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루목야외극장, 재즈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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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재즈 스케이프
왼쪽부터 영화 <무드인디고>, <본 투 비 블루>, <이터널 선샤인>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 떨어지는 낙엽마저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마법의 계절 가을이다. 촉촉해진 가을 감성에 재즈만큼 잘 어울리는 음악이 또 있을까? 10월 27일(토) 오후 6시, 고양아람누리 노루목야외극장에서 펼쳐지는 ‘시네마 재즈 스케이프’는 깊어가는 가을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재즈를 만끽할 수 있는, 놓쳐서는 안 될 공연이다. 국내 실력파 뮤지션들이 영화에 흐르던 음악들을 영상과 함께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우리를 영화 속 감동으로 이끈다. 쳇 베이커의 인생을 그린 영화 <본 투 비 블루>의 음악,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구현해낸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션샤인> <수면의 과학> <무드 인디고> 등의 음악들이 노루목야외극장을 몽환적이고 아름답게 물들인다.

감미로운 목소리에 실려 오는 쳇 베이커의 음악

정기고 퀸텟의 ‘본 투 비 블루’

퀸텟 재즈로 쳇 베이커의 명곡을 선보일 보컬리스트 정기고

‘시네마 재즈 스케이프’에서 만나게 될 첫 번째 영화는 국내에 2016년 개봉한 영화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 2015). 재즈 음악사를 대표하는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1929~1988)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쳇 베이커는 마치 흘러가는 음에 입맞춤하는 듯한 서정적인 즉흥 연주로 재즈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대중들까지 사로잡았던 뮤지션이다.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불세출의 뮤지션이었으나 나약하고, 때로는 한심한 인간에 불과했던 쳇 베이커. 평생을 재즈와 마약, 여자에 탐닉했고 입에 담을 수 없을 악행들도 서슴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악마 같은 남자가 연주하는 트럼펫 선율이 마치 천사의 노래처럼 아름다웠던 것이다.

청춘의 아이콘이기도 했던 연기파 배우 에단 호크가 악마적 삶을 살았던 ‘생활인으로서의 쳇’과 천상의 음악을 들려주었던 ‘예술가로서의 쳇’을 완벽히 연기한 덕분에, 영화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인생과 음악을 훌륭히 담아낸 작품으로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10월 27일 ‘시네마 재즈 스케이프’에서는 정기고 퀸텟(보컬 정기고, 피아노 오은혜, 베이스 신동하, 드럼 김대호, 색소폰 한승민)이 <본 투 비 블루>에서 에단 호크가 감동적으로 소화해낸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을 비롯해 <아이브 네버 빈 인 러브 비포>(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등 영화 속 익숙한 재즈 선율을 새로운 편곡으로 선보인다.

트럼펫과 목소리 하나로 세상을 매혹시켰던 쳇 베이커의 재즈 명곡들이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상과 어우러지며 이제껏 본 적 없는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할 것이다.

천재 비주얼리스트가 선택한 아름다운 음악

임보라 콰르텟의 ‘미셸 공드리’

미셸 공드리 영화에 흐르던 음악을 콰르텟 재즈로 연주할 피아니스트 임보라

‘시네마 재즈 스케이프’에서 만나게 될 또 다른 영화는 천재 비주얼리스트 미셸 공드리 감독의 환상 로맨스 영화들이다. <이터널 선샤인> <무드 인디고> <수면의 과학> 등 미셸 공드리 감독의 영화에는 즐거운 상상력이 넘쳐난다. 재기발랄한 그의 연출력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환상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몽환적인 음악들까지 더해져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무드 인디고>는 감각적인 영상과 감미로운 O.S.T로 유명한 작품. 최고의 재즈 뮤지션이자 작곡가인 듀크 엘링턴의 명곡들이 영화 전반에 걸쳐 흘러나오며 원작 소설 <세월의 거품>에서 작가 보리스 비앙이 보여준 재즈에 대한 찬미를 아름답게 전달한다.

영화의 오프닝 장면에서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파리를 배경으로 듀크 엘링턴의 「테이크 더 에이 트레인」(Take The ‘A’ Train)이 흘러나와 열차를 타고 ‘무드 인디고’라는 환상의 세계로 떠나는 느낌을 주며, 그의 또 다른 히트곡 「클로에」(Chloe)는 <무드 인디고>의 여주인공 ‘클로에’와 같은 이름으로 전체 스토리를 이끈다. 이와 함께 영화를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더 레스트 오브 마이 라이프」(The Rest Of My Life) 등의 음악은 절묘한 가사와 함께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또 다른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이별 후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애써 지울수록 오히려 더 깊어지는 사랑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2005년 개봉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2015년 10년 만에 재개봉했을 때도 30만 관객을 훌쩍 넘기며 ‘역사상 최고의 로맨스 영화’(가디언, BBC 선정)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터널 선샤인>의 주옥같은 명곡들과 더불어 미셸 공드리가 뮤직 비디오를 연출하며 인연을 맺은 미아 도이 토드와 1960년대 포크송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더 루미니어스, 미국의 천재 싱어 송라이터 보즈 스캑스 등의 음악을 재즈로 연주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미셸 공드리 영화의 음악을 연주할 뮤지션은 임보라 콰르텟(피아노 임보라, 보컬 신성현, 베이스 구교진, 드럼 한인집)이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연주로 가득한 임보라의 첫 앨범은 재즈 마니아뿐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어 이번 ‘시네마 재즈 스케이프’ 무대가 더욱 기대된다.

정발산 자락에 자리해 아름다운 풍광과 탁월한 음향을 자랑하는 노루목야외극장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귀를 간질이는 재즈 음악! 노루목야외극장에서 ‘시네마 재즈 스케이프’와 함께하는 당신의 가을 밤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할 것이다.

 

글. 한고은(객원기자)

시네마 재즈 스케이프

일 시  10.27(토) 6:00pm

장 소  고양아람누리 노루목야외극장

입장료  전석 3만8천원

문 의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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