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의 <변용학의 먼나라 이노무나라>는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빌 브라이슨과 해당 책은 극 속 강의(?)에 등장하기도 한다. 책을 연극으로 올릴 때 대부분의 경우 이야기의 모티프를 취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백과사전 혹은 역사책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은 마치 변용학의 의식의 흐름인양 우연과 즉흥성에 의해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구체성을 갖기 시작한다. 무겁지 않게, 웃으면서 도발하는 변용학이 말하고 싶었던 역사가 무엇의 역사인지 어렴풋이 실체가 잡히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