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와 피아노의 화음, 두 남자의 음악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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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 로열 클래식 3 – 문태국 & 임동혁

K-클래식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첼리스트 문태국과 피아니스트 임동혁. 세계적 국제 콩쿠르를 휩쓸며, 스타덤에 올랐던 젊은 두 거장이 만난다. 오는 11월 27일(토)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베토벤, 멘델스존, 라흐마니노프의 사랑을 연주하기 위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질 그들의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피아니스트 임동혁

그들의 화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연주자는 무대에서 가장 신나 보인다.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의 표정과 눈빛이 그 증거다. 보통 연주자들은 청중의 숨소리와 눈빛을 마주한 채 자신의 호흡을 음악으로 담아낼 때의 기쁨 덕에 산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그 즐거운 기회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동안 멈춰 있었다. 연주회장을 즐겨 찾던 청중의 실망도 컸다. 물론 그 감정은 연주자들의 상처와 결코 견줄 수 없으리라.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전에 약속했던 연주회 출연이 하나둘 취소되는 시기를 지나, 이제 비로소 문태국과 임동혁이 고국의 귀한 무대에 오른다.

첼리스트 문태국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린 시절 음악적 천재성을 발견한 점, 그들의 부모가 이민까지 감수하며 자녀의 음악 활동을 지원한 점, 세계적인 국제 콩쿠르를 휩쓸며 ‘콩쿠르 스타’로 이름을 알린 점, 음반 발매와 공연 등 연주자로 성실하게 경력을 쌓고 있는 점 등이 그렇다.

때문에 음악적인 교감 이외에도 서로 통하는 공통의 정서가 존재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10살이 훌쩍 넘는 나이 차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을 터. 그들의 화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첼리스트 문태국

눈부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젊은 두 거장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안 최초로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문태국은 젊은 연주자를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야노스 슈타커(Janos Starker) 상의 1회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유학하며 다채로운 음악을 익혔고, 장한나 이후 24년만에 EMI가 선택한 첼리스트로 음반도 냈다. K-클래식뿐 아니라 세계 첼로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진짜 잘나가는 첼리스트다.

임동혁은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인 쇼팽·차이콥스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연거푸 휩쓴 바 있다. 심사 수상 거부, 조율 도구를 피아노에서 제거하지 못한 채 연주하는 등 콩쿠르 관련 스캔들도 있었다. 그러나 될 사람은 된다. 임동혁에게 잘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그 또한 피아니스트로 그 어느 시절보다 눈부신 때를 보내고 있다.

귀하고 귀한 이번 무대에서 문태국과 임동혁은 베토벤이 변주해 표현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가운데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 변주곡 WoO.46, 멘델스존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번 D장조 Op.58,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g단조 Op.19를 연주할 예정이다.

두 거장은 평소 세계를 누비며 각자의 연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여러 일정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쉽사리 함께하기 어려운 둘의 축제다. 청중은 초대받은 손님으로 그저 그들의 화음에 몸을 맡기면 될 터. 닮은 듯 다른 듯 첼로와 피아노로 만나는 두 남자의 음악 대화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기대할 수밖에 없는, 예술에 대한 믿음은 아닐까.

글. 정은주(음악칼럼니스트)

고양문화재단에서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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