온 동네일을 신경 쓰느라 바쁘다. 감옥에 간 오빠를 기다리는 아랫방 귀머거리 선이와 오갈 데 없이 종교에 빠져 사는 주연.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정신이 나가 헛소리를 해대는 옆집 노파.

철거를 앞두고 모두가 앞날을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선이의 헛구역질 소리가 들려오고, “애 울음소리가 들릴 것 이야라는 옆방 노파의 말 한마디로 사건은 시작된다. 선이의 임신을 의심하더니, 급기야 애 아빠가 누구냐며 쑥덕대기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철거와 선이의 임신은 그들의 중요한 문제가 되어 간다. 그러던 중 동사무소에 취직한 곽상만은 수시로 드나들며 선이를 보살피고, 선이 역시 유독 곽상만을 잘 따른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선이의 배가 불러오는 이유도 봉학이를 감옥에 보낸 것도 모두 곽상만의 소행으로 몰아가는데

처음엔 그저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잡담이자, 무책임한 동조와 근거 없는 억측들로 난무하던 ‘소문’은 우리도 모르는 새 진실이 되어 있곤 한다. 그로 인한 아픔과 상처로 급기야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우리는 종종 기사로 접하게 된다. 곳곳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문’들은, 그 진실이 무엇인지, 어디서 시작된 이야기인지는 중요치 않다. 그저 흥미롭고,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그렇게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카더라’ 혹은 ‘~아님 말고’식의 소문들이 난무하는 요즘,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매몰되어 자신들의 진정성을 잃어가고 있는 무대 위 배우들의 모습은 바로 현재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웃고 즐기는 사이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글. 한고은(객원기자)

2018 고양예술인페스티벌 개막작
연극 <소문>

기 간  3.31(토) ~ 4.1(일)

시 간  토 3:00pm, 7:00pm / 일 3:00pm

장    소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입장료  전석 2만원

대    상  중학생 이상

문 의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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